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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쓸쓸한 죽음, 친구가 되어 드립니다.”

 
- 연고자 없이 죽음을 맞은 이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주는 서현숙 ‘나눔과 나눔’ 대표.
지난 16일 서해안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시신 훼손이 심해 ‘남자’인 것만 확인됐다. 시신이 옮겨진 인천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이날 서현숙씨(40)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씨가 관할 구청을 통해 보내놓은 ‘무연고자의 장례를 치러드립니다’라는 공고문을 기억했던 것이다.

비영리민간단체 ‘나눔과 나눔’의 대표인 서씨는 지난 2월부터 무연고자, 일본군위안부피해 할머니, 저소득층의 장례를 치러주는 일을 시작했다. 서해에서 발견된 시신의 장례는 발견 당일 곧바로 치러졌다. 장례식장에서는 “신상을 모르니 위패를 놓지 않고 빈 상만 놓겠다”고 했다. 서씨는 “그래도 위패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고민하다 ‘무명남’이라고 위패를 써서 모셨다”고 했다. ‘이름 없는 남성’이라는 뜻이었다. ‘무명남’씨의 시신은 화장한 뒤 인천시립납골당에 안치됐다.

22일 서울 동작구의 나눔과 나눔 사무실에서 서 대표를 만났다. 서씨는 홀트아동복지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에서 10년가량 일하다 결혼하며 활동을 접었다. 이후로는 10년째 금융상품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직장을 얻어 물질적으로 아동단체·장애인단체들에 후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굳이 장례 같은 궂은일을 돕게 된 까닭은 뭘까. 지난해 우연히 일본군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겨울 유난히 추워서인지 할머니들도 많이 돌아가셨어요. 할머니들에게 어떻게 장례를 치르는지 여쭸더니 상당한 돈이 드는 등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서씨는 나눔과 나눔을 만들었다. 지난 겨울 이후 위안부 피해자 세 분의 장례를 치렀다. 이 장례식을 찾은 길옥원 할머니의 말이 서씨의 가슴을 쳤다. “친구들 죽을 때마다 본다. 쓸쓸하게 가는 모양이 참 그랬는데 (앞으로는) 당신들이 와줄 것 아니냐. 그래서 좋다. 내 장례를 어떻게 치를지 뭘 입고 갈지 고민 안 하니 좋다.”

나눔과 나눔은 최근 ‘무명남’씨 장례까지 다섯 번의 장례를 치렀다. 서씨는 “물품비만 원가로 받는 장례식장을 찾아야 하는데 ‘장례식장 분위기 안 좋아진다’ ‘돈이 안된다’며 거절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나눔과 나눔 사무실은 지인이 싸게 임대해줬다. 여기서 서씨를 포함해 3명이 비상근으로 일한다. 후원자는 현재 100여명이다.

서씨는 “아무리 싸게 해도 장례비용에 200만~300만원은 들어간다. 구청에서 주는 무연고자 장례 지원금은 40만~50만원에 불과해서 제대로 된 장례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씨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뿐 아니라 무연고자, 독거노인들, 저소득층 사람들은 자신이 죽으면 누가 장례를 치러줄까 걱정이 많다”며 “나눔과 나눔을 단순히 장례를 돕는 곳을 넘어 사회적기업으로 발전시키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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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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