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사망자수가 27만명을 넘어서며 33년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해 극심한 한파로 노인들의 사망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폐렴과 심장질환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크게 늘어났다.
27일 통계청의 ‘2015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7만5895명으로 전년보다 3.1%(8203명) 늘었다. 이는 사망원인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래 33년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총사망자수는 한동안 24만명 대를 유지하다가 2010년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80대 이상 사망자수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지난해 사망자 중 80대 이상 비중은 40.8%로 10년 전인 2005년(29.6%)보다 크게 높아졌다.
사망수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조사망률도 541.5명으로 전년(527.31명)보다 2.7% 높아졌다. 지난해 조사망률은 1992년(539.8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기상한파로 굉장히 추웠던데다 3월부터는 황사가 심해 3~4월에 특히 고령자 사망이 많았다”며 “고령인구가 전체적으로 늘면서 앞으로도 사망자수와 조사망률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암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3년 이후 33년째 사망원인 1위를 유지했다. 인구 10만명당 암사망률은 150.8명으로 전년(150.9명)과 비슷하다. 암 종류별 사망률은 폐암(34.1명)이 가장 높고 간암(22.2명), 위암(16.7명) 순이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위암 사망률은 줄었고 대장암 사망률은 늘었다. 췌장암도 크게 늘었다. 암에 이어 심장질환(55.6명), 뇌혈관질환(48.0명)이 사망원인 2,3위였다. 2005년 사망원인 10위(8.5명)였던 폐렴이 매년 사망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4위(28.9명)를 차지했다. 고령화로 폐렴과 심장질환 등 노인성 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고의적 자해(자살)는 사망률 26.5명으로 5위였다. 지난해(27.3명)보다는 0.7% 줄었고, 자살 사망자수(1만3513명)도 전년보다 232명(2.3%) 감소했다. 자살률은 2005년 31.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살률은 여전히 운수사고 사망자(10.9명)보다 두배 이상 높다.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이고, 40~50대에서는 2위다. 자살은 5월(10.1%)과 4월(9.9%) 등 봄에 많이 일어났다.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동의 1위다. 2015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25.8명(국제비교를 위해 OECD 기준으로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해 표준화한 사망률)으로 전체 평균(12.2명)의 두배를 웃돈다. 자살률 2위인 일본(18.7명)과도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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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반면 고령자를 중심으로 사망자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 '인구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보면 올해 1∼7월 혼인 건수는 16만51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래 최저치다. 7월만 보면 혼인 건수가 총 2만1200건으로 1년 전보다 10.2% 줄었다.
이는 2004년 7월(2만731건) 이후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래 최초로 연간 혼인건수 30만건 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혼 자체가 줄다 보니 이혼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올 1∼7월 이혼 건수는 6만700건으로 3.5%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7월 한달간 이혼은 8700건으로 1년 전보다 8.4% 감소하며 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혼인 감소는 출산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올 1∼7월 출생아 수는 24만9200명으로, 5.9% 감소했다. 역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다. 7월 한달 출생아 수는 3만3900명으로 1년 전보다 7.4% 줄며 동월기준 역대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고령화 영향으로 사망자 수는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올 7월 사망자는 총 2만2100명으로 작년보다 2.8% 늘며 같은달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1∼7월 누계로는 16만4100명으로, 0.1%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보다 훨씬 많아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