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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해외 CEO로부터 배우는 교훈

현재 국내에는 981개의 장례식장이 영업을 하고 있다. 그 중 병원장례식장은 631개소, 전문장례식장이 350개소 분포되어 있고 운영형태로는 직영이 560개소, 임대가 421개소로 분포되어 있다. 한국의 장례산업 내지 장례문화는 최근 10년 동안이 질과 양에서 눈부시게 발전한 시기였다. 특히 본지는 해외 업계와의 교류에 관심을 집중하여 지금까지 15회의 해외 견학 및 7회의 해외전문가초청 특강과 그외 유형 무형의 교류를 꾸준히 실시하여 한국장례문화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왔다. 특히 최근에 들어 한국장례문화와 장례산업에 대한 해외업계와 전문가의 관심이 더욱 증폭하여 그들의 방한이 빈번한데, 특히 일본 업체 CEO들의 방한은 더욱 눈에 띄게 많아졌다. 지난 10월 31일에는 도쿄나 요코하마와는 거리가 먼 ‘후쿠오카’에서 4명의 CEO가 방한하여 관련 업체를 견학하고 친선교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국전문장례식장협회 천일천 회장과 장만석 교수도 동석한 바, 전문장례식장 견학과 석식을 함께 하면서 나눈 그들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한국 장례산업의 현주소와 미래의 전망을 살펴보는 유익한 기회가 되었다.

"후쿠오카 현"은 도쿄나 오사카 등과는 또 다른 수준 높은 장례문화와 관습을 가지고 있고 관내 500만 명의 인구에 비해 장례식장이 400여 개나 난립하여 경쟁이 치열하다. 상조회사, 농협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는 차원에서 ‘후쿠오카 장례업협동조합’이 구성되어 그 단결된 힘을 모아 대고객 마켓팅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런 가운데 사양길에 접어 든 일본장례산업의 한계를 느낀 CEO들이 차츰 해외로도 눈을 돌려 기업발전의 전기를 마련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의 방한 목적으로 시간의 여유를 두고 한국 장례업계를 살펴보면서 서로 배우고 교류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는데서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견학 대상의 하나였던 시흥장례식장 프론트에 보기 좋게 진열된 미니 관(棺) 모형들을 보고는 장례 상담을 하는 고객에게 실제로 눈으로 보고 접촉해 볼 기회를 줄 수 있어 좋아 보인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후쿠오카 장례업 협동조합’이란 조직으로 단결한 그들이 시도한 대고객 마켓팅 중에 주민들을 상대로 한 현장 시연(示演)과 장례상담 이벤트가 있다. 실제로 조합 멤버가 교대로 시신역할을 맡아 염습과 입관 절차를 진지하게 실연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또 영구차에 꽃장식하는 실례를 들어 보이는 등 장례의 전반적인 절차를 성의를 다하여 보여준다. 장례업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번화한 시내 한 복판 슈퍼마켓 앞에 이벤트 자리를 마련해 놓을 때만해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가슴이 조마조마했다고 실토했다. 그런데 20명 쯤이나 모일까 하던 예상을 뛰어 넘어 300여 명이 몰려 왔고 시연 후 구체적으로 장례를 상담한 건수만도 140여 건에 달했으며 배포한 앙케이트에 응답한 숫자만도 700건이 넘었다. 이렇게 시작된 이벤트는 그 후에도 계속되었는데 그 결과 상조회사와 농협조직 등과 대등한 단합된 힘을 과시할 수 있었고 사업 신장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으며 실제로 시장 점유율도 상승했다고 한다. 또 이런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심정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고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여 시정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들은 그 여력을 모아 B2C 개념의 장례박람회를 7년째 실시해 오고 있기도 하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보고 느꼈다는 요점도 우리에게는 새로운 의미로 부각돼 오는데, 예를 들면 한국에 장례학과가 많은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한국의 의례문화 수준이 상당하다고 보이는데 구체적인 예를 들면 납골당에 모신 고인 앞에서 정성과 예를 다하는 유족들의 모습은 일본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고 한다. 또 일본은 장례식 과정에서 ‘세레모니’에 주력하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조문객들의 접대에 더 주안점을 두는 것 같다고 하는 바 제대로 본 것 같기도 하다. 또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대고객 마켓팅에 전력을 다하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그런 점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과 공감대를 넓히고 고령화, 독거로 인한 고독사 등을 당한 주민들에 대한 봉사 정신을 꾸준히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세계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기업의 규모에 따른 신뢰도가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바, 일본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지역 대형 유명 편의점이 자신들의 공신력과 신뢰도를 배경으로 사업을 확대하여 장례식 대행업을 설립하고 기존 편의점 단골고객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장례서비스의 사전 신청을 접수한다. 이를 타 유력 장례업체에 재의뢰 또는 하청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대형 기업이 가진 신뢰도와 브랜드 파워로 그것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일본의 장례산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 못하다.

“일본의 장례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자금의 투자와 비해 회수율이 저조하다. 한국에서는 평균 조문객이 200명을 상회한다고 하는데 일본 특히 후꾸오까에서는 50명이 고작이다. 월 행사 건수도 한국에서는 평균 25건이 된다고 하는데 ‘후꾸오까’의 경우 평균 7건, 많으면 10건이 넘지 않는다. 그야 말로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후꾸오까’는 특히 일본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이다. ‘장례문화’를 논하기 전에 수지 균형을 맞추는데 급급한 형편이다. 그런 가운데 우리 협동조합은 합동마켓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으며, 장례식장 현장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때마다 ‘추모세레모니’에 최선을 다하는 보람을 느낀다.“ 고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

일본의 생생한 현황을 들으면서 우리 한국에서는 아직 실감이 가지 않는 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조상에 대한 전통 의례정신이 아직은 살아 있고 이웃과의 유대나 상호부조 풍조가 여전하여 조문객이 격감하는 등의 현상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우리나라의 사망률은 시간이 갈수록 상승한다는 통계가 있어 장례 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일면도 있지만, 그러나 사람 사는 세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대의 흐름이란 것이 있다. 사람들의 의식이 변하고 고령화와 가족 결속력의 해이, 사회적 유대감의 붕괴 등 시대적 트렌드의 필연적인 변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날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세상이 변해 있기 전에 미리 공부하며 대비하는 경영적 혜안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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