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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죽음도 국가 책무 - 박진옥 이사

 

■ 고독사 위험군 약 152만 5000명

 

  지난달 1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 내용 중 실태 조사 결과다. 이는 인구 대비 3%, 1인 가구 대비 21.3%가 ‘고독사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1년에는 3,378명이 고독사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는 2017년에 비해 40% 증가한 수치다.

 

  이번에 발표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은 “사회적 고립 걱정 없는 촘촘한 연결 사회 조성”을 위해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수 20% 감소와 지역 주도형 고독사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근거 기반의 고독사 예방 정책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기서는 이번 기본계획이 갖는 의미를 톺아보고자 한다.

 

➡️사회적 고립과 연결사회 조성도 국가의 책무

➡️삶의 문제뿐 아니라 죽음 문제도 국가의 책무 

➡️신청주의를 넘어 적극적 발굴이 국가의 책무 


사회적 고립과 연결사회 조성도 국가의 책무

 

사회적 고립과 단절의 발생 원인은 다층적이다. 가구와 가족 형태의 변화, 가족 구성원의 변화, 사회문화적 요인 등이 복잡하게 서로 영향을 미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많은 사람이 실감하고 있는 현상이다. 이제는 혼자 살거나 독립적인 생활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또는 무자녀 가족이나 비혈연 가족과 같이 전통적인 가족 형태와는 다른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사회 인식 속에서 혈연의 범위가 좁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장례지원 상담을 하다보면 가족의 범위를 직계가족으로 한정하는 이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형제·자매가 결혼하여 자신의 가정을 꾸리면 친밀한 정도가 예전만 못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실직이나 경제적 어려움, 가정폭력, 음주 등 다양한 가족 내 문제로 인해 가족 관계가 단절되기도 한다.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요인 또한 고립과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 돈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존재가 무시당하거나 없는 취급을 당할 때,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동정의 대상이 되는 때, 사람들은 사회적인 관계를 맺기를 거부할 수 있다. 때로는 가족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고립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립의 문제를 개인의 성향과 선택의 문제로 취급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회적 고립이 오롯이 혼자서 그걸 선택했다기 보다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상호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에서는 사회적 고립과 연결사회의 조성 또한 국가의 책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다.

 

삶의 문제뿐 아니라 죽음 문제도 국가의 책무

 

역사적으로 복지국가는 시민들의 복지를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약속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가치로 시작되었다. 이는 개인이 태어나서부터 성장하고 늙고, 죽음과 장례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태어나서부터 살아가는 동안, 아플 때, 실업 상태이거나 산업재해를 당할 때, 그리고 나이가 들어 소득이 없거나 치매에 걸리는 때에도 사회보장제도에 따라 국가가 일정 부분 돌봄을 제공한다. 하지만, 사망 후에는 죽음과 장례와 관련된 제대로 된 사회보장제도가 없다. 현재는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장제급여 80만원’과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되는 ‘공영장례’ 정책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의 두 번째 의미는 국가가 살아가는 동안의 사회적 위험뿐 아니라 죽음과 이후의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도 책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번 기본계획에는 ‘시신 인수자가 없는 고독사 사망자에 대한 공영장례의 확대’, ‘고독사 유가족 및 관계자를 위한 지원’, 그리고 ‘고독사 사후지원을 보장하는 보험상품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것이 보편적인 사회보장제도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고독사’라는 죽음과 이후의 장례에 대해 국가가 대책을 수립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점이다.

 

신청주의를 넘어 적극적 발굴이 국가의 책무

 

한국의 사회복지제도에서 계속해서 지적되는 문제는 ‘신청주의’ 방식이다. 복지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복지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기 위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원세모녀의 사례처럼 한계가 분명하다. 또한, 비인간적이고 번거로운 문서 중심의 구비서류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기본계획의 첫 번째 추진전략은 ‘고독사 위험군 발굴’이다. 고독사는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유형의 복지 사각지대이다. 따라서 ‘고독사 예방 케이트키퍼’와 같은 인적 안전망을 활용하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과 연계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은 세 번째 의미는 신청주의를 넘어 적극적인 발굴도 국가의 책무로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은 노화로 인한 신체적인 요인의 장기요양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라는 죽음과 관련한 문제까지도 사회적·국가적인 책무로 받아들여져야 할 시대가 도래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기존에 간과했던 고립, 죽음, 그리고 위험군의 적극적인 발굴을 새로운 국가 책무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1차 계획이라는 점에서 한계와 비판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기본계획을 통해 사회보장제도가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그리고 ‘무덤 이후’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참고기사 : 나눔과나눔, 삶과 죽음의 뒤안길 무수한 안녕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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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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