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온라인 상거래 활성화로 장례문화도 변해

  • 등록 2013.09.07 13: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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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온라인 홈쇼핑의 경우 주(州)를 넘나들며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상품 배송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게 보통이다. 일주일은 예사고, 품목에 따라 심하면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미국에서도 ‘하늘이 두 쪽 나지 않는 한’ 주문 후 1박 2일 만에 배송되는 상품이 있다. 바로 관(棺)이다. 관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장례문화는 큰 변화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는 ‘가격혁명’이다. 정가가 3000달러(330만원)인 관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000달러(110만원)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장례 쇼핑몰들은 자사 제품을 이용할 경우 장의 비용이 최대 80%가량 절감된다고 선전한다.

미국에서는 관 가격이 전체 장례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뷰잉(viewing)’ 문화 때문이다. 미국에선 시신을 방부제로 처리한 뒤 조문객에게 마지막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뷰잉 관습이 있다. 이때 얼마나 좋은 관을 썼는지가 매우 중요해진다. 마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처럼 편안한 이미지를 조문객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좋은 관을 가늠하는 관건이다. 뷰잉 관습은 심지어 관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관들은 시신의 얼굴을 조문객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상반신 부분만 뚜껑이 열리도록 돼 있다.

이 같은 뷰잉 관습은 미국의 장례 서비스를 고부가가치 맞춤형 산업으로 만들었다. 시신의 부패를 방지하고 기타 세균 감염을 방지하면서 돌아가신 분을 아름답게 화장하려면 아무래도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그 결과 불과 5~6년 전만 해도 어지간한 장례식을 치르려면 최저 5000~6000달러(550만~660만원)가 기본이었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퓨너럴 홈(Funeral Home)’에서 책정한 장례 비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퓨너럴 홈이란 전문 장례회사가 경영하는 장례식장을 말한다. 

그러나 온라인 상거래가 확산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우선 퓨너럴 홈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온라인 장례 쇼핑몰들은 미국 연방법에 따라 유가족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관에 대해 퓨너럴 홈이 별도 요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객들이 퓨너럴 홈이 강요하는 ‘패키지 요금’에 구애받지 말고 필요한 서비스만 골라서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미국의 전통적인 장의 관습인 ‘뷰잉’에 대한 선호도도 예전 같지 않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관을 싼값에 주문하고, 장례 절차에서 ‘뷰잉’을 생략할 경우 장례 관련 비용은 크게 줄어든다.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2000~3000달러(220만~330만원)면 엄숙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온라인 상거래가 가져온 미국 장례문화의 변화상이다.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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