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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곤충학이야기

 
- 시신에서 발견된 여러 종류의 진드기 그림(휴먼앤북스 출간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 인용).
●사체 주변 곤충 통해 사망원인 알 수 있다●초동 수사단계 현장 투입시 사건해결 큰 도움
●곤충 천이현상 이용, 사망시간 대략 추정 가능


시신에서 발견된 여러 종류의 진드기 그림(휴먼앤북스 출간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 인용).

■개구리소년과 법의곤충학
대구 "개구리소년"들이 실종 11년 만인 지난 2002년 9월 인근 와룡산에서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급파됐다. 경찰은 곡괭이와 삽으로 현장을 마구 파헤쳤다. 뒤늦게 "아차" 싶었는지 국가과학수사연구소와 법의학자들을 불렀다. 이미 경찰은 짧은 시간에 유골 네 개를 파헤쳐 놓았다. 마지막 유골 하나만 감식반이 와서 조사했는데 반나절 정도가 걸렸다.
법의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수준을 알려주는 단적인 사건이었다. "그때 현장 보존만 잘했으면 뭔가 단서가 나왔을 텐데"라며 많은 이들이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다.

법의곤충학자들이 초동수사 단계에서 현장을 조사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유해가 처음부터 발굴된 현장에 있었는지 제 3의 장소에서 숨진 뒤 옮겨 졌는지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해 유해에 묻어있는 곤충과 인근 토양에 있는 곤충의 동일성 여부를 가리는 검사가 가능하다. 또 발견된 곤충의 종류와 탈피각(구더기가 파리가 되어 빠져 나가고 남은 껍질)을 통해 시신 보관상태와 타살 여부를 가릴 수 있다.

경찰은 유골 발견 이틀 만에 사인을 자연사로 발표했다. 소년들이 야간에 길을 잃고 헤매다 탈진해 저체온증으로 숨졌다는 어처구니없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법의학팀은 검사 40여 일 후에 두개골에 나타난 비교적 큰 파손 흔적과 미세한 외상흔적을 근거로 "타살"이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공소시효가 끝난 이 사건은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건강은 죽어서도 감출 수 없다
대체로 우리는 건강하게 산다고 믿고 산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가 되면서 사람이 사는 환경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화학공단이 자리한 곳은 대기와 수질이 크게 악화돼 때로는 중금속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기도 한다.


▲법의곤충학자 고신대 문태영 교수가 유골에 남아있는 곤충을 통해 시신상태를 감정하고 있다.

예로 중화학 공업단지에서 오래 근무하던 사람이 타지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시신으로 발견돼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시신에서 발견된 파리의 탈피각을 채취해 수은농도를 측정하니 특정지역의 수은 농도와 일치했다. 그 지역에서 행방불명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탐문을 벌여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었다.

시신을 먹고 자란 구더기는 시신의 중금속 농도와 유사한 농도가 그 탈피각에 남아있게 된다. 이 탈피각은 사람의 머리카락과 유사한 성분이므로 머리카락의 성분을 조사하는 방법과 거의 유사한 방법으로 원하는 물질을 추적할 수 있다.

마약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시신에서 보이는 구더기들은 매우 흥분된 상태로 시신을 포식해 성장속도가 정상적인 시신에서 보다 빠르다. 반대로 농약을 음독한 시신의 구더기는 매우 성장이 느리게 나타나기도 한다. 곤충을 이용해 사후경과 시간을 측정할 때 시신의 사망 직전 상태에 대해 고려하고 주의해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곤충도 시체에서 천이한다

풀밭에서 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것을 천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시신에 모여드는 곤충들도 시체의 부패과정에 따라 다른 종류들이 나타나는 천이현상을 보인다. 시신의 부패초기에는 개미나 파리 구더기가 보이지만,점차 부패가 진행되면서 구더기를 먹으려는 딱정벌레들이 몰려들어 구더기와 시신을 함께 먹기도 한다. 부패가 종료되며 시신이 건조되는 시기에는 수시렁이나 나방 같은 종류들이 나타난다.

이런 천이현상을 이용해 대략적으로 사망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또 여러 곤충종류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과연 그 곤충들이 시체가 발견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게벌레만 하더하도 바닷가에 사는 민집게벌레,민물가의 모래사장에 사는 큰집게벌레,인가에 주로 사는 애흰수염집게벌레,인가 주변과 낮은 구릉지에 사는 큰마디통통집게벌레,숲의 언저리에 사는 좀집게벌레,비교적 숲이 우거진 곳에 사는 못뽑이집게벌레 등 다양하다. 본래의 사는 곳이 아닌 장소에서 발견된다면 그 시신의 사망전 행동 또는 사후유기 등에 대해 통찰해야 한다.
 
- 법의곤충학자 고신대 문태영 교수가 유골에 남아있는 곤충을 통해 시신상태를 감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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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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