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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금의 사회학

 
●황금 돼지해 끊임없이 날아드는고지서●

“카드명세서보다 청첩장이겁나요”
대기업에 근무 중인 손 모(42) 과장은 요즘 달력만 보면 한숨부터 먼저 나온다. 곳곳에 표시된 빨간 동그라미들 때문이다. 지난해 쌍춘년에 이어 올해 황금돼지해 결혼 바람이 불면서 주말은 결혼식장을 쫓아다니는 데 고스란히 쓰고 있다.친척이나 가족 중에 결혼 소식이 들려오면 축의금 압박은 더욱 심해진다. 여기에 부의금이나 돌잔치 등 각종 경조사까지 합치면 한달에 나가는 부조금만 50~60만원에 달한다. 50만원 안팎인 손 과장의 한달 용돈을 고스란히 경조사비에 쏟아 붓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손 과장은 “신용카드 명세서를 받는 것보다 청첩장을 받는 일이 더 겁 난다”고 말한다. 경조사비와 관련한 한국 직장인들의 자화상은 손 과장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선 각종 부조금(扶助金)이 ‘월급도둑’, ‘세금 고지서’ 라는 이야기가 우스갯처럼 나돈다. 주말에 소비되는 시간까지 합치면 실제 부담은 그 이상이다.

부조. 우리의 전통미덕인 상부상조(相扶相助)에서 나왔다. 사전적으로는 잔칫집이나 상가(喪家)에 돈이나 물건을 보내 도와준다는 의미다. 하지만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과거 품앗이처럼 일손을 도와주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대신 ‘현금 박치기’다. 문제는 경제적 부담. 결혼과 장례식에 돌, 회갑, 칠순 등 각종 경조사는 때를 가리지 않는다. 일생의 매듭을 짓는 주요 행사들이니 빠지기도 어렵다.

최근 봄철, 짝짓기 계절이 되면서 결혼식은 봇물을 이룬다. 환절기가 되면서 ‘부음(訃音)’도 부쩍 늘었다.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청첩장은 축하 마음을 전하기 전에 봉투에 담을 ‘배춧잎’(만원권) 숫자부터 고민케 한다. 이 친구가 내 결혼식에는 얼마나 했었지. 지금은 잘 모르지만 미래를 생각해 이 정도는 해두는 게 좋겠지’ 등 각종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친구, 직장동료, 친인척 등 친소 관계에 따라 관계 저울질이 끝나면 봉투 두께가 정해진다. 그때 그때의 주머니 사정도 무시할 수 없다. 3년차 직장인 우태원(27) 씨는 “올해가 황금돼지해라 그런지 주위사람들의 결혼, 돌 같은 행사가 유난히 많다”면서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주지만 매주 나가는 경조사비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재테크 포털사이트인 모네타(www.moneta.co.kr)가 지난해 조사한 주요 ‘소비지출 항목’에 대한 설문에 따르면 여성 설문자(1467명) 중 34.3%가 경조사비를 가장 아까워했다. 하지만 ‘뿌린대로 거둔다’는 경조사비의 불문율, 경조사 액수에 따라 규정(?)되는 인간관계 등을 생각하면 내지 않을 수도 없다. 부조금은 대략 ‘3-5-10만원’ 범위에서 선택된다. 최근 고착화된 ‘부조금 수열’이다.

1998년 한국소비자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인당 평균 경조사 금액은 2만8800원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금액은 배인 5만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별히 친하지 않으면 3만원, 평소의 정(情)을 각별히 표시하고 싶으면 10만원을 내기도 한다. 같은 회사직원이지만 부서가 다르고, 이름 정도만 알면 팀원들이 각각 1만, 2만원을 내 공동으로 성의를 전달한다.

정유사에 다니는 한 고참 부장은 “사실상 3만-5만-10만원의 책정된 범위내에서 금액을 정하고 있다”면서 “금액이 많을 경우 따로 모아둔 비자금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조금을 내기 전에 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또 낸 금액에 따라 관계가 결정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이 내는 쪽으로 정한다”고 말했다. 부조액은 참석 여부와 결혼장소에 따라 정해지기도 한다. 참석치 못하면 3만원, 가면 밥값(?)을 생각해 5만원을 내는 게 일반적이다.

외국계 보험사에 다니는 한 모(34)씨는 결혼식, 돌잔치 등에 부조금으로 5만원씩 내는 것이 부담되자 아예 3만원만 내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는 방법으로 2만원을 절약한다. 한 씨는 “한 달에 많게는 5, 6번씩 각종 행사에 가야되는데 부조금이 만만찮아 주위 선배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사 가격대가 높은 호텔 결혼식은 5만원이 하한선이다.

어학원 강사인 이 모(32)씨는 “식장이 어딘 지에 따라 부조금을 다르게 낸다”면서 “비싼 밥을 먹으면서 그보다 적은 돈을 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부조금 부담은 더욱 커졌다. 월급은 동결되고, 상여금은 주는데 부조금은 늘어나니 가계압박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부조금 엥겔지수가 높아진 것이다.

회사에서는 본인은 물론 사원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노조를 중심으로 상조회가 활발히 움직인다. 부조금 공정가격제도를 운영하거나 사우회를 조직해 경조사비를 지급하며 임직원들의 경조사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있기도 하다.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부조금 계를 따로 하기도 한다. 소수긴 하지만 부조금 조달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따로 하는 경우도 있다.

신한은행은 은행에서 지급하는 100만원의 축의금을 기본으로 개별적으로 축의금을 낸다. 얼마전까지 같은 부서내 결혼하는 직원에게는 일반직원 1만원, 책임자급 이상은 2만원, 부서장은 3만원씩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행우회에서 축의금 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부서별로 이른바 ‘부조금 공정가격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서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리급 미만의 일반사원은 1만5000원, 대리급 2만원, 과장 3만원, 차ㆍ부장 4만~5만원 수준이다. 이처럼 ‘공정 액수’가 정해지면서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마음의 부담이 적어졌다는 것이 기아차 직원들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자와의 친밀도에 따라 공정가격은 융통성있게 조정되며, 일부 사원은 현장 노력봉사 등으로 ‘공정가격’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외국처럼 선물을 주는 경우도 잦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결혼을 앞둔 신부 친구들이 가볍게 식사를 하면서 선물을 주는 ‘샤워파티’처럼, 미리 만나 부조금 대신 선물을 주는 것이다.

의견을 수렴해 청소기, 토스터기 등 간단한 전자제품을 개별적으로 사주거나 지인끼리 공동으로 돈을 모아 공기청정기 등을 사주기도 한다. 원하는 물건을 직접 사줘서 투입대비 효과는 더욱 크다. 돌잔치의 경우 최근 금값이 껑충 뛰면서 금반지 대신 애기옷이나 차라리 현금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트렌드가 됐다.

한 돈짜리 돌 반지 소매가가 10만원에 육박하다보니 전통적인 돌반지 선물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애기옷이나 5만원 현금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부조에 담긴 뜻은 변하지 않지만 부조의 형태는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헤랄드경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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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비의 경제학●
▷연봉의10% ‘인간관계보험’
회사원 K씨(42)는 이달 들어 20여일새 경조비로만 40만원을 지출했다. 회사 후배직원과 직장 상사의 딸이 결혼하는데 각각 5만원씩 부조했고 직장 동료나 상사의 부모상 등 상가는 5곳이나 찾아 다녔다.

이번 달은 특히 많았지만 K씨가 월평균 지출하는 부조금은 20만~30만원. 연간으로 하면 300만~400만원에 달한다. 경조비로 나가는 돈이 연봉 5000여만원의 10%에 육박하는 셈이다. K씨는 2년여전만 해도 특별히 친하지 않으면 부조금은 3만원정도를 냈는데 어느때부턴가 5만원이 기본이 됐다. 아내는 챙길 곳이 왜 그렇게 많냐고 투덜대지만 K씨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험’이다. 자신에게 일이 닥쳤을 때에 대비한 ‘경조사용 보험’인 동시에 ‘인간관계 유지 보험’이다.

반면 경제부처에서 1급 관리관까지 오른 후 회사를 설립해 민간으로 진출한 L씨는 고위관료시절 경조사에 갈때 부조금으로 5000원~1만원짜리 봉투를 내밀어 한때 인구에 회자됐다. 공무원 월급으로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는 소신 때문이었다고 한다. 경조비의 다과보다는 찾아가서 축하해주고 위로해주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반영된 듯 하다.

부조금은 목돈이 들어가는 행사때 이웃끼리, 친척끼리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일을 잘 치르도록 돕고 자신이 닥쳤을 때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청첩장이나 부고가 날아들면 자신의 경조사때 얼마나 냈는지 알아보고, 그 수준에 경조비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형편에 맞게, 또 도움을 받은 만큼 부조를 하는 것이 경조비의 원칙이다.

그런데 서로 돕기 위한 경조비가 언제부턴가 회사 업무와 관련한 거래선이나 로비 대상자를 챙기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축의금이나 부의금 규모가 상대방에 대한 예우 를 보여주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 한창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30~40대에는 가계에 부담이 갈 정도로 도움될만한 인사들의 경조사를 챙긴다.

그러다보니 정작 본인이 현직에서 은퇴한 후에 자녀가 결혼하거나 상을 당하면 부조를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생긴다. 일가 친척이나 이웃은 어느 때건 큰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주지만, 이해관계 때문에 부조를 했던 대상은 막상 내가 경조사를 당하면 신문에 난 부고를 보고 알아서 찾아오지 않는 한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기가 뭣하다.

그래서 경조비로 지출한 돈과 경조사때 받은 부조금의 합을 비교해 보면 대개 지출한 평생동안 낸 부조금보다 훨씬 많다. 물론 고위관료나 사회 저명인사는 이와 반대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덕성이 강조되면서 고위급 관료들이 부조금을 사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조금을 많이 받아 행여 발생할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아예 부조금을 받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어느 관료 출신은 자녀의 축의금 명목으로 천만원대를 받았다고 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저런 사정을 따져보면 경조비의 경제학은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형편에 맞게 인정을 담아 성의를 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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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ㆍ차관법정 경조금5만원●
대한민국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이 보내는 경조금은 얼마나 될까. 또 각부처장관이나 기업 총수들은 각종 경조사에 어느정도의 돈을 쓸까. 결론부터 말하면 먼저 대통령의 축의금은‘ 일급기밀’이다. 흔히 금일봉이라고 적힌 봉투에 돈이 들어 있어 얼마인지 알 수가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금일봉이 공개될 경우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기때문에 이제껏 한번도 공개한 적이없다”고 말했다. 특히 받는 사람 또한 대통령이 준 돈인만큼 웬만해서는 얼마인지 밝히지 않으려는 특징도 있다.

대통령의 금일봉은 지위에 따라 다르다. 현직 3부 요인과 정당대표, 헌법재판소장 등의 혼례와 부음 시에는 화환ㆍ축의금이나 조화ㆍ부의금을 전달한다. 또 현직 장관급이상의관료(대법관포함)나학ㆍ예술계인사등지도층인사의경조사때에는금일 봉없이화환과조화만보낸다. 이와함께학ㆍ예술계인사등지도층인사에대해서는 조화와화환을보낸다. 반면순직자에대해서는조화와조의금을모두주게된다. 눈여겨볼것은혼례는본인과자녀, 부음은본인과배우자까지만해당된다는점이다.

정치인들은 현직 국회의원부터 예비후보자까지 선거와 관련된 일체의 기부행위를 할수없다. 하지만 자신의 선거와 직접 관련이 없는 가족이나 동료 국회의원 등에게는 할수있다. 보통 정당대표들은 20만원, 국회의원들은 10만원을 기본으로경ㆍ조사비를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정당관계자는 “화환이나 조화를 많이 보내기 때문에 실제로는 30만~40만원의 돈을 쓴다고보면 된다”고말했다. 각부처장ㆍ차관들은 공무원 윤리강령에 따라 경ㆍ조사비로 한번에 5만원이상을 쓸수가 없도록 돼있다.

그러나 이는 정말 형식적인 관계에 적용되는 금액이다. 한정부 부처 고위 관료는 “소위‘ 장관 체면’이 있는데 아무리 법이 그렇더라도 5만원을 내면 상대방 입장에서 인색하다고 뒷소리하는 경우가 많아 장관 개인돈으로 보태 10만원 정도를 채운다”고 전했다. 이같은 괴리로 인해 장관들은주로 특수활동비 명목으로 나오는 돈으로 경ㆍ조사비를 내는 경우도 많다고한다. 또다른 정부실무자는“보통 30만원 안팎으로 지출한다”고 전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자신과의 관계나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전언이다. 예컨대 그 리 가깝지 않고, 형식적인 부조라면30~50만원선을 주지만, 자신의 친인척이라면 놀랄만한 액수가 될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기업 총수 본인이나 자녀의 혼사라면 얘기가 다르다. 어차피 돈에 구애 받지않기 때문에 서로‘ 안주고 안받는’ 것이 관례가 되고있다. 실제 근래 결혼한 정대선 BNG스틸이사와 노현정전아나운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인 탤런트 윤태영과 임유진씨 등은 모두 결혼식에서축의금을 사절했다. 어떤 이들은 권력자들이 주는 봉투는 막연히 상상 이상의 돈이 담겨 있을거라 생각한다.

‘권력은 봉투에 비례한다’는 속설에의거해 수백만원, 수천만원이 될거라고 믿는것이다. 실제 과거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그런경우도 있었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는 2004년 73억원의 증여세 포탈혐의로 구속기소, 돈의 출처를 밝히는 도중 1987년 결혼당시18억원을 받은 것으로알려져 세간을 놀라게했다.

당시 증인들에 따르면 전씨의 외할아버지가1억7000만원, 외숙부가5000 만원, 종친회장이4000만원등을 냈다. 그때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일반인들의 경우, 청첩장을 500~1000장을 발행하고평균 한사람으로부터 5만원 내외를 받아 많아야 총2000만~3000만원의 축의금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금액이라할 수있다. 하지만 현재는 그 당시와 상황이 180도 다르다.

국회의원 등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공직선거법에 의해 선거구 주민 및 선거와 연관이 있는 자에게 각종 축의금ㆍ부의금 을낼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장관이나 기업총수들도 뇌물 및 로비자금으로비쳐질까봐 아예 안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을 전달한다. 반대로 주는 것이아니라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나 기업총수들은 괜한(?) 오해를 사지않기 위해100만원이상의축의금ㆍ부의금은 받지않는 것을 관례로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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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머니로축의금●
지난 봄 결혼한 직장인 염모씨(25)는 결혼 당시 축의금으로 도토리 상품권을 받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서울의 결혼식에 참석이 어려웠던 고향의 몇몇 친구들이 싸이월드를 결혼 무드로 꾸미는데 쓰라며 도토리를 모았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한 친구가 ‘그래도 무언가 증거를 남겨야 한다’며 같은 금액의 도토리 상품권을 구입해 축의금 봉투에 담아 전달했던 것. 염 씨는 “1000개 단위의 도토리를 보유하게 되니 엄청난 부자가 된 것 같았다”며 “실제 오프라인 돈의 가치보다 도토리의 체감 가치가 훨씬 높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기업도 동료직원의 결혼식 축의금을 사이버 머니로 지급, 화제다. 사이버축의금을 갹출한 직원은“복잡한 예식장에서 축의금을 낼 때보다 훨씬 편리했다”며 “인터넷기업의 이미지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사이버머니를 축의금을 모아 냈다”고 말했다. 도토리는 실제 돈이 아니라, 인터넷 미니홈피 ‘싸이월드’에서 사용하는 사이버 머니다. 3000원, 5000원, 1만원 권까지 다양하다. 선물용 상품권 하면 흔히 백화점, 구두 상품권을 떠올리지만 요즘에는 도토리같은 사이버머니도 인기다.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깜짝 이벤트로 도토리 같은 사이버머니를 돌리기도 하고,손주 세뱃돈으로 도토리 상품권을 준비한 신세대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례도 있다. 디지털 아이템을 구매할수 있는 사이버머니를 선물하는 문화는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사이버머니는 온라인쿠폰 아이템 등 온라인 선물이 다양해지면서 활용도도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뿐 아니라 40대 이상 중ㆍ장년층에서도 사이버 머니를 선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크고 친구 아이디를 통해 클릭만으로도 간단히 선물을 보낼 수 있어 편리하다는 점. 게다가 최근에는 인터넷상의 아이템 선물 외에도 할인 쿠폰,이머니 형태의 기부금 등 활용도도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기발한 아이디어의 사이버머니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영화예매 사이트 맥스무비는 회원에게 ‘강냉이’를 나눠준다. 강냉이로 최신 영화를 내려받아 보거나 시사회에 응모할 수 있다.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동영상 마켓플레이스(전자장터)인 픽스카우에서는 거래 수단으로 ‘치즈’를 사용한다.이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사고 팔 때는 ‘치즈 3개’등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매기면 된다. 또한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은화’, 하나포스닷컴은 ‘비타민’,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 ‘루찌’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또 인터넷상에서 뿐아니라 일반 편의점에서도 사이버머니 판매에 나섰다. 그대표적인 것이 바로 싸이월드의 사이버머니인 도토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토리 상품권은 교통카드처럼 일정 금액을 채울 수 있는 충전식이다. 이를 위해 SK커뮤니케이션즈와 사이버패스는 GS25, 세븐일레븐 등 전국 체인망을 가진 편의점과 계약을 맺고 도토리 상품권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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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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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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