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무리를 돕는 장례지도사들이 궂은 현장에서 일하며 보고 듣고 느끼는 생각들이 박사학위 논문에 고스란히 소개된 현상이 매우 반갑다. 논문의 주제 '장례지도사의 성찰경험을 통해 본 죽음의 평생학습적 의미 탐구'는 '(주)예송' 강형구 대표이사가 아주대학교대학원 교육학과에 적을 두고 바쁜 업무 틈틈이 면학에 정진하여 맺은 소중한 열매다. 그는 자신도 장례지도사로서 평소에 장례서비스에 종사하면서 업계 동료들을 연구참여자 자격으로 동참시킨 방법이 이채롭다. 논문에 의하면 본 연구는 주검의 처리를 통하여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장례지도사의 경험을 평생학습의 의미에서 바라보고 경험 당시의 마음의 성찰점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삶과 죽음의 성찰학습이 일어나는 경험을 함께 이야기 하고 이들이 임하는 삶의 맥락과 그 내러티브(스토리텔링) 속에서 삶에 적용되는 성찰점 및 삶의 의미 부여점을 찾아 보는 관점에서 평생학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연구를 통한 논의로 ▷첫째, 장례지도사인 연구참여자들은 주검으로부터의 경험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만든다. 이 성찰은 다시 새로운 실천의 삶으로 변화가 된다. ▷둘째,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로부터
자연장 좋지만 유족 마음 헤아려야[내 생각은/유성원] 보건복지부는 환경훼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자연장(自然葬·화장한 유골의 뼛가루를 땅에 묻는 장례법) 이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연장의 선호도는 45.4%로 높지만 실제 이용률은 선호도의 3분의 1 수준이다. 자연장은 환경보호 효과와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회귀 기능으로 선호된다. 그래서 본인이 죽는다면 자연장으로 하고 싶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지만 실제 장법을 선택하는 것은 유족이다. 유족 입장에서는 자연장이 산이나 강에 뿌리는 산골(散骨)과 다를 바 없다고 느껴져 불효라고 생각하기 쉽다. 대부분은 장사 뒤에도 일정 기간 유골을 모신 곳에 찾아가 돌봐야 마음이 편하다. 이 때문에 장례 후 일정 기간 봉안시설에 모시다가 자연장으로 옮겨 모셔도 동일한 비용이 드는 융합형 장묘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이용이 늘 것이다. 사별의 아픔, 그리움 등 유족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자연장이 능사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성원 메모리얼소싸이어티 대표
2년 전 봄날 예순 살의 여성 시신이 앰뷸런스에 실려 장례식장에 도착하였다. 잠시 후 건장한 체구이지만 힘겨워 보이는 노인께서 장례식장에 들어섰는데 고인의 배우자인가? 하고 생각 되었다. 그런데 그 노인은 힘없이 로비의 소파에 몸을 바로 기대지 못하고 모로 기댄 채로 멍하니 천장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 분께 다가가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고인과의 관계를 물어 보았는데, 고인의 아버지라 하셨다. 배우자인가? 하는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 분께 왜 이리 힘겨워 하시냐고 물었다. 죽은 아이는 맏이인데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성 소아마비가 있어서 어려서부터 업고 다녔고, 학교에 갈 때에도, 성인이 되어서도 직접 업고 다니며 돌보느라 힘겨웠다고 말씀하셨다. 육체적인 힘겨움 보다는 마음이 더 힘들었을 것 같았다. 그분의 손을 잡아 드리고 등을 토닥여 드리며 계속 이야기를 이어 가는데, 30~40대로 보이는 남녀 두 분이 장례식장으로 당황한 듯 급히 들어 왔다. 고인의 자녀분들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르신께서 고인의 동생들이라 하셨다. 큰 애를 낳고 장애가 있어서 돌보는데 온 힘을 기울이느라 동생들을 낳을 생각을 못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우리는 자주 후회를 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생각하는 후회란 보통의 경우에는 결과에 대하여 아쉬워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후회의 사전적 의미는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이다. 아쉬워함을 지나 잘못을 깨우치고 뉘우치기까지 한다. 이는 후회란 그 상황에 머무는 것이 아닌 후회를 통하여 새로운 방향을 제시받는 것이다. 흔히 졸업이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삶이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 후회하게 될까? 성장과정에 따라 살펴보면 유년시절에서 청소년기에는 소중한 장난감을 망가뜨리거나 잃어 버렸을 때 또는 친구와의 다툼과 졸업에 따른 헤어짐, 조부모의 죽음 등 많은 과정 중에서 상실을 경험하게 되고 후회도 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서는 잘 다니던 직장에서의 실직,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결혼과 이혼의 과정, 주거지의 이전, 부모의 죽음, 자녀의 죽음 등 더 많은 상실의 경험들이 우리를 후회하게 만들 것이다. 노년기가 되어서는 육체적인 기능을 상실하기도 하고, 직업을 상실하기도 하고,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는 등 쉽게 아물어지지 않는 상실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조금씩 위축되어지는 것을 느끼며 후회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이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