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를 개울 디딤돌로 밟고 다니다

  • 등록 2010.07.19 12: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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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구리시 교문동 망우리 공원묘지에서 마을 주민이 비석을 이어붙여 만든 다리를 건너려하고 있다.
▶‘무례’ 한 망우리 공원묘지, ▶“서울시 소유”-“구리시 관리” 책임 전가까지
▶누군가 자기 조상의 비석을 밟고 다닌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망우리 공원묘지에서는 실제로 이같은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일 행정구역상 경기 구리시 교문동에 포함되는 망우리 공원묘지 내 일부 구역. 농촌 주택가 안쪽인 이곳은 채소를 기르는 텃밭과 묘지가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다. 이 곳에는 뒷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울이 있는데, 개울 위로 비석 7개를 가로로 이어붙인 다리가 놓여 있었다. 교량으로 사용된 일부 비석은 사람들이 계속 밟고 지나다닌 탓인지 비문이 흐릿해졌지만 망자의 본관을 표시하는 글자 등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러나 관련 기관들은 이런 다리가 생긴 사실 자체를 몰랐고 관리 주체를 묻는 질문에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빴다. 구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행정구역만 구리시에 속할 뿐, 망우리 묘지는 서울시 소유”라며 “묘를 이장할 때 서울시가 비석철거 등 행정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망우리 묘지사업소 관계자는 “우리는 이장 서류 처리 등 묘지와 관련된 업무만 담당한다”며 “주변 녹지 등 관리는 지자체 소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업소 상급기관인 서울시설공단 장묘문화사업단 관계자는 “이장 후 묘비를 땅에 파묻는 등 정비를 해야하는데, 망우리 묘지 면적이 176만2000㎡에 달하다보니 정비가 덜 된 부분이 있다”며 “비석을 다리로 사용한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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