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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찾아낸 미래 신사업, 신소비자



2014년 갑오년은 행운과 성공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동물인 청마(靑馬)의 해다. 새해 한국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다행스런 전망이 우세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엔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우리 경제 앞길에 놓인 복병들로 인해 낙관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경기회복의 신호가 잘 감지되지 않고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기업은 투자를 머뭇거리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현상이 발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신생기업 수는 77만 개로 전년에 비해 3만9,000개가 줄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2년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소규모 자영업자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인 우리나라에서는 어렵게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하고 다시 창업에 나서는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창업가 정신’과 ‘용기’만으로는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시장환경과 소비트렌드의 변화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2007년부터 다양한 분야의 통계 분석을 통해 경쟁이 없는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를 의미하는 '블루슈머(Bluesumer)'를 찾아내 제시함으로써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적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대한민국이 청마처럼 힘차게 달려 나가야 할 갑오년을 맞아 통계청은 최근 몇 년간 발표된 각 분야의 통계를 분석해 기업과 마케터 그리고 정부가 주목할 만한 ‘2014 블루슈머'를 선정했다. 청마의 푸른색을 닮은 ‘2014 블루슈머’ 6개 아이템을 소개한다.

 

 

 

1. 과거 지우개족

강선미(가명, 30세) 씨는 지난 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겪었다. 장례를 포함한 이별 절차를 거의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다. 고인의 페이스북을 확인해보니 사망소식을 모르고 있었던 지인들이 생일축하 메시지나 안부를 묻는 글을 남기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계정을 삭제하려고 해봤지만 한 두 개도 아니고 너무 과정이 복잡했다. 우연히 디지털 장례를 서비스하는 업체를 소개받아 고인의 온라인 기록을 일괄 정리할 수 있었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20여년. 이제 인터넷이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3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인터넷 이용자수는 4,008만 명으로 2003년 2,922만 명을 기록한지 10년 만에 약 1,000만 명이 늘었다. 이용률 역시 65.5%에서 82.1%로 증가했다. 쇼핑, 은행 업무, 교통수단, 병원업무 등을 포함해 일상의 모든 활동이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처리되고 연결되어 있다. 인터넷만으로 사회생활이 가능할 정도다.

 

 인터넷이 이처럼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익명성에 기댄 인신공격성 악성댓글, 프라이버시 침해, 해킹 등에 의한 개인정보 침해, 불법 허위정보의 유포 등의 문제들이다. 그 중 개인정보 침해의 문제는 기업과 개인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신고된 상담건수가 지난 2010년 54,832건에서 2013년에는 177,736건으로 224% 증가했다.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기심 또는 일시적 필요에 의해 특정 사이트에 가입해 놓고 사용하지 않는 휴면 계정들이 있을 수 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물론 사이트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한국 내 트위터 데이터를 조사하는 사이람(Cyram)에 따르면 한국 내 720만 트위터 계정의 63.6%가 6개월 이상 휴면상태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사이트들에 남겨둔 콘텐츠와 개인정보들이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이다. 몇몇 연예인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오래전에 특정사이트나 블로그 등 SNS에 남겨놓은 콘텐츠가 향후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최근에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폐쇄형 SNS인 ‘밴드(Band)’등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휘발성 SNS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의 40억 달러 인수 제의를 거절해 화제가 되었던 미국의 ‘스냅챗(Snapchat)’은 10초가 지나면 받은 사진이나 글이 자동적으로 삭제된다.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의 ‘5초 메시지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1초, 3초, 5초, 10초 단위로 시간설정이 가능하며, 해당시간이 지나면 삭제된다.

 

 사망한 고인들의 인터넷 흔적들을 지워주거나 관리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온라인 상조회사인 미국의 ‘라이프인슈어드닷컴’은 가입한 회원이 사망하면 인터넷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사전에 작성한 유언을 확인한 후 고인의 '흔적 지우기'에 들어간다. 페이스북 등에 올려둔 사진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회원이 다른 사람 페이지에 남긴 댓글까지도 일일이 찾아 지워준다. 국내에도 고인의 인터넷 계정, 접속기록, 콘텐츠 등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례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설정한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자동으로 소멸되는 ‘디지털 소멸 시스템(Digital Aging System)’ 이라 지칭된 특허가 출원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한 개인이 인터넷에서 자신의 흔적을 모두 지우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오래된 게시글도 관리해 주는 ‘디지털세탁소’도 선진국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등장해 서비스를 하고 있는 중이며,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사업 분야 중 하나이다. 국내의 관련업체인 S사, M사 등은 고액의 수임료를 받고 연예인, 기업인, 정치인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취업 준비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불쾌한 게시글을 관리해 주고 있다.

 

 

2.스몰웨딩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최필섭(가명, 33세) 씨는 오래 사귄 연인이 있다. 하지만 서로 쉽게 결혼 얘기를 꺼내지 못한다. 부모님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고 박봉에 저축한 돈도 넉넉지 않아 결혼식 비용, 주거 마련 등을 감당키 어렵다는 사정을 서로 알기 때문이다. 혼수와 결혼식 비용을 과감하게 줄이고‘작은 결혼식’을 치르자고 얘기하고 싶은데 양가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난감할 것 같아 망설여진다. 하지만 최근‘웨딩푸어’,‘허니문푸어’등이 화두가 되면서 알뜰 웨딩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어 용기를 내볼까 생각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연예인 이효리-이상순 커플의 소박한 결혼식이 크게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연예인들에게 흔한 결혼업체의 협찬도 없이 일가친지들만 제주도에 초대해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이효리씨는 친환경 드레스를 입고 부케도 마당에서 꺾은 꽃으로 대신했다. 이들의 작은 결혼식이 화제가 될 만큼 우리나라 예비부부들의 결혼식 비용은 높기만 하다. ‘웨딩푸어’와 ‘허니문푸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것도 높은 결혼비용이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0년 제2차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 비용으로 남자는 평균 8,078만원, 여자는 2,936만원을 썼다. 2013년 한국소비자원이 결혼 당사자와 혼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주택마련 비용을 뺀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이 5,19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경기침체를 겪어온 일본은 경제적 문제로 인해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한 채 사는 ‘나시혼(ナシ婚)부부’가 신혼부부의 약 4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추세가 곧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결혼비용의 거품을 빼기 위해 가짓수를 줄이고 실속은 높인 웨딩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패션 전문 쇼핑몰 A사가 지난해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1%가 ‘화려한 드레스 보다 나만의 스타일링으로 주목 받을 수 있는 실속 웨딩’을 선호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하객 초청을 최소화하고 교회의 정원이나 집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도 하고 주례 없는 간소한 결혼식도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작은 웨딩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도 등장했다.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통칭, 스드메)을 묶은 합리적인 가격의 패키지 상품도 예비부부들에게 인기다. 결혼식 비용은 계절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있다. 성수기와 비수기에는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통계청의 인구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사람들이 결혼을 가장 많이 하는 달은 10월과 11월이었다. 결혼 성수기라고 알려진 5월은 3위에 그쳤다. 성수기를 피한다면 결혼식은 물론 신혼여행비도 절감할 수 있다.

 

 해외여행경험이 많은 젊은 예비부부들에게 전통적인 허니문 여행 상품은 별로 인기가 없다. 온라인 여행업체 E사가 지난 해 20~39세의 미혼인 직장인 남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허니문’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6.1%는 직접 계획한 자유로운 허니문 여행을 선호했고, 패키지 여행상품을 선택한 비율은 13.9%에 불과했다. 현재 많은 여행사들이 ‘자유허니문 여행’이라는 이름의 실속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결혼비용 중에는 주택구입 또는 전셋집 마련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대부분 작은 규모의 신혼집을 마련하는데 이런 작은 집을 개조하는 신혼집 인테리어업도 유망한 사업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혼식 비용을 최소화하고 함께 살 집을 짜임새 있게 재구성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접으면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폴딩베드(Folding Bed)와 벽걸이 세탁기 등 공간 절약형 가구, 가전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3. 꽃보다 누나

주부 임지연(가명, 47세) 씨는 지난해 부쩍 외출이 늘었다. 지난해 외동딸이 대학을 진학한 이후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인 친구들과 오전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오전 시간에 관람료를 할인해 주는 공연들도 많아 문화생활도 풍족해졌다. 친구들이 미시족같은 몸매와 외모를 가꾸는데 과감히 투자하는 것을 보고 이제 가족만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씀씀이를 늘리겠다고 다짐해본다.

 

 경기 침체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지만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가치형소비가 마케팅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 ‘루비족(Ruby)’ 또는 ‘골드퀸(Gold Queen)’으로 불리는 4050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평범하고 전통적인 아줌마이길 거부하고 아름다움과 젊음을 위해서는 과감히 투자한다. 4050세대가 소비의 주도층으로 떠오른 것은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이 된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2030세대의 2011년 대비 2012년의 소득 증가율은 2.9%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40대 가구의 소득은 6.7%, 50대는 8.5% 올랐다. 4050세대의 소득증가율이 2030세대 소득증가율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8월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연령별 소비구조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가구별 생활비 지출 규모는 월 평균 240만4,000원이었으며, 40대(293만9,000원)와 50대(287만8,000원)의 지출이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편 생활비 관리는 '아내'가 한다는 응답이 기혼자의 59.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4050 여성의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원측은 분석을 하고 있다. 옷, 화장품, 술, 담배, 영화관람 등 본인만을 위한 지출인 개인 용돈 역시 40대(월 39만1,000원)가 가장 많았다.

 

 

불경기 속에서도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4050 골드퀸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패션업체에서는 기존의 아줌마 패션이 아닌 4050 여성 전용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패션업체 J사가 출시한  4050 여성 전용 바지 브랜드는 45세를 전후로 허리나 복부 사이즈가 늘어나는 여성들의 체형 변화를 반영한 제품이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하는 4050 여성을 겨냥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13 건강기능식품 소비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소비의 40%를 4050 여성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갱년기 증상 완화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약재를 끓여서 수증기를 쏘이는 좌훈요법을 즐길 수 있는 좌훈 카페도 등장했다. 2030 대상 저가 화장품 기업인 T사는 중년 타깃 온라인몰을 통해 4050 여성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를 출시했다. 외식업계도 소비시장의 큰 손인 4050 여성을 위한 이색 마케팅을 발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외식기업인 K사는 주부고객을 대상으로 노래교실을 운영 중이며, 오전 시간이 자유로운 중년 여성을 위해 12시 이전에 방문하면 음식 값을 할인해주는 음식점들도 늘고 있다. 이밖에도 중년 여성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공연 등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4. 견우와 직녀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복동(가명, 40세) 씨는 지난해 갑자기 다니던 직장이 지방으로 이전했다. 가족들과 함께 이사를 하고 싶었지만 아내의 직장과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혼자만 내려갔다.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으나 생활가전과 가구가 갖춰진 빌트인 오피스텔을 얻어 주거 걱정을 덜었고, 아내가 국배달서비스 주문 등 멀리서도 식사까지 꼼꼼하게 챙겨줘 큰 불편함이 없이 사는 편이다.  외로움이 문제였지만 오랜만에 만나니 가족에 대한 정이 더욱 두터워지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도 종종 한다. 우리나라 해안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괭이갈매기는 이른 봄 알을 낳기 위해 섬으로 이동했다가 부화 이후엔 해변으로 다시 옮겨 ‘두 집 살림’을 하는 새다. 갈매기는 한 번 맺은 짝과 평생을 함께 하는 금슬 좋은 새로 유명하다. 최근 국내에도 괭이갈매기처럼 다양한 사정으로 두 집 살림을 하는 주말 부부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다른 지역에 가족이 있는 가구는 245만 1,000가구로 전체 가구(1,773만 9,000가구)의 14.1%에 달한다. 이중 결혼을 했지만 배우자와 떨어져 사는 이른바 '기러기 가구'는 115만 가구에 달한다. 이는 전체 결혼 가구의 10%에 이르는 것으로, 10년 전인 2000년 5.9%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한편 통계청의 <2012 사회조사>에 의하면 배우자와 따로 살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직장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10년 67.5%에서 2012년에는 72.3%로 증가했다. 올해에는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주말부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장 등의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야 하는 남편들에게 가장 먼저 부딪치게 되는 문제는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다. 생활비가 이중으로 들기 때문에 아파트 등 큰 주거공간 대신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얻어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이삿짐이 필요 없이 모든 생활가전 가구가 구비된 소형 주거형태인 '코쿤 하우스(Cocoon House)'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원룸보다는 작고, 고시원보다는 규모가 커 혼자 생활하기에 불편이 없다. 가사에 서툰 혼자 사는 남편들의 부담을 덜어줄 생활가전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가전업체 L사의 ‘트롬 스타일러’는 양복, 니트 등 입을 때마다 세탁하기에 번거로운 의류를 항상 새 옷처럼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로 혼자 사는 남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남편을 위해 국과 반찬을 배달해주는 사업도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혼자 외식하는 사람들을 위해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만들어 눈치를 보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생겼다.

 

 아이가 있다면 떨어져 살다가 오랜만에 만나도 부부끼리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여행을 가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 주목해 아이들은 마음껏 놀고, 엄마 아빠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펜션 여행 상품 등도 유망 사업 아이템 중 하나다. 최근에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과 미니 도서관, 체험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갖춘 키즈 펜션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떨어져 있는 가족들의 일상,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수시로 보고 싶어하는 홀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와이파이(Wi-fi) 기능이 탑재되어 사진을 무선으로 전송받을 수 있는 디지털 액자, 홈 CCTV 등의 감성형 가전 제품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5. 반려족

11살 여자아이를 둔 직장맘 문미진(가명, 38세) 씨는 지난 해 생소한 반려동물 장례식을 치렀다. 혼자 있는 아이를 위해 몇 년 전에 애완견을 한 마리 마련해 주었다. 지난 해 갑자기 강아지가 죽자, 정이 많던 아이가 비통함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아프기까지 해서 애완견 장례업체에 의뢰해 사람 못지않은 장례식을 치루고 납골함까지 마련했다. 장례식 후 아이가 마음을 추스르자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새로운 애완견을 입양할 때도 반려동물 관리사에 의뢰를 했다. 애완동물이 단순히 사랑하는 동물을 넘어서 삶의 동반자, 반려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로움이 시대정서인 현대사회에서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국내에서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 추세와 독신가구의 증가가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중이 2012년 기준으로 25.3%에 이르렀다. 추세를 보면 2000년 15.6%였던 1인 가구는 2010년에 23.9%로 크게 늘어 우리 사회 가장 흔한 형태였던 4인 가구를 앞질렀다. 통계청은 이 추세가 계속돼 2025년에는 셋에 하나 꼴(31.3%)로 1인 가구가 되리라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천만 명을 넘으면서 관련시장 규모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펫산업협회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2010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펫비지니스 시장은 4~5조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3년 8월 애완동물 관련 업종의 전체 카드 사용액은 총 831억9천만원으로 전달보다 12.1%,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는 20.9%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서초구·구로구·강서구에서 BC카드의 애완동물업종 카드 매출액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 혼자 사는 여성이 많거나 독거노인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용품과 서비스가 점점 더 차별화, 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건조사료, 깡통사료 대신 고급 유기농 간식과 수제 특화 간식이 등장하는가 하면 애완견을 위한 건강식품도 있다. 수십만 원이나 하는 의류와 침구가 인기를 끌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염려하는 친환경 목재가구와 애완견 전용 고급 유모차도 수입되어 판매 중이다. 반려동물 사망 후 장례를 치러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수의를 장만하고 염습을 거쳐 화장, 납골당 안치 등 사람 못지않게 엄숙한 절차로 진행되는 서비스에 많은 돈을 지불하지만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에 따라 자격증을 갖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도 인기 직종 중 하나로 부상 중이다.

 

 애완견들을 위한 TV도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Dog TV가 올해 2월부터 서비스될 예정이다. Dog TV는 홀로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을 겨냥한 서비스다. 낮 시간 홀로 지내는 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흥미와 학습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개들이 몰입해 볼 수 있는 시각과 청각에 최적화되어 있다. 개와 고양이에만 국한되어 있던 반려동물 대열에 최근에는 이구아나, 뱀, 오리 토끼, 거북이 열대어 등 희귀동물까지 합류하면서 까다로운 반려동물 수입검역과정과 동물 학대방지 및 사후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가능한 반려동물 관리사도 유망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6. 배려소비자

주부 박정란(가명, 34세) 씨는 쇼핑이 취미일 정도로 많은 물건을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통해 구매한다. 비싸거나 명품을 구입하는 것도 아닌데, TV나 신문에서 공정무역이니, 착한 소비니 하는 얘기를 들으면 괜히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소비를 안할 수도 줄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기업 제품과 마을기업, 협동조합 제품을 알게 되어 조금씩 구매를 해 보았는데 선입견과 달리 상품의 질도 만족스러워 점점 구입품목을 늘리고 있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소비생활을 하는 우리는 어느 새 내가 과한 소비를 하고 있는지, 내가 구입하고 이용하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는지,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지 걱정을 하면서 살고 있다. 미국의 트렌드 분석 연구기관인 ‘트렌드와칭은 지난해 말 이런 소비자들의 성향을 분석해 ‘죄책감을 덜 느끼는’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012년 실시한 <국내소비자의 CSR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상품구매 시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한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5.9%가 ‘그렇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구매 시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해 부정적 기업의 상품을 일부러 구매하지 않은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3.1%에 달해 실제 생활에서도 윤리적 소비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리활동을 하는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2013년 12월까지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1,012개이며, 2007년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이후 6년 만에 1,000개를 돌파했다. 서울경제분석센터에 따르면 서울의 사회적 인증기업은 2009년 49곳에서 2013년 193개로 5년 동안 3.9배가 증가했다.

 

 

사회적기업은 환경, 보건, 문화, 교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회적기업 A사는 일회용 현수막, 광고판 등을 재활용해 쇼핑백, 지갑, 신발 등 친환경 패션 소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IT분야 사회적기업 B사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게임 등으로 가상 나무를 키우며 각종 게임 속 도구를 구입하고, 기업은 물뿌리개나 비료 등 게임 속 아이템을 통해 광고하게끔 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운영 중이다. 가상 나무가 충분히 키워지면 기업의 광고비로 실제 숲을 조성한다. 국내외에 조성된 숲은 현지 시민단체가 관리한다.

 

 사회적기업의 경우 생존율도 일반 기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2012사회적기업실태조사>에 의하면 2007년에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의 생존율이 82.7%였으며, 2009년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모두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2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 결과>를 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새로 생겨난 기업들 중 1년이 지나도 살아남은 생존율은 61.3%, 3년 후 생존율은 40.5%, 그리고 5년 후 생존율은 29.6%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의 마케팅 및 홍보를 돕는 사회적기업도 등장했으며, 대기업의 지원 및 연계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마을기업에서도 성공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주도의 마을기업인 M의 경우 무릉 2리에서 생산된 감귤과 마늘 등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육지 회원들에게 배달해주는 농산물 직거래 사업으로 지난 해 연 회원 500명을 돌파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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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노년 에세이] 수의(壽衣)에 대한 생각
산소를 이장하다보면 옛 유물이 더러 발굴된다. 전통수의도 그런 것 중의 하나다. 지난 해 한 대학 연구소에서는 조선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수의를 복원하여 ‘땅으로 시집가는 날’이란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진바 있다. 때마침 민속박물관에서 조선시대 전통방식으로 제작된 명주수의를 관람한 후여서 관심을 가지고 이 전시회도 둘러보았다. 조선시대의 왕실 또는 양반 사대부가 등의 무덤에서 발굴된 수의를 바탕으로 재현된 전통수의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입고 가는 옷이란 의미로 살펴 볼 때, 맨 먼저 드는 생각은 그들이 바라본 저승 또는 저승 가는 길이 결코 우울하거나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고증을 거쳐 한 땀 한 땀 아름답게 복원한 장인들의 눈맵시 손 맵시에 감탄과 감사를 함께 보냈다. 지난 8월에 위 복원작업을 이끌었던 단국대 전통의상학과 최연우 교수가 발표한 논문, “현행 삼베수의의 등장배경 및 확산과정 연구”가 한 일간지에 소개되었다. 이 신문은 논문의 주요 내용을 “일제는 왜 비단수의를 죄인을 상징하는 ‘삼베수의’로 바꿨나”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일제가 그 36년 간 이 땅을 질곡에 빠트리고 수탈해 간

해외견학, 공동선(共同善)을 위하여
“한 발만 앞서라, 모든 승부는 한 발자국 차이이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해외견학을 공지하고 참가를 격려할 때마다 본지가 수시로 소개하는 명언이다. 해외로의 견학 여행은 시간과 경비를 필요로 하고 참가자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본지가 아시아 여러 곳으로 해외 견학을 시작한지 14년째, 금년에도 가장 유익하다고 판단한 도쿄 엔딩산업전 관람과 관련 기업과 시설 견학을 비교적 일찍부터 계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제 상세한 스케줄을 많은 참가자들에게 전달하고서도 주관사로서의 심경은 편치 만은 않다. “더 훌륭한 기획은 가능하지 않았을까...” “보다 더 나은 스케줄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항상 불만스러운 마음이다. 각기 다른 분야, 각기 다른 소견을 가진 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고 가장 나은 방안을 선택하는데는 항상 고민이 따른다. 해마다 스케줄과 조건이 조금씩은 달라지고 있는 요인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단순한 여행으로보다는 기업과 개개인의 역량 향상을 위한 배움과 연수의 수준으로지속적으로 변화시켜 보자는 일념이 기획자의 머리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금년의 목표는 관광여행 개념을 좀 더 탈피하여 조금이라도 더 공부가 되는 스케줄을 만들자는

교류협력의 지속적 실시로 동반 발전 기약
. 일본에서 또 한사람의 장례전문가가 방한한다. 일본의 장례전문가들의 모임인 일본장송문화학회 ‘후쿠다 미츠루(福田 充)’ 부회장, 그는 본지의 초청으로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27일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가 주관하는 한.중.일 국제포럼에 일본측 강사로 특강을 실시하며 또 당일 저녁에는 역시 을지대학교 평생교육원'장례서비스산업 고위관리자과정'커리큘럼의 일환으로 특강을 하게 된다.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학과장 이철영 교수)는 중국 북경 소재 '북경사회관리직업학원(北京社会管理職業学院)'과 학술교류 차원에서 실시하는 금번 국제포럼에는 중국에서 5명의 교수들이 방한하여 포럼에 참여하고 국내 장사 시설도 돌아보며 친선교류를 진행하게 되며 12월에는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이철영 학과장과 박원진 교수가 중국으로 건너가 ‘생명문화축제’에 동참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 [사진설명 : 친선만찬회에서 일본장송문화학회 후쿠다 부회장의 인사말을 하는 모습. 해외 정회원 가입 및 정기간행물들을 기증받고 기념촬영] 한편 본지는 8년 전부터 장만석 교수를 통해 일본장송문화학회와 인연을 맺고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친선교류 이벤트를 실시한 바 있으며, 지난 8월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