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샀더니 옆집이 납골당"…중국에서 벌어진 묘지 가격 폭등과 ‘유골 안치 아파트’ 현상
중국에서 묘지 가격이 폭등하며 전례 없는 사회 문제가 발생했다. 도심의 한정된 토지와 고령 인구 급증으로 묘지 자리가 부족해지면서, 묘지 분양가는 아파트 시세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올랐다.
2023년 3월 상하이 쑹허 묘지의 분양 가격은 1㎡당 약 76만 위안, 우리 돈으로 1억 6600만 원에 달해, 같은 지역 아파트 가격의 14배에 육박했다. 이에, 장례 문화를 지키려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아파트를 구매해 유골을 안치하는 ‘유골 안치 아파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장례 방법이 확산했다.
베이징에서는 중간 가격대 묘지 사용권이 20년인 데 비해, 2~3선 도시의 소형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면 70년간 소유권 확보가 가능해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졌다. 공간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고, 고인을 언제든지 추모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생길 경우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임대해 어느 정도 비용을 회수하는 방법도 등장했다.
사회적 갈등과 피해 사례 발생
그러나 ‘유골 안치 아파트’가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며 사회적 갈등으로 번졌다. 주택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피해 사례도 나타났다. 중국 북부 톈진의 한 마을에서는 ‘가족 사당’이라는 이름으로 16개 동 건물에 수만 개의 유골함이 보관되며, 청명절 등의 명절에 행해지는 제례 의식과 향불 냄새가 인근 주민들의 일상 생활을 방해했다.
이에 지역 당국은 이를 위법으로 판단하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갈등 확산은 ‘유골 안치 아파트’ 관행이 사회 안전과 주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는 사례가 됐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법적 조치
중국 정부는 사회적 논란이 확대되자 2026년 3월 30일 ‘장례 및 매장 관리 규정’을 시행하여 주거용 부동산 내 유골 보관 행위를 법으로 엄격히 금지했다. 이는 ‘유골 안치 아파트’ 문제를 직접 제압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의 규정 강화는 사회 질서 유지와 주거 환경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사회적 반응과 근본 시각 차이
그러나 현지 SNS에서는 법 시행을 두고 찬반 논쟁이 불거졌다. ‘집 안에 유골을 안치하는 문제가 아니라 묘지 가격 폭등이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일부는 “살아있는 사람도 집을 사기 힘든 현실에서 죽은 사람의 안식처마저 부족하다”는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반면에 “고인이 마지막 안식을 얻으려면 반드시 땅에 매장해야 하며, 불가능할 경우 해양 장례(바다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처럼 문제의 본질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 차이가 여전함을 보여 주었다
우리 사회에 주는 시사점
중국의 사례는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고령화, 그리고 전통 장례 문화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사회 현상임을 보여 주었다. 장기적으로는 묘지 공급을 확대하고 합리적 장례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되었다.
동시에 주거 공간과 장례 공간의 명확한 구분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주민 불안 해소와 갈등 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고령화 사회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