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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가 조성한 대규모 불법 공동묘지 적발

국립공원 토함산 자락인 경주시 양남면의 효동리 일원 야산에서 불법 공동묘지로 추정되는 축구장 크기의 대규모 집단매장지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3일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종교단체 천부교가 경주시 양남면 효동리 일원 임야를 무단으로 훼손하고 불법으로 공원묘지를 조성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께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소속 허모 목사가 지인 10여명을 대동하고 불법 공원묘지로 추정되는 장소를 무단 발굴해 관(棺)을 발견, 112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천부교 측에서는 무단으로 임야를 훼손해 공원묘지를 조성한 혐의에 대해 인정하면서 해당 임야는 공원묘지 조성을 위해 2001년부터 매입했고 신도와 가족 등 1000여기의 묘가 안장되어 있다며 관련 묘적부 등을 제출한 상태다. 경찰은 관이 발견된 장소에 대해 즉각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경찰 1개 소대를 배치해 현장을 보존하는 한편, 천부교의 산지전용 및 묘지조성의 시기와 규모, 관여자 등 조사와 동시에 허모 목사 등이 천부교 소유 임야에 무단 침입한 경위 등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곳은 종교단체 천부교의 사유지인데 2001년부터 불법으로 대규모 매장지로 운영해 오면서 이 일대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도 사유지 안으로 들어가려는 측(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과 이를 막으려는 측(천부교) 간 실랑이를 벌인 가운데 들어가려는 측은 “부지 안에 다수의 시신이 불법으로 매장돼 있어 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날 허모 목사 측이 3곳을 파헤친 결과 이일대가 불법 공동묘지로 드러남에 따라 경찰은 앞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관을 파내고 내부에 사체 존재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여러 번 민원이 제기됐지만 사유지란 이유로 손을 놓고 있던 경주시도 뒤늦게 진상파악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천부교의 반사회적인 실태를 고발하고 “경주 불법 묘지에 다수의 시신을 집단 매장한 사람들과 이를 방치한 관계기관을 엄하게 다뤄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지역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석굴암 인근 토함산 자락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경찰조사를 통해 매장된 시신들에 대한 처리 방향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국립공원인 토함산(745m)에는 정상 남쪽에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이 자리 잡고 있으며 남서쪽에 불국사를 품고 있는 우리민족의 명산이다.  [경상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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