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그녀의 유언대로 흰 꽃 대신 장식한 빈소 앞에서 한 조문객은 "부음을 듣고는 가서 너무 울면 어쩌나 했어요. 그런데 핑크색, 빨간색 꽃 때문인지 무작정 슬픈 게 아니라, "아, 선생님이 좋은 곳으로 가시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헤어 디자이너 이희) 라고 말했다. 상주 김씨는 "문상객들이 "장례 참 멋있게 치른다."는 반응이 많고 "사진 찍어도 되나" 묻는 이도 꽤 있었다"며 "어르신들도 의외로 좋은 반응을 보여 좀 놀랐다"고 했다. 빈소에는 이색적인 빈소를 보려고 일부러 들르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첫날엔 더러 흰 꽃을 보낸 이도 있었지만, 문상객들이 아예 붉은 꽃을 사들고 왔다. 상가에 놓인 "울긋불긋 예쁜 꽃"은 파격이지만, "비례(非禮)"는 아닌 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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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흰국화"가 상식이 됐지만, 이런 풍습은 개화기 이후 일본과 유럽을 통해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으로 민속학자들은 보고 있다. 한국공예가협회장에 의하면 빈소에 꽃을 바치는 문화는 근대 이후 형성된 것이며 예전에는 천수를 누리고 세상을 뜬 사람의 장례를 치를 때, 상여를 붉은 꽃으로 화려하게 치장했다고 한다. 2009년 10월 방송프로그램 ‘미수다’에 출연한 미녀들이 각기 자기나라의 조문풍습에 대해 털어놓은 얘기를 들어 보면 프랑스에서는 카네이션, 콜롬비아에서는 수선화나 백합, 핀란드에서는 카라나 카네이션,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다양한 웨딩홀 분위기의 꽃들이 조문용 꽃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례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이 흰 국화다. 우리나라에서 장례식에 국화꽃이 사용된 것은 100여 년 전 구한말 개화기부터였다. 유교문화가 지배하던 당시엔 장례식에 꽃이 아니라 향을 피우며 명복을 빌었었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서구문화가 유입되면서 흰 국화와 검은색 상복이 장례식장에 등장했다. 서양에선 국화가 "고결" "엄숙"을, 검정색은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개화기 이후 서구 기독교 문화가 들어와 복식 간소화 등 실용적인 장례문화가 시작됐고 "흰색 상복과 삼베옷을 입는 한국 전통 장례문화에 어울리는 흰 꽃은 국화밖에 없어 조화로 사용하게 됐다고 본다. 하얀 국화의 말뜻이 돌아가신 분을 사랑한다는 뜻과 죽은 혼을 기리는 뜻이 있다고도 해서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의 장례식 때 차량을 장식하는 데 쓰인 이래 근조용으로 더욱 널리 사용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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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의하면 장례식에 국화를 사용하는 관습은 무려 4만 년 전 구석기 시대에도 존재했다고 한다. 1979년 충북 청원군 두루봉에서 구석기 동굴인 "홍수굴"이 발견됐는데 당시 동굴에선 다섯 살배기 어린 아이 유골도 함께 출토됐고 유골 위에 고운 흙이 뿌려져 있었고 그 흙 속에서 국화꽃 가루가 나왔다고 한다. 구석기 시대 유골에서 국화과, 십자화과, 운향과, 명아주과의 열매와 씨앗이 종종 발견되는데 평소 그들이 먹다 남긴 꽃씨를 유골에 뿌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4만 년 전 이야기지만 고인이 즐겨 먹던 음식을 같이 놓아주며 안락한 사후세계를 믿었던 것이다. 외국의 경우, 화려한 제단장식으로 추모분위기를 주도하는 일본의 제단장식이 가장 돋보인다. 일본 장례문화견학을 할 때마다 박람회의 화사한 분위기는 화훼업체가 장식한 재단꽃 부스였다.그 방면의 전문가도 많고 관련업체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였다. 그랬던 것이 최근에는 제단의 규모가 작아지고 출품업체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도 장례식의 간소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 또 중국이나 대만의 경우 장례식 현장에는 어김없이 꽃장식이 따르지만 일본처럼 화려하거나 정교한 것 같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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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연세장례식장이 주최한 『천국 가는 길에 국화 꽃밭전』이 10월 26일부터 근 1개월 동안 열렸다. 장례를 치르는 장례식장에서 고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시하는 국화꽃의 의미와 다양한 국화작품을 소개하여, 흥미로운 문화의 장(場)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우리나라 장례식장 최초로 개최된 행사다. 국내 화훼업계를 주도하는 대형 화훼업체로서 상당한 기간 기획과 자료 수집, 작품 제작, 사진촬영과 전시 공간 구성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주)용담화원"의 임형자 사장은 "특히 장례식장이란 점을 고려하여 조문객들이 볼 적에도 평소의 어두운 면이 아닌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일일이 제목을 붙인 다양한 국화 작품 및 일반 작품 550여점이 로비를 가득 채운 이번 전시회는 장례서비스 모델 개발에도 적지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해외장례업계에서 꽃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일본의 경우에 못지않게 주제와 작품성이 높아 한국의 장례문화 수준을 가름하는 획기적인 기획으로 높이 평가할만했다. 어쨌든 꽃이 상징하는 의미와 추모방법의 필수라는 점에서 장례와 꽃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련을 갖고 있으며 다만 그 상징성과 기법이 보다 더 다양해리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 화훼업계와 장례서비스업계에서는 장례식장의 제단장식 기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으며 이는 장례문화의 수준 상향과 매출증대와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사단법인 대한장례관리협회"에서는 장례서비스회사 임직원들과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장례꽃과 제단장식에 대한 특강을 준비하고 있다. |
■당시의 보도자료(2009년 10월 10일 하늘문화신문)■ ▶제단꽃장식 특강에 업계 큰 관심 ▶이론과 실기를 겸한 3회연속 강의에 수강자들 열의 대단 지난 10월 10일부터 이틀간 하늘문화신문 후원으로 대구전문장례식장 특실에서 가진 일본 제단꽃장식 전문가 ‘니시무라 가쯔미(西村 勝美)’ 초청, 3회 연속 특강은 주제 자체가 우리 장례업계의 시대적 트렌드가 되고 있고 수익모델과도 직결되어 있어 진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생화제단연출을 위한 기본기와 VTR을 통한 생화제단 작품 설명에 이어 둘째 날 연속 4시간에 걸친 실연을 통하여 그의 빠른 손놀림과 그가 실연한 작품들이 완성 될 때마다 연신 카메라로 담기에 정신이 없어 강의분위기는 말 그대로 뜨거웠다. 또한 그동안 일본의 작품을 보고 흉내를 내어 보았으나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은 순간순간 설명에 의해 모두가 이해하였으며 문제점을 깨달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으며 참석자 모두는 ‘이제는 나도 할 수 있다’ 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단순한 꽃꽂이가 아닌 제단 장식이었고 또 해당 분야에서 월등히 앞서가는 일본의 전문가에게 직접 듣는 강의는 처음이었던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칠판에 상세한 도면을 그려가며 기초 이론을 강의하였고 또 수강인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작품 실연을 해보여 이해가 훨씬 빨랐다. 이번 강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시간상 참여하지 못한 업체와 종사자들로 부터 사후에도 많은 전화 문의가 온 것으로 보아 이번 특강이 앞으로 이 분야에 큰 영향을 주리라 판단되기도 한다. ☞특강 기획 진행 : ‘대구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장례지도사 최고경영자 과정’ (유동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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