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망성리서 '황룡(皇龍)' 새겨진 문자기와 첫 발견

  • 등록 2025.06.15 14: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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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피부, 큰 눈, 귀하고 긴 꼬리 축복 상징


경주 망성리에 있는 기와 가머터에서 '황룡(皇龍)'이란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처음으로 나왔다.

국가유산진흥원은 국비지원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경주 망성리 384번지 유적'의 기와 가마터에서 '황룡(皇龍)' 글자가 새겨진 기와를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참고로 황룡(皇龍)은 중국 신화와 한국 신화에서 등장하는 황금빛 용을 뜻한다.
황금빛 피부와 큰 눈, 귀하고 긴 꼬리를 가진다고 묘사되며, 종종 축복을 주는 중요한 신의 하나로 간주된다.

 

'황룡 명 문자기와'가 출토된 기와 가마터는 황룡사지에서 남서쪽으로 7㎞정도 떨어진 곳이다.

대부분 가마는 소성실과 아궁이 일부만 남아있다. 512㎡ 정도는 되는 좁은 가마 13기가 중첩되어 분포해 있는 곳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가마 안에서 다량의 기와 조각과 기와를 겹겹이 쌓은 흔적이 남아있어 당시 기와를 대량 생산하던 곳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황룡(皇龍) 명 문자기와'는 길이 17㎝, 너비 15㎝ 정도의 작은 암키와 조각이다.

세로선 사이에 예서(隸書)풍 '황룡' 글자가 오른쪽과 왼쪽이 바뀌어 있는 글씨가 돌출되게 표현한 좌서양각(左書陽刻)이 되어 있다.

 

예서(隸書)체는 중국 진(秦) 공식 서체 전서(篆書)의 자획을 간략화해 글꼴을 반듯하게 만들어 일상적으로 쓰기 편하게 한 서체다. 한(漢)나라 때 유행했다.

 

이 글자 형태는 황룡사 남문지 동편 건물지, 강당지 북동편지구 출토품, 동아대학교 박물관 소장품 등과 같은 모양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기와에 대해 "그동안 '황룡' 명 문자기와는 황룡사지 등에서 여러 형태가 출토된 적이 있으나, 이번처럼 기와 공급지인 가마터에서 출토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해당 기와가 고려시대 경주 황룡사에 실제로 공급됐음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황룡 명 문자기와에는 글자 주변에 테두리가 없이 문양과 문자만 있다. 10세기 후기부터 13세기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일휘문 막새류도 고려 중기 이후 유행하던 양식으로 '고려사' 예종 원년(1106년) 황룡사 중건 기록과도 일치해 이 가마터가 고려시대 황룡사 수리와 보수에 쓰인 기와의 주요 생산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사' 세가 권제12에는 1106년 황룡사 수리 후 상서 김한충을 보내 낙성식(落成式 건축물의 완공을 축하하는 의식)을 거행했다는 중건(重建) 기록이 남아 있다. 1012년, 1095년에는 불 탄 황룡사탑을 수리하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망성리 일대 가마터는 통일신라시대에도 궁궐, 황룡사, 사천왕사에 기와를 공급했던 곳으로 추정되어왔다"며 "이번 유적은 고려시대까지 그 명맥이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고 당시 기와 공급 체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진흥원은 2010년부터 복권기금 지원으로 국가유산청의 국비지원 발굴조사를 전담하고 있다. 국비지원 발굴조사는 특정 면적 이하의 건축행위에 앞서 매장유산 조사를 시행할 경우 국가가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5500건 넘는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큐레이터 김동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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