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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송길원칼럼] '안데르센 국립묘원' 통신, 그칠줄 모르는 '정인아 미안해' 추모행렬

아이들도 알고 있었다. 관람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장 품격 있는 조문행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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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두 명... 줄은 점점 길어졌다. 석양의 겨울햇살보다 더 길었다. 줄이 길어질수록 슬픔의 길이도 더 길었다. 한 번 줄을 섰다하면 50분이 걸려야 차례가 돌아왔다. 그러나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짜증을 내는 이도 없었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렸다. 다음 사람을 위해 얼른 비켜줘야 하는 것이 아쉬워 돌아서는 발걸음은 더 무겁기만 했다.

 

 

신기한 것은 정인이 또래의 아이들이었다. 엄마 손을 잡은 한 손에 들린 것은 아이들의 필수품(?)인 게임기가 아니었다. 인형, 동화책, 간식.... 나도 모르게 속절없는 눈물이 맺힌다. 아이들도 알고 있었다. 놀이터에 온 것도 동화마을 관람 온 것도 아니라는 것을. 어떤 아이도 투정부리지 않았다. 가장 품격 있는 조문행렬이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몰릴 거라 여겼지만 상상을 초월했다. 주차 관리인 하나 없이 완벽한 자율주차였다. 이런 예술이 또 있을까? 떠나간 자리는 바람에 날린 쓰레기 몇 장, 흘리고 간 마스크 하나가 전부였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감탄하고 감동했다. 마지막 피크 타임에 차가 엉키긴 했다. 

 

갓길에 차를 대는 바람에 이동 차량들이 헛바퀴를 돌며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들 불평없이 기다려 주었다. 내 평생 처음으로 주차관리인이 되어 보았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는 기분이 알싸했다. 공회전을 하는 차량을 밀다가는 차바퀴에서 튀어 오른 흙더미를 뒤집어썼다. 날벼락이었다. 순간 웃음이 튀어나왔다. 

 

 

내 나이에 이런 봉사를 해 볼 수 있다는 게 기뻤다. 여성운전자를 내리게 하고 차를 안전하게 주차한 다음에 차 키를 건넬 때 기분은 참 묘했다. 목사직을 그만두어도 할 일이 있겠구나며 웃었다. 차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누군가가 흘리고 간 지폐 석장이 흩날리고 있었다.

 

오늘의 횡재였다. 근무날도 아닌 데 근무를 자청한 여직원이 고마워 몽땅 건네 주었다. 그러자 내게 만 원을 되돌려 준다. 끝까지 남은 세 사람이 나누어 갖잔다. 내일은 더 큰 하늘 벼락 떨어지겠다며 속으로 웃었다.

 

 

‘’소형차를 뒤에서 밀어주고 다시 내려오는데 차창문을 열고 한 운전자가 묻는다.
“여기가 하이패밀리의 <안데르센 ‘국립’묘원> 맞죠?”


나도 모르게 씩씩하게 답했다.

“예 맞습니다. 오늘은 ‘국립’묘원 맞습니다.” 그도 씨익 웃는다. 인상이 싱그럽다.


웬만큼 차들이 빠져나간 끝물, 아들 녀석 생일식사가 약속된 시간에 겨우 맞추어 집에를 들어섰다. 허겁지겁 밥을 먹고는 삐끗했던 허리를 펴느라 누웠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눈을 뜨니 벌써 11시가 가까왔다. 내일 설교는 망쳤다. 마음이 초조해진다. (중략)

 

 

조용하던 개가 또 다시 짖는다. 저도 개고생이다. 조용하던 동산에 밀려든 손님들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밥도 덜 먹는다. 나가봐야 하나? 모른채 눈을 감아야 하나? 갈등이 생긴다. 안데르센국립묘원 승격기념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옷을 주섬주섬 챙긴다. 성경에 내일 일은 내일에게 맡기라 했으니.... 

 

 

※ 내일은 자원봉사자들 좀 없을까? 오늘 사진은 청주에서 한 걸음에 달려온 이영렬 작가가 찍었다. 그는 세월호 때도 며칠을 머물며 기록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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