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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묘기지권의 사회적 여건 성숙 여부 판가름

대법원판결, 장사정책과 국민인식에 큰 영향

토지소유자 허락 없이 묘를 써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토지사용권을 취득하게 되는 제도를 두고 대법원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 인정 여부를 두고 공개변론을 열었다.
허락 없이 타인 소유 토지에 묘를 쓴 경우 20년간 평온·공연하게 묘가 있는 토지를 점유하게 되면 이후엔 분묘를  수호하는 범위 내에서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관습법적으로 인정되는 분묘기지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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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부정하는 원고 측은 "취득시효 자체가 서구 법제도의 도입으로 들어온 것"이라며 이런 관습이 없었고, 설령 관습이 있다 하더라도 "무단점유자의 권리취득을 제한하고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적인 법리"라는 점에서 관습법은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또 장묘문화가 화장 등의 방식으로 거의 대부분 변화된 현실을 지적했다. 반면 피고 측은 "분묘기지권은 정당한 범위 내의 재산권 제한이며, 종교의 자유 및 국가의 전통문화 계승의무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 이념에도 합치한다"며 "2002년 조사시 화장을 하겠다는 응답은 38.8%에 불과했다" 반박했다.

원고 측 참고인으로 나온 오시영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는 "2001년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토지소유자의 승낙없는 분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며 "분묘기지권의 취득시효에 대한 관습법이 있었다 하더라도 사회변화에 따라 더이상 그런 관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피고 측 참고인인 이진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통사회에서 대부분의 분묘가 토지소유자와 분묘설치자의 구두 계약으로 성립해 이를 증명하기 곤란하다"며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은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증명하기 곤란한 경우 분묘소유권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사 등에 관한 법률도 부칙을 보면 법률 시행 전 설치된 분묘에 대해선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1년 자신 소유 토지에 B씨 등이 무단으로 6기의 묘지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며 묘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과·2심에서는 6기의 분묘 중 5기에 대해선 20년 이상 B씨 등이 점유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 사건의 쟁점에 대해  ① 분묘기지권 시효취득을 인정하는 관습법이 존재하였는지 여부, ②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관한 관습법이 소멸하였거나 또는 존속한다고 주장하는 근거 등이라고 말하고 "구 장사법의 시행 등이 관습법상의 물권으로 인정되어 온 분묘기지권에 영향을 미치는지(인정 여부, 존속기간, 지료 등)" 여부, 그리고 "분묘기지권을 둘러싼 사회현실과 사회 구성원의 인식, 장묘시설의 확충, 장묘문화의 개선 등 사회적 여건의 성숙 여부" 등이라고 밝혔다.

또 금번 공개변론의 몇가지 의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은 조상숭배 사상 및 전통적인 분묘 수호 이념과 토지 소유권 존중 ․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양 가치의 대립·충돌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최고법원의 지혜가 필요한 사안으로서, 분묘기지권을 둘러싼 현실과 사회 구성원의 인식, 장묘시설의 확충, 장묘문화의 변화 등 사회적 여건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요구된다고 말하고 이 사건의 결론은 분묘를 둘러싼 토지이용 권리관계, 장묘문화 등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바, 대법원은 이번 공개변론을 통해 청취한 양측의 변론, 민사법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분묘기지권에 대한 사회의 법적 확신유무, 헌법 등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 가능성에 관한 판단 기준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기사 ---> 토지소유권과 분묘기지권의 최종 향방
                      http://www.memorialnews.net/news/article.html?no=7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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