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지역 장례업계가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려 있다. 대형화와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전문 장례식장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경쟁에서 뒤처진 중소 장례식장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초 47곳에 이르던 광주지역 장례식장은 11월 현재 37곳으로 줄었다. 대형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비교적 규모가 영세한 병원 장례식장 등 10곳이 1년 새 영업을 접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0년 정부가 자유업으로 전환한 장례식장은 올해 1월 장사법 시행령이 바뀌기 전까지 사업자등록만 하면 운영이 가능했다. 때문에 결혼식장이 장례식장으로 탈바꿈하거나 중소형 병원도 장례식장을 설치하는 등 상당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광주지역 장례식장은 포화상태에 직면했고 대형 장례식장들이 각 자치구마다 두세곳씩 들어서면서 영세 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의 등 장례용품, 편리한 시설,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상조서비스 등을 앞세운 대형업체와의 경쟁에서 중소업체들이 자연스레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상주들 역시 '부모님께 드리는 마지막 효도'라며 좀 더 고급스러운 장례시설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나 일부 계층의 과시욕 등도 중소 장례식장의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어머니 장례를 치렀던 배모씨(57·광주 서구)는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모시는 자리인데 이왕이면 좀 더 고급스럽고 깨끗한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자는 게 가족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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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들이 경쟁에서 허덕이는 반면 대형 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양극화 현상은 더욱 또렷해지는 모양새다. 북구의 한 대형 장례식장의 경우 최근 2호관을 신축하고 야외 주차장 증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매년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활발한 기부활동을 통해 이미지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광주 서구 매월동에 12월1일 문을 여는 A장례식장. 29일 찾은 이곳은 이른바 '호텔급 장례식장'을 콘셉트로 막바지 개장 준비가 한창이다. 지하1층, 지상 4층 규모로 8개의 분양소를 갖춘 이 장례식장은 1층 카페를 비롯해 안마기를 갖춘 쾌적한 휴게실, 분향소마다 샤워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A장례식장 고모 대표는 "최대한 이용객들의 편의에 맞췄다"며 "밤을 새는 문상객들을 위해 각 층마다 샤워장을 별도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광주 동구에서 영업을 계속해 왔던 중소규모의 B장례식장은 최근 문을 닫았다. 한 대형 유통업체에 팔린 이곳은 리모델링을 거쳐 조만간 마트로 오픈할 예정이다. 인근 상가 주민은 "예전에는 조문객들로 B장례식장이 상당히 북적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찾는 발길이 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중소 장례식장 관계자는 "접근성도 좋고 시설이 잘 갖춰진 대형 장례식장을 선호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며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췌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