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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대담 '죽음은 벽인가 문인가?'

각당복지재단 라제건이사장, 정현채 박사 인터뷰

이 대담 글은  '삶과 사랑과 죽음'이란 각당복재재단의 정기 발간 책자 2019년 1.2월 합본호에서 발췌한 것이며 대담한 사람은 라제건 각당복지재단 이사장이다. 대담 상대자 정현채 박사는 전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로서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가 (홀가분한 죽음, 그리고 그 이후)'란 저서와 '죽음학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정현채 박사는 대한소화기학회 이사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죽음학회 이사 및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모님과 환자들의 죽음을 목격하며 현대의학이 가르쳐주지 않는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많은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죽음을 제대로 직면해서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단독 저서로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비아북, 2018)가 있으며, 공동 저서로는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삶과 죽음의 인문학》(석탑출판, 2012), 《죽음맞이》(모시는사람들, 2013), 《의사들, 죽음을 말하다》(북성재, 2014) 등이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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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대담  죽음은 벽인가 문인가?  - 정현채 박사 인터뷰 -

대담 : 라제건 이사장


라제건 : 정 박사님, 안녕하세요? 그동안 암투병하시느라 고생이 많았을 텐데 건강한 모습을 보여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누가 일부러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올 들어 세 번씩이나 대수술을 견뎌낸 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실 오늘 정 박사님 만나러 오면서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동기동창인 우리가 수십 년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는데, 참으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구요


수많은 강의로 죽음학 전파 


정현채 : 각당복지재단이 훌륭한 일을 많이 하셔서 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와서 열심히 강의를 하게 됩니다.


라제건 : 저희 교육에서도 정 박사님 강의는 너무 재미있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해 주셔서 인기 최고라고 합니다. 영화를 매개로 강의해 주시는 것도 기억에 오래 남고. 올해면 죽음에 관한 강의를 한지 500회가 된다고 하시는데, 1년 내내 한주도 거르지 않고 강의를 해도 십년이 걸릴 만큼 많이 하셨네요.


정현채 : 물론 매주 강의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제일 많이 했던 해에는 거의 80회에 가까운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제일 적게는 엄마와 딸, 단 두 사 람을 놓고 강의하기도 했고 800명 이상 모여 있는 자리에서 강의하기도 했습니다한번은 고등학교에서 두 반을 합쳐 두 시간 동안 강의한 적이 있는데, 시간이 좀 지난 후에 강의를 주선하셨던 선생님이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던 여학생이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랍니다. 열심히 살겠다고... 이 학생이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하다 보니 전염병처럼 번지는 겁니다. 여러 학생이 따라하게 되더군요. 자살하면 안 된다고 강의를 했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음으로 이어지는 열려진 문


라제건 : 자살은 왜 안 된다고 가르치시나요?


정현채 : 자살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죽음으로써 문제가 끝나거나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 대부분은 그 순간에 후회를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자살을 시도했던 많은 사람들이 미수에 그친 경우 자살을 시도한 것에 대하여 후회를 많이 하고 다시는 자살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해요. 마포대교에서 뛰어 내렸다가 구조된 사람이 있는데 뛰어내린 순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하고 후회가 되더랍니다. 미국 금문교에서 뛰어내린 사람들 중에 98%는 목숨을 잃게 되는데 대부분 그 순간에 후회를 해도 이미 늦은 것이지요.


라제건 : 의사로서 병원에서 많은 환자의 임종을 겪으면서도 남의 일로 생각하던 죽음이 나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했는데 무슨 계기가 있 었나요?


정현채 : 십여 년 전 불면증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사후생을 읽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 는 것을 알게 되었죠.


라제건 : 저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죽음에 대해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단설립 후 초기에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어머니께서 죽음에 대한 공론화를 노력하기 시작하신 후부터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하다 보니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없는 편입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과 나의 죽음이후에 남겨진 이들이 겪을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고통도 삶을 완성하는 과정


정현채 :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그러나 아주 자연스러운 자연의 현상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죽음에 이르는 고통까지도 하나하나 느끼며 삶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들이 자다가 평화롭게 숨을 거두는 것을 바란다고들 하시는데 그렇게 되면 삶을 완성하는 중요한 과정을 놓치는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생명을 이어가도록 노력합니다. 그래서 죽어가는 환자들에게도 인공호흡도 하고 심폐소생술도 하게 됩니다이러한 치료는 다시 활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응급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치료법이지 삶을 다해 죽음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해당되는 조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고통을 더하고 삶의 마무리를 방해하게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방법들만 배웠지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돕는 일은 배우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미리 건강할 때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라제건 :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이윤성 원장님도 박사님과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의과대학 교육과목 어디에도 삶을 조명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돕는 것은 배운적이 없다구요연세의료원에서 일하셨던 김일순 교수님 잘 아시지요? 골든에이지포럼을 통하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보급에도 일찍부터 노력을 많이 하신분인데 작년에 저희 재단에서 영혼, 사후세계, 윤회는 존재하는가? - 의과학적 증거들이라는 제목으로 사후 세계에 대한 강의를 하셨었거든요. 박사님도 사후세계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씀하시지요? 저희 어머니와 인터뷰를 하셨던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죽음은 열어보지 않은 책이라고 말씀하셨구요.


사후세계에 대한 실증적 연구 활발


정현채 : 각당복지재단에서 사후세계에 대한 강의를 하는 것을 보고 사실 깜짝 놀랐어요. 각당복지재단은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되었고 그 정신에 따라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천당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후세계에 대한 강의를 여는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제건 : 저희 재단이 기독교정신을 이어가고 있지만 편협하고 배타적인 기독교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열린 기독교 정신입니다. 가톨릭, 불교, 원불교, 그리고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도 부담없이 드나드는 곳이지요. 그런데 오히려 기독교인들이 죽음에 대하여는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에 비하여 더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건너뛰어 바로 천당에 대한 생각만을 하기 때문에 그 과정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현채 :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회를 믿지 않는 기독교 바탕의 미국사회에서 사후 세계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물론이구요. 사람들이 제 각각 다른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가운데 공통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공통점을 찾아내고 들여다 보면 사후세계의 존재를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수많은 증거들이 존재합니다시간이 너무 짧아 구체적인 여러 말씀들을 드릴수는 없지만 수많은 과학적 연구성과를 접하며 죽음은 꽉막혀있는 벽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이라는 걸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으로써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면 자살하는 이들이 크게 줄 것이며 죽음을 앞둔 이들도 존재가 소멸한다는 생각에서 오는 불안과 공포를 해소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라제건 : 박사님의 말씀은 우리 모두가 꼭 함께 생각하고 나누어야할 소중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경험과 믿음을 알려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저희 재단을 설립하고 이끌어 오신 제 어머니, 김옥라 명예이사장님께서도 재단은 늘 그 시대에 사회에 필요한 일들을 찾아 힘을 쏟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박사님의 강의는 누구나 예외없이 꼭 배우고 생각해야할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무르익으면 도움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정현채 : 언제라도 기회를 주시면 기꺼이 달려와 돕도록 하겠습니다.


라제건 : 부디 완치되셔서 오래 오래 우리 사회를 위한 큰 등불이 되어주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 : 각당복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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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희생 요구하는 것도 폭력
사실 적성이니 사명이니 무슨 생각으로 그랬겠나. 돈을 벌고 싶어서 의·치대에 관심을 가졌고, 그 중에 서도 돈을 벌 때까지 더 오랜 시간 수련해야 하며 ER 근무까지 있는 의과대학보다, 조기에 수익창출이 시작되며 일의 고됨도 비교적 낮아 보였고 비급여 항목이 많았던 치과대학에 매력을 느꼈을 뿐이다. 한때 치대 입시가 의대 이상이던 시절도 있을 정도였으니, 당시로선 재무관리적 사고를 내재화한 합리적 경제인의 판단이었다. 어쨌든 그때 높은 확률로 고정수익이 예상되는 치과대학보다, 미래 직업과 기대소득이 확정되지 않은 일종의 위험자산이라 할 수 있는 서울의 인문대, 사회대를 택한 것도, 결과론적인 관점이지만 지금 보면 경제적으로도 최악은 아닌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시골생활 6년을 못 버티고 옮겼을 것이다. 실제 그런 이유로 지방국립의대를 다니다 온 대학 동기도 있었던 때이니. 2. 그런 상상과는 사뭇 다른 광경들을 본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의사 피살에 이은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과로사. 환자에게 살해당한 정신과 의사의 유족은 원망하기는 커녕 조의금 1억 원을 기부했으며, 일 주일에 한번 퇴근하는 격무에 시달리다 과로사한 국립중앙의료원 센터장의 유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