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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존엄사법 시행과 생명 보험금 문제

금감원 약관 해석 작업, 기준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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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의사를 존중해 연명(延命) 치료를 계속할지를 결정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2월 4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보험업계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유권해석이 늦어지면서 보험금 지급 분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연명치료거부 등 존엄사의 경우 사망보험금 지급 여부를 분쟁조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소위를 통해 의료, 법률, 약관해석 등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을 조정할 방침이다. 법률상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에 한한다. 생명보험사는 임종과정이나 말기에 이르도록 한 질병이나 원인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하는 기본 방향을 세우고 세부사항을 고심하고 있다. 복수의 보험업계 관계자는 존엄사 결정이 자살로 판명돼 보험금을 거절당하는 사례는 흔치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므로 약관에 있는 지급사안으로 여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아직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관의 해석에 관한 문제로 사망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으로서 약관상의 사유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또 다른 생보업계 관계자는 “사망 사유에 따라 일반사망과 질병사망으로 구분하고, 가입한 보험과 그 약관에 일치한다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보험사가 각자 나름의 적용을 하기보다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손해보험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존엄사 선택에 의한 사망보험금 지급이 불가능하다. 우선 응급환자는 연명의료결정법의 연명치료 거부 선택환자가 아니다. 복지부는 지난 24일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응급의료에 관한 응급환자 등은 연명의료 결정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일반적인 손해보험 약관상 상해사망보험금은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사고일 경우에만 지급한다. 만약 질병을 앓다 연명의료중단을 선택했다면 생보업계와 마찬가지로 보험금 지급을 고심하겠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학계는 존엄사 보험금 지급 분쟁을 막기 위해 지급 근거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소지가 없게 하려면 연명 의료 중단에 의한 사망에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근거조항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약관해석 작업 본격착수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 분쟁조정국은 전날 전문소위원회(전문소위)를 꾸리고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른 사망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약관 해석 작업에 착수했다. 약관 해석에 따라 연명치료 중단에 따른 이른바 ‘존엄사’의 성격도 규정될 전망이다. 현재는 존엄사가 자살인지 자연사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 홍장희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총괄팀장은 “보험 약관상 존엄사를 자살로 볼지 자연사로 볼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의사와 의료기관, 시민단체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팀장은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는 금감원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법 시행일인 4일 이전까지 금감원의 해석은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금 지급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앞으로 금감원 전문소위는 전문가의견 수렴 후 경우에 따라 조정위원회에 넘겨서 존엄사의 성격을 규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약관 해석을 보험사에 넘겨서 보험금 지급 자료로 쓰게 권고할 방침이다. 다만 보험사가 금감원 권고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송까지 이어진 후 판례로 굳어져야 기준이 정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신속한 기준 요구


보험업계는 ‘존엄사를 자살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존엄사가 자살이라면 보험사는 사망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생명보험 가입자는 상품에 가입하고 2년 안에 자살하면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한다. 손해보험도 상해사망이 아니라 자살은 보험금 미지급 사유에 해당한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존엄사를 자살로 보기 어려워서 보험금 지급 여부가 혼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도 “연명치료 중단에 따른 사망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을 듯 하다며 “존엄사가 자살이면 사회는 자살을 방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금감원이 신속히 방향을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법 시행 초기 보험금 지급 여부와 보험금 성격을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나중에 혼선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존엄사를 자살로 주장해서 분쟁으로 가져갈 여지가 닫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일개 보험사가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 당국과 협회가 나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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