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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의 장례(葬禮)문화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효를 중시하는 유교 문화권의 생활이 이어져 왔다. 특히 돌아가신 조상을 모시는 문제에 대하여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효의 바로미터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하는 믿음이 강하게 고착되어 무덤을 쓰기 전에 풍수지리를 살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무덤 곁에 여막(廬幕)을 지어 시묘(시묘)살이하며 삼년상을 치르고 후에도 자손 대대로 제사를 모시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삶의 일부가 되어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면면히 이어져 온 전통예법은 흥망성쇠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어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장사에 관련된 많은 절차가 바뀌어 사실상의 전통예법은 그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을 뿐 사라지거나 왜곡되었음에도 미풍양속이라는 이름으로 국토를 황폐하게 만들며 오늘에 이르렀고 과거의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장례문화는 장례장소가 집에서 장례식장으로 변화되었고,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전통사회에서 장례 전반을 지도해주던 호상의 역할이 장의사에서 장례식장, 상조회사로 변화하였다. 물론 각 종교의 사제들이 호상의 역할을 담당해주기도 한다. 즉 현대사회의 장례는 대부분 제삼자인 상조회사에 위임되어 치르게 된다. 상조회사의 등장은 죽음의례의 산업화를 부추기면서 무의미한 절차와 의식이 새롭게 생겨나고 그로 인한 장례비용의 증가로 인한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다.

장례의식에서 아직도 남아있는 일제강점기에 행해지던 잔재를 우리가 지켜야 할 전통으로 오해하고 있는 많은 부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대 필요한 부분으로 소위 명품장례를 내세우는 상조업체의 상술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심각한 묘지문제는 최근 들어 전국 평균 화장률이 80%가 넘어서면서 장묘문화의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첫째, 묘지를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고 둘째, 화장장이나 봉안당의 시설이 개선되었으며 셋째, 정부와 언론이 캠페인을 펼치고 넷째,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세대의 증가로 화장이 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매장으로 인한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는 문제가 화장 문화로 바뀐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매장보다는 화장으로 바뀌면서 묘지의 증가세는 느려졌다고 하나 봉안당 등의 석재 사용이 늘어나면서 폐허로 버려질 장례유물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봉안당의 석재는 썩거나 없어지지 않으며 재활용할 수도 없다.

전통의 효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전국에 산재한 묘지의 40%는 후손이 돌보지 않아 버려진 무연고 묘지라는 통계가 있다. 봉분을 조성한 뒤 60년 넘게 방치되면 철거하는 한시적 매장제로 묘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시행하고 있지만, 2001년 이전에 조성된 묘지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고 공원묘지에서는 관리비 연체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파산신청을 하는 곳까지 생겨나는 것이 현실이다.

새로이 조성된 봉안당은 이러한 문제에서 예외가 될 수 있을까? 한 해 관리비가 5만 원대의 납골당 또한 무연고화가 늘어가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무연고 묘지를 관리하는데 3조 4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복지부의 추정을 차치하고라도 매년 늘어나는 사망자 수에 비추어볼 때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비용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러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조상의 묘소를 관리하는 마지막 세대인 현재의 고령자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자신이 관리하던 조상 묘를 정리하는 것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전통사상의 측면에서 보면 반발도 클 것이라 예상되지만 다음 세대에서는 조상의 묘소를 관리할 후손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둘째 봉안당에 모셔놓은 유골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자연장을 치르는 것도 이제는 흔적 없는 바람처럼 처리되어 먼 훗날의 환경을 위한 지혜를 생각해야만 한다. 셋째 이를 위해 자신의 장례를 위한 사전장례의향서 작성을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후손들을 위하는 일이며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살아있는 어른으로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자손만대의 금수강산을 위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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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식 마음건강연구소 대표/골든에이지포럼 전문위원  icastle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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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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