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저출산 고령화로 로봇이 건설현장 점령

  • 등록 2017.06.17 19: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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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건설업이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홍콩이 로봇을 현장에 도입하며 앞장서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현지시간) “로봇이 홍콩의 미래를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건설업 현장에는 로봇이 투입되면서 혁명이 일어나는 중이다. 이미 홍콩 센트럴의 머레이 호텔 재개발 작업현장에는 커튼월 설치 로봇이 시험 사용돼 인간의 노동력 사용이 줄어들었고, 놀이공원 오션파크의 확장공사에는 노동자들이 중장비를 다루기 쉽게 도와주는 로봇 팔 ‘제로 G’가 쓰이고 있다.


실제로 고령화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홍콩은 건설용 로봇 도입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매체는 홍콩의 건설공사 현장은 노동자의 40%가 50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며, 이에 더해 높은 물가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건비를 줄이고 싶어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건설업 내 로봇 사용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전세계 10조 달러(약 1경 1261조 원) 규모에 달하는 건설산업계를 로봇이 장악할 것이라면서 로봇사용에 대한 인식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건설업이 제조업·농업 등 타 산업에 비해 지난 반 세기 동안 생산성이 크게 늘지 않은 원인으로 노동력 부족과 함께 첨단기술 도입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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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이처럼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홍콩대학(HKU)은 로봇의 건설현장 도입을 위한 연구를 전문으로 수행하기 위해 올해 초 ‘조립·자재 기술’ 실험실을 조직했다. 이곳에서 개발중인 로봇 팔은 절단·분쇄·쌓기같은 단순 작업에서 3D프린팅과 도면 작성같은 작업까지 수행가능하다.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홍콩의 선두 건설기업 감몬건설은 직원들을 위해 작업시에 사용할 수 있는 로봇수트와 로봇 팔을 구매해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또 올해 하반기에 건설업 관련 신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건설산업위원회 산하 ‘건설 혁신 및 기술 활용 센터’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찬 카 쿠이 홍콩 건설산업위원회 회장은 현재 ‘건설의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로봇이 쓰이는 것을 넘어서 최근에는 미리 공장에서 제조·조립된 원자재가 흔하게 쓰이기 시작했는데 찬 회장은 미래에는 아예 부엌이나 집 하나가 로봇에 의해 공장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과 건설 노동자들이 공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감몬건설의 중역 케빈 오브라이언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을 인간 노동력의 대체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노동자 및 노동조합과 마찰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로봇 도입은 고령화되는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향상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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