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천마총 출토품 중에서 새로운 천마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기존에 널리 알려진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天馬文障泥) 1점과 함께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다른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 1점과 죽제 천마문 금동장식 말다래 1점을 처음 공개한다. 1973년 4~12월 발굴한 경주 천마총에서는 금관을 비롯한 총 1만1천526점이 출토됐다. 출토품 중 처음 발견된 것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흰말, 즉 '천마'를 그린 백화수피제 말다래였고, 이 때문에 '천마총'으로 명명됐다.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가죽 같은 것을 안장 양쪽에 늘어뜨려 놓은 기구다. 말다래는 1978년 국보(제207호)로 지정됐다.
발굴보고서에는 백화수피제(白樺樹皮製), 죽제(竹製), 칠기제(漆器製) 등 세 종류의 말다래가 각각 한 쌍씩 부장됐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모두 유기질이어서 발굴 당시 이미 보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특히 칠기제 말다래는 거의 남아있지 않아 실제 말다래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현재 존재가 밝혀진 말다래는 백화수피제와 죽제 두 쌍이었다.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 한 쌍은 아래위로 겹쳐 부장됐는데, 아래에 있던 말다래(下)가 위에 놓인 말다래(上)보다 좀 더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동안 아래에 있던 말다래(下)만이 제한적으로 공개돼 왔다. 널리 알려진 천마도가 바로 이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이다.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다른 백화수피제 말다래(上)가 이번에 보존처리가 완료됨에 따라 발굴 40년 만에 처음 공개돼 완성된 아래위 한 쌍이 세상에 선보이게 됐다.
한편 죽제 천마문 금동장식 말다래는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말다래의 바탕판을 만들고, 천마문 등의 무늬를 투조(뚫어 만듦)한 크고 작은 금동판 10매를 조합해 장식했다. 천마문 금동투조장식은 경주박물관의 보존처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눈과 귀 등의 표현과 함께 목과 꼬리의 갈기 형태가 기존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 천마와 유사한 점을 보이고 있다. 경주박물관은 천마총 특별전인 '天馬, 다시 날다'(18일~6월 22일)를 통해 이들 출토품을 일반에 공개한다. 그러나 보존을 위해 3차례(1차 18일~4월 6일, 2차 4월 29일~5월 18일, 3차 6월 3~22일)로 기간을 나누어 제한적으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