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이국적인 정취를 느껴보려면 서울 마포구 양화진 부근의 ‘외국인 선교사 묘원’이 제격이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에서 내려 한강 쪽으로 걷다보면, 기념관과 아담한 묘역으로 이뤄진 외국인 묘지가 나온다. 이곳에 잠들어있는 13개국 500여명의 외국인들은 대부분 격동기 우리나라를 위해 많은 일들을 했던 사회사업가와 선교사들이다. 저마다 다른 크기·색깔의 비석들과 십자가가 오밀조밀 늘어서 있는 모양은 유럽의 어느 도시에서 보았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홍대앞이나 선유도 등을 찾는 나들이객이 들르거나 작품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도 즐겨 찾고 있다. 이른 점심을 마친 서교동 일대 직장인들의 한낮 산책로로도 사랑받고 있다. 물론 선교사 묘역을 찾아 추모예배를 갖는 교회 신도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개방시간은 월~토요일 오후 5시까지. (02)332-9177 ▲24일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지섭 기자 ◆국립서울현충원 여전히 ‘국립묘지’라는 말이 익숙한 ‘국립서울현충원’. 매년 국경일 즈음,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단정하게 늘어선 비석들을 잡은 TV 화면으로 익숙하다. 순국선열들과 그 유족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자칫 비칠 수도 있지만, 모두에게 열려있는 곳이다. 동작구는 구민 건강 걷기 대회 등 많은 행사를 이곳에서 치르고 있고 이웃 서초구 반포 지역 주민들도 즐겨 찾는 산책 장소다. 50여년의 세월 동안 숲 관리를 철저히 해 서울에서 몇 안 되는 ‘생태의 보고’가 됐다. 맹금류인 붉은배새매와 좀처럼 보기 힘든 딱따구리도 발견되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라고 묻는 꼬마들을 위한 산 교육장소이기도 하다. 하절기인 요즘 개방시간은 오후 6시까지. 지하철 4호선 동작역. (02)815-0625, www.snmb.mil.kr ◆망우리 공원 ‘공동묘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망우리. 여름날이면 숱하게 등장하는 귀신 이야기의 배경지로 한때 이름을 날리던 곳. 하지만 숲내음을 맡으며 가벼운 운동도 겸할 수 있는 푸른 녹지 공간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랑구는 지난 1998년 ‘망우리 공원’으로 문패를 바꿔달고 보다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게 산책로도 예쁘게 손봤다. 중랑구에서 경기도 구리시로 넘어가는 망우리 고개를 넘기 바로 직전, 오른편으로 뻗은 산책로는 힘들이지 않고 운동효과도 좋은 5.2㎞의 나지막한 능선. 서울에 얼마되지 않는 능선 마라톤 코스이기도 하다. 화장을 하거나 선영(先塋)으로 옮기는 봉분을 이장한 자리에는 꽃나무들을 심어 묘지는 갈수록 푸르러지고 있다. 이곳은 만해 한용운, 소파 방정환 등 우리 근대사에 한획을 그은 위인들이 잠든 역사 교육장이기도 하다. 지하철 청량리역이나 상봉역에서 내려 망우리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중랑구청 공원녹지과. (02)490-33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