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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교실 제작 현장의 긴박감

 
●의대생 해부실습실을 감도는 죽음의 그림자
●공포 드라마 캐릭터 3박자가 조화
●손태웅 감독 "해부학교실" 제작 현장

‘카데바(해부용시체)’를 둘러싼 여섯 명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카데바의 다리를 해부하는 경민(문원주)의 메스는 자연스레 피부를 벗겨 지방을 긁어낸다. 그 와중에도 경민의 입은 빵 한 조각을 베어무느라 바쁘다. 중석(온주완), 선화(한지민)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왜? 뭐 묻었어?” 쓰윽 닦아내는 경민의 입가엔 카데바에서 달려온 지방층이 얼룩덜룩 묻어 있다. 대전영화세트장에선 손태웅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해부학교실’의 촬영이 한창이다. 현장을 찾은 지난달 30일, 카메라는 해부학 실습에 익숙해진 인물들의 심리를 담아내느라 바쁘다.

“컷! 카메라만 조금 빨리 움직여볼게요.”

손 감독의 사인이 떨어지자 누구보다 마음이 급한 이들은 스태프. 촬영이 다시 시작되기 전 카데바가 놓여 있는 실험대에 분무기로 액체를 뿌려대야 하고 문원주의 손에 오렌지 잼도 발라두어야 한다.

실제로 카데바는 부패 방지를 위한 포르말린 용액을 혈관에 투여하기 때문에 해부가 시작되면 용액이 밖으로 흘러나온다.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 물과 색소를 섞은 용액이 포르말린 용액을 대신했다. 잼은 카데바의 지방층을 표현하기 위한 또다른 수단. 어려운 의학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탓에 책을 보며 대사와 신체부위를 비교하는 것도 이들의 몫.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꼼꼼한 손 감독의 오케이 사인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5∼6번의 테스트를 거쳐 10여차례 본 촬영이 이뤄져도 ‘오케이’ 사인은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공포영화 ‘해부학교실’의 오태경, 온주완, 한지민, 손태웅 감독.(왼쪽부터)
해부에 참여한 여섯 명의 의학도가 차례차례 죽임을 당하는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은 ‘유미’라 불리는 카데바. 하지만 촬영현장에선 실리콘을 사용해 100% 국내 기술로 만든, 겉모습뿐 아니라 내장까지 완벽하게 갖춘 ‘가짜’ 카데바를 쓴다. 4000만원의 제작비용을 들인 ‘가짜’는 완성까지 2개월이 걸렸다.

보기만 해도 으스스한 기분을 자아내지만 한지민은 촬영 내내 카데바의 발에서 손을 놓지 못한다. “실제 사람의 촉감이랑 비슷한지 궁금해 만져봤다”는 그는 “좀 더 말랑말랑하다”고 느낌을 설명한다. 만들어진 카데바를 처음 봤을 때는 실제 모델과 너무나 닮아 눈을 떼지 못했단다.

7월 개봉 예정인 ‘해부학 교실’이 최근 인기를 모았던 의학 드라마의 뒤를 이을지는 미지수. 손 감독은 낯선 공간인 ‘해부학 실습실’을 경쟁력으로 꼽는다. 세트장에 마련된 130평 규모의 해부학실습실은 이 영화에서 공포를 만들어내는 주된 공간이다.

손 감독은 실제 같은 장면 연출을 위해 서울대·경희대 해부학실습실을 직접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가 정의한 해부학실습실은 과거, 현재, 미래가 충돌하는 공간이다. 의학도의 꿈을 지닌 각기 다른 출신 배경의 학생들이 첫 메스를 집어 미래의 전문의를 꿈꾸는 곳이기 때문이다.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되는 공간이에요. 그런 공간을 조금 차갑게 억누르기 위해 스테인리스로 된 실습대, 웅 소리가 나는 대형 냉장고 등을 설치했어요.”

손 감독은 “공포, 드라마, 캐릭터의 세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룬 강렬한 공포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해부학실습실이란 물질적인 공포와 혼령으로 대변되는 정신적인 공포가 맞물리는 장소로, 독특한 공포감을 자아낼 것이라는 게 그의 보충설명이다.

이미 90% 촬영을 마친 이번 영화에서 마음에 쏙 드는 장면과 아쉬운 장면이 무어냐고 물어보았다. 리더 역할 기범을 맡은 오태경은 한지민을 업고 뛰는 장면이 마음에 걸린단다.

“촬영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힘이 빠지더라고요. 지민씨가 중요한 대목을 연기하고 있었는데 저 때문에 잘 안된 거 아닌가 싶어서 그 장면을 다시 찍고 싶어요. 마음에 드는 장면은… 글쎄요. 다 꼭 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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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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