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업체 매출 비중은 50 대 50이었다. 유통 업계의 전체 매출 10조8900억원 가운데 53.3%인 5조4450억원을 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온라인 유통 업체들이 올렸다.
온라인 매출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쿠팡·마켓컬리 등이다.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빠른 배송을 통해 장보기 대란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은 자체 배송망인 로켓배송을 통해 하루 평균 최대 300만 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송·물류 인프라에 꾸준히 투자한 덕이다. 로켓배송센터는 2014년 27곳에서 지난해 168곳으로 확대됐고, 로켓배송센터 반경 10㎞ 이내에 거주하는 소비자 수는 259만명에서 3400만명으로 늘었다. 그 결과 올 1분기 쿠팡 결제액은 4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전체 거래액(10조원)의 절반을 1분기에 달성하며 그야말로 ‘폭풍 성장’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에 눈돌리는 5060
코로나19는 시민들의 소비 습관도 바꿔놨다.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확산됐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지 않은 5060대도 이마트·홈플러스에 가는 대신 쿠팡·마켓컬리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에 눈을 뜬 중장년층은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쇼핑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으로 무게 추가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년층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에 대거 유입됐다. 소비자조사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3월 성인 4000명을 대상으로 쇼핑 비용 지출을 조사한 결과, 50대 이상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에 쓴 비용은 전체의 53.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보다 7.8% 증가한 수치다.
20대(5.8%), 30대(4.4%), 40대(3.8%) 등 모든 연령대 가운데 증감률이 가장 높았다. 중장년층의 주요 소비 품목은 식품·음료(41.2%)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온라인에서의 구매를 늘리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더욱 빠르게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오프라인 반격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은 온라인 시장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과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스템을 체계화시키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4월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시키며 승부수를 던졌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적시 배송’을 내세우며 배송 방법을 ‘바로 배송’·‘새벽 배송’·‘스마트 픽’·‘선물 배송’ 등으로 세분화시켰다.
전국 1만5000여개 롯데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신세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SSG닷컴도 빠르게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를 추가 건설하며 배송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