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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결국 새생명의 밑거름이 되는가?

<세계는지금> 미국, 인간퇴비 합법화 실현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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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매장 장례식에서는 관 뚜껑을 열어 문상객들이 시신을 볼 수 있다. 이때 유족은 물론 조문객 중에서도 고인의 상한 얼굴을 보고 싶어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신에 방부처리를 하는 등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화학물질은 땅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그래서 친환경적인 장례를 원하는 사람들은 매장보다 화장을 택한다. 숨을 거둔 직후 장의사가 시신을 수습해 즉시 화장하길 원한다. 추모식이 열릴 땐 이미 화장이 끝난 경우가 많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를 뿌리고 그 위에 나무를 심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수목장(樹木葬)과 같은 개념인데. 미국은 따로 장지를 찾진 않는다. 그냥 뒷마당에 땅을 파고 골분을 뿌린 후, 그 위에 나무를 심는다.

 

이런 기업도 있다. 화장한 재를 넣을 생분해성(biodegradable) 화분과 묘목 등을 우편으로 보내준다. 나중에 화분을 통째로 양지바른 곳에 심으면 화분은 흙 속에서 분해돼 없어지고, 나무는 재를 양분으로 자란다. 워싱턴 주립대 린 카펜터-보그스(Lynne Carpenter-Boggs) 교수팀은 시신을 관 없이 흙 속에서 급속히 부패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를 휴먼 콤포스트(Human Compost)라고 한다. 직역하면, 조금 혐오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인간 퇴비. 워싱턴 주의회 상원의원 제이미 페더슨(Jamie Pedersen)이 인간 퇴비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통과되면 202051일자로 워싱턴은 미국 최초로 인간 퇴비를 합법화 하는 주가 된다. 간소하고 친환경적인 장례를 원하는 추세를 간파한 장례업계가 적극 지원에 나서 이 법안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근 가디언지에 소개된 기사를 보자.

 


미국에서 수목장 등을 넘어 시신을 직접 인간 퇴비로 만들어 흙을 기름지게 하는 새 장례 실험이 등장했다. 13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년 전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 배션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카트리나 모건은 절친한 친구이자 조경사인 브라이어 베이츠의 부탁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정원을 가꾸던 베이츠가 죽은 뒤 정원을 두고 떠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이 죽으면 정원에 묻어달라는 부탁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묘지에만 시신을 매장할 수 있도록 한 워싱턴주의 주법상 먼저 해당 정원이 묘지로 지정돼야만 베이츠를 묻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모건의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죽은 뒤 인간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으로 인간 퇴비 제조를 시도 중인 기업가 카트리나 스페이드였다.

 

결국 모건의 소개로 베이츠는 워싱턴주립대의 4개월짜리 도시 죽음 프로젝트의 첫 실험자가 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사람의 시신을 퇴비처럼 분해하는 것을 실험하는 내용으로 전통 방식대로 시신을 묻을 경우 토지 사용이 불가능한 기존의 매립식 장례 문화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2017년 베이츠가 흑색종으로 사망한 뒤 이뤄진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나 인간 퇴비의 실현 가능성이 증명됐다. 모건은 베이츠는 자연과 생태계를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했다이건 그의 종교이며, 그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츠가 묻히고 싶었던 워싱턴주는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인간 퇴비 합법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민주당 소속 주상원의원인 제이미 피더슨이 지난해 12월 주의회에 제출한 인간 퇴비 합법화 법안이 지난 2월 상원을 통과한 데 이어 하원 소비자보호위원회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법안은 주정부 인가를 받은 기관이 인간의 시신을 퇴비로 만들어 흙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더슨 의원은 지난해 스페이드에게 제안을 받아 해당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 법안은 현재 제이 인슬림(민주) 워싱턴주 주지사의 서명만 앞두고 있다.


 


인간 퇴비 제조에는 30일이면 충분

 

사람이 죽은 뒤 완전히 퇴비가 바뀌는 데는 30일 정도면 충분하다. 2014년 스페이드와 팀을 이뤄 인간 퇴비 실행 가능성을 연구한 린 카펜터보그스 워싱턴주립대 교수는 30일 동안 미생물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 시신이 퇴비로 탈바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동물들처럼 인체에도 단백질과 물이 포함돼 있는데 이것들이 좀 더 빨리 분해될 수 있도록 나무 부스러기나 짚 같은 식물성 물질을 넣은 뒤 어느 정도의 열과 공기를 가하면 사체가 퇴비로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법안이 시행되기 전이지만 인간 퇴비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상당하다. 스페이드는 벌써 (인간 퇴비를 문의한) 메일링리스트가 700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죽은 뒤 단순히 땅에 묻히거나 어딘가에 뿌려지는 것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피더슨 의원은 워싱턴주 주민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이 강하면서도 종교적 신념이 덜한 편이라며 미국 내에서 인간 퇴비 법안이 최초로 시행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외신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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