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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박물관에서

 
- 박물관 입구에 세운 아치
2009년 10월 5일, 명절 끝자락에서 모처럼 좋은 날씨에다 심신이 여유롭다. 문득 신문에 난 기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몽유도원도"를 한시적으로 전시한다는 생각이 났다. 원작이 일본 ‘댄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는데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으로 9일간만 보여준다나...보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아 달력에 표시를 해 두었었다. 알고 보니 국립중앙박물관도 용산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내 업무의 하나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내어 사무실을 나섰다. 새로지은 박물관은 튼튼한 모습으로 자리를 잘 잡고 있었다.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 여민해락(與民偕樂)"
백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겠다는 것이고 현수막도 근사하긴 한데... 그런데 먼저 구경하고 나오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를 보려면 줄을 서야 하는데 시간이 보통 걸리는 게 아니란다.

모두가 한가한 시간을 나만 몰래 틈낸 줄 알고 좋아했더니 그 마저도 쉽지를 않구나. 여하튼 전시장 입구 가까이 와보니 아니나 다를까 입장객들이 질서정연 줄을 서 있다. 그것도 짧은 게 아니고 뱀처럼 꼬불꼬불 늘어선 길이가 100m도 족히 될 듯하다. 물론 ‘몽유도원도’ 전시 소식이 신문에 보도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문화 수준이 이렇게 높아졌나 싶기도 하다. 차례가 돌아오려면 3시간은 잡아야 한다는 누구의 말에 ‘몽유도원도’는 아예 포기하고 다른 전시품만 돌아보기로 하고 곧 바로 들어갔다. 원작 "천마총 천마도"외에 200점이나 되는 다른 전시품들도 아주 훌륭한데 거기에는 아예 관심도 없는 듯 오로지 ‘몽유도원도’ 쪽만 사람들이 몰려있다. 꿈속처럼 캄캄한 전시장 안에서 무슨 살판이 난다고 눈을 들이대고 두루말이 그림 하나를 구경하는 것이냐는 생각이 언뜻 들기도 했다. 그것도 제한 시간이 30초였다. 아마도 일생에 한번, 명작의 실물을 본다는 명분이 참으로 중요한가 보다.


 
- 백과사전에서 찾은 몽유도원도 모습
 
- 더러는 한가한 사람들 멀리,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 선 입장객들의 모습
줄에서 떨어져 멀찌감치 어깨너머로 내려다보니 작품의 크기가 예상보다 작아 위대한 작품이란 실감이 가질 않는다. 그러나 모든 관람객들이 거기에만 매달려 꼭 보아야 소원이 풀린다는 듯하니 좀 기가 막힌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보배 문화재가 정작 다른 나라 일본의 소유가 되어 우리는 일상적으로 구경도 할 수 없다니 이 또한 기가 차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박물관문화’도 어지간히 발달되어 있어서 관람객들이 남녀노소가 구분이 없는 것 같고 더구나 빈부의 구별도 없는 것 같아 저어기 놀랍다. 한 가지로 우리 문화에 대한 애착이 많아 어떤 관람객들은 행여나 놓칠세라 종종걸음을 하며 입구를 향하는 모습도 더러 눈에 띄었었다. 또 로비에는 문화관련 서적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여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며 더러는 서적을 쇼핑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완쪽 벽쪽에 몽유도원도가 있고 그쪽으로 시선들이 쏠려 있다.
전시작품 중에 ‘천마총 천마도’가 있다. 그림의 주인공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말이 아니고 뿔이 달린 기린이라는 기사를 읽은 바 있다. 그런데 나는 최근에 경주에 있는 천마총 천마도의 재료로 쓰인 천이 자작나무이며 그 원산지는 ‘시베리아’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기린은 북방의 사슴과 동일한 과가 아닌가 ? 그렇다면 자작나무와 사슴을 연계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다. 그것이 무슨 연고로 우리나라 경주에 왕들의 무덤 안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 신라 왕족의 원류가 북방 흉노족이란 주장도 유의해 들어은 바 있는데 혹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북방에서 흥왕하던 흉노족이 중국에 패한 후 2대로 나뉘어져 하나는 멀리 중앙아시아를 지나 동유럽에 진출하여 용맹한 훈족이 되고 다른 일대는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신라에 정착, 신라 김씨의 시조가 되고 신라왕족들이 되었다 ?... 어느 보도에 의하면 동유럽 훈족의 유물 재료는 놀랍게도 남방 스리랑카, 인도 지역이 원산지로 밝혀졌다니, 그럼 동유럽 훈족이 남방 인도양으로 또 진출했고 서로 유무상통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인도 아유타국의 허 황후는 인도양 쪽 남방으로 진출한 흉노족으로서 한반도로 진출한 자신들의 다른 동족을 찾아 동쪽으로 긴 항해를 한 끝에 김해 땅으로 올라와 김수로왕의 황후가 되었다 ?.....역사적 추리를 제법 근사하게 진전시켜 본다.

여하튼 나도 일생에 한번은 보아 두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몽유도원도는 가까이서 볼 수는 없었지만 꿈속을 헤매는 것보다 눈앞의 현실도 그리 볼 품 없는 것도 아니다. 노부부가 나란히 한가한 시간을 유유자적하는 모습이며 어린이를 데리고 나와 천천히 거닐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신세대 주부의 모습이며, 나 또한 멀다면 먼 길을 찾아와 전시품을 둘러보고 책 쇼핑까지 하고 돌아가니 우리들 삶의 현장도 비록 꿈속의 복사꽃 마을은 아니지만 그리 불만
스럽지는 않다.

 
- 가까이 전시된 천마총 천마도
 
- 머리에 뿔이 난 또 다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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