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기부 상품에 관심을 갖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구호는 해마다 연예인이나 예술가들과 협업해 ‘하트포아이’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동안 모델 장윤주, 가수 이효리, 배우 이영애,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키와 온유 등이 디자인에 참여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시각장애 어린이를 위한 치료비로 기부한다. 구호의 반팔 티셔츠 가격은 통상 30만~40만 원대지만, 하트포아이 제품은 10만원 미만으로 책정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하트포아이 캠페인은 유명 연예인과 예술가의 재능 기부와 구호의 소비자가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이라면서 “기부 제품군은 구호의 일반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출시해,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도 의미가 있고 합리적인 제품으로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자기 표현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가 명품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패션 브랜드의 ‘기부 제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명품 브랜드가 자선단체와 협업한 제품을 구입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사회공헌에 기부되는 방식이다. 친환경 소재나 은(銀)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료로 제작해 가격대를 낮춰, 명품 구입과 기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원하는 젊은 소비자에게 인기라는 분석이다.
프랑스 명품 패션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유엔(UN) 산하 어린이 대상 구호단체인 유니세프와 손잡고 ‘실버 락킷 루이 두두 팔찌’를 판매한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자물쇠 모양 장식을 활용한 끈 팔찌다. 장식은 재활용된 은으로, 끈은 친환경 면으로 만들었다.
이탈리아 보석 브랜드인 불가리도 국제 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하는 제품을 온라인몰 한정으로 선보였다. 불가리의 대표 제품군인 ‘비제로원’과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은으로 만들어져 가격대가 낮은 편이다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체크 무늬 디자인을 활용한 면 소재 마스크와 파우치 세트를 10만 원대에 내놨다. 재생 원단으로 제작한 이 제품의 판매 수익 중 20% 정도가 버버리의 자선재단에 기부된다.
30대 직장인 유승현씨는 최근 한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목걸이를 지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그는 “최근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고민하던 중 평소에 사고 싶던 브랜드를 구입하면서 기부도 할 수 있는 제품을 발견해 주문했다”면서 “디자인도 예쁘고 의미도 있어 만족스러운 소비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