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시기 전이나 또는 유언으로 유골 처분이나 매장장소를 지정한 경우 그 의사는 존중돼야 하지만 무조건 이에 구속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돌아가신 분의 생각과 실제 그 후 장례 절차를 치러야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런 경우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한 유언에 대해 법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인지 언급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 (2007다27670 판결)
대법원에서는 "피상속인이 생전행위 또는 유언으로 자신의 유체나 유골을 처분하거나 매장장소를 지정한 경우에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이상 그 의사는 존중돼야 하지만 피상속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 의무는 도의적인 것에 그친다"며 "제사주재자가 무조건 이에 구속되어야 하는 법률적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판례에 따르면 돌아가신 분이 생전에 한 말이나 유언에 따라 법적으로 어디에 묻어야 한다거나 꼭 화장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법률적인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매장장소나 방법, 유골의 처분 등에 대해 장남 등 남겨진 가족들이 이를 꼭 지켜야 할 필요는 없단 얘기다.
다만 이에 대해 아주 무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알고 있는 남겨진 가족들로선 최대한 이에 따르고자 하는 도의적인 효력이 생기는 것일 뿐이란 얘기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지키지 않아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위 가상사례의 A씨 역시 아버지의 생전 의사나 유언장의 문구대로 꼭 따라야 할 법률적 의무는 없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화장 후 가까운 곳에 매장한다고 해도 법률적 문제가 생기는 것 또한 아니다. 이를 명심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리면 된다. [출처 : th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