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하게 봉우리를 이룬 곳은 갯벌 바닥에서부터 높이가 2m 이상이었다. 그리고 옆으로 500m가량 이어진 부분은 0.5~1m의 높이였다. 갯벌 표면 아래로 자연 침하된 층까지 합할 경우 훨씬 더 높아진다. 봉우리에 올라가 살펴 보니, 오랜 세월이 지나 대부분 하얗게 탈색된 조개 껍데기들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아기 주먹만 한 백합 껍데기가 가장 많았다. 동죽·바지락·고막·굴·소라·고둥 껍질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손으로 20~30㎝만 헤집어도 조개 껍데기들이 부스러진 조각이나 더 부스러져 왕모래처럼 변한 것들이 나왔다. 마을 사람들은 조개 껍데기들을 일부러 퍼내기도 해봤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쌓여 전과 같아진다고 전했다. 인경호 총무계장은 “조개 무덤은 ‘나각(螺殼·조개 껍데기라는 뜻)’이라는 이름으로 영광팔괴(靈光八怪·영광에 있는 여덟 가지 신기한 것) 중 하나로 기록돼 있을 뿐 형성 과정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 폐사한 조개들이 조류에 떠밀려와 쌓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드넓은 갯벌과 함께 생태관광자원으로 가치가 커 연구해 보고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