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저자 소개
유재철 대한민국장례문화원·연화회 대표. 대한민국 전통장례명장 1호. 동국대학교에서 ‘단체장’으로 석사학위를,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국가장’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학교에서 장례 비즈니스 아카데미F.B.A.:Funeral Business Academy 과정 외래 강사 및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장례지도사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노무현·김대중·김영삼·노태우·최규하 등의 전직 대통령과 법정·숭산·법전·무진장·일붕 등의 큰스님, 이건희 전삼성그룹 회장, 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 매방 무용가, 여운계 배우, 경해 열사 등 대한민국 유명 인사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책 속에서
모두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 아픔 없는 사연이 어디 있으랴. 비록 색깔은 저마다 다르지만, 내가 보내드린 모든 분의 삶과 죽음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가 있었다. 늘 그 무게와 마주하며 살다 보니,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낼 수 없게 된다. 고인을 고이 보내드릴 때마다, 아이러니하게도 참된 삶이란 무엇인지 가르침을 받고 있다. _p. 13
세상에 대한 미련과 욕심은 의외의 것에서 발동된다. 돈, 부동산, 명예, 지위 같은 것들이 우리 삶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는 가장 큰 집착의 대상이 될 것 같지만, 의외로 죽은 이들의 손안에 든 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들이다. 스님이 손에 쥔 감나무 가지처럼 말이다. _p. 65
추천사
고난 없는 인생은 없으니, 그 눈물을 지우고 말간 얼굴로 되돌리는 것은 결국 사랑밖에 없으리라.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온전히 인간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 국정을 다스린 대통령이라서, 중생을 깨우친 큰스님이라서,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자라서 따로 구분하지 않고 존중을 다 하는 마음. 자기를 비추어 오롯이 타인의 편에서 헤아리는 마음이야말로 사랑이 아니겠는가? 장례란 인간이 인간에게 지키는 마지막 예의. 사랑이라는 예법으로 고인의 마지막을 기리는 이를 통해서 내 삶의 희망뿐만이 아니라 죽음의 희망도 함께 보았다.
[김완·죽음현장 특수청소부, 《죽은 자의 집 청소》 저자]
나는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을 담당한다. 그들에게 사망을 선고하면, 그 뒤에 있는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다시 살아 있는 사람의 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내 손을 떠난 사람들이 극진한 대접을 받는 모습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그가 망자를 대하는 태도는 우리가 살아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동일하다. 그의 그러한 자세가 그를 기품 있는 장인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같은 죽음의 담당자로서 평생 인간을 인간답게 보살펴온 장인의 존재가 의지가 되면서도 감사하다. 그가 있어 인간은 최후의 순간까지 존엄하다.
[남궁인·이화여자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만약은 없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