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을 억제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법 개정 없이 행정력만으로 할 수 있는 단기과제를 추진했다”면서 2018년에는 기존에 발표한 대책(가맹분야, 하도급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 등)을 차질없이 수행하는 한편 다섯 가지 사항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꼽은 주요 정책은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 중소업체의 혁신성장을 위한 공정경제 기반 마련, 경쟁원리 작동을 통한 중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 소비자 지향적 정책 추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 등이다. 김 위원장은 “개혁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자주 쓰이지만, 쓰임의 빈도에 비해 성공하는 사례는 적다”면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시침과 분침을 움직이게 하는 공정경제라는 태엽을 감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자”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올해의 공정인으로 배현정 사무관(소비자거래심판담당관실)과 박정현 사무관(지식산업감시과)을 선정했다. 배현정 사무관과 박정현 사무관은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 라이선스 시장과 모뎀 칩셋 시장에서 시장지배력 지위를 남용한 퀄컴을 공정위가 적발 · 제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공정위는 퀄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조 3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2016년 12월 21일 전원회의) 무엇보다 이 조치는 유럽, 미국, 대만 등 주요 경쟁당국들이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공정위가 최초로 퀄컴의 부당한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시정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