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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를 맞이하면서

 
●안우환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丁亥年 봄학기를 맞는다. 학기는 일년에 두 번 돌아오지만, 유독 봄학기를 맞는 심정에는 설레임이 배여 있다. 만물이 생동하는 들판의 새 싹 새 기운처럼, 모든 일들을 새롭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곳은 생사의례학과이다. 과의 이름 그대로 죽기 전에 죽음을 준비하고 죽은 후 주검을 처리하는 실무와 학문을 탐구하는 학과로서 일반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학과였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기피하는 학과 중의 하나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죽음학과 수목장 등 자연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촉발되면서, 생사의례학과 또한 많은 관심을 받기에 이르렀고, 또한 새로운 변화를 요청받고 있다.
우선 우리의 장사문화가 유교사상에 의한 “효”문화의 계승적 전통을 중시하던 계층주의에서 간섭받기를 싫어하며, 창의적이고 실리적인 면을 추구하는 개인주의로 삶의 양식이 급속하게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우리 생사의례학과의 교육내용과 방향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교수, 학생, 동문 등의 주체들은 죽음의식, 장법의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장례문화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의 죽음관은 유교사상인 “효”문화를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의 죽음은 효를 다하지 못한데서 비롯되었다는 죄의식을 스스로 부여받았으며,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사회복지시스템이 없어 생사의 모든 책임은 자식이 져야 하기 때문에 죽음은 두렵고, 힘든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죽음과 주검에 대한 처리 전문 대행 회사가 설립되어 이러한 전통적 가치관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자식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이 환자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이고 남은 생을 가치있게 살다 죽는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
죽음학의 대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근사체험(의학적으로 죽었다 깨어난 사람의 증언)에 의거, 사후의 실상을 분석한 결과, 죽음 후는 아름답고 공간을 초월하는 영원한 삶이 계속된다는 의미를 전하고 있다.
방송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미치 앨봄이 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모리슈워츠 교수가 루게릭병에 걸린 이후 죽을 때까지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남은 여생을 끝까지 강단에서 그리고 TV에 출연하는 등 자기만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현재의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지혜로운 방법임을 제시해 준다.


◈장사방법이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

우리나라 묘지의 40% 이상이 무연분묘라고 한다. 생활이 바빠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하지 못하고 예초, 제초 등 어려운 묘지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분묘를 버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 대안인 화장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납골시설을 공급하였으나 고가의 구입비용, 관리자의 서비스 부재, 장기관리 보장 불안 등의 폐해로 선호도가 줄어들고 있으며,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장법이 제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청은 정부에서 장사등에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까지에 이르도록 유도해왔으며, 개정안은 국회에서 현재 심의 중에 있어, 개정의 주된 내용인 자연장 도입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릴 날도 멀지 않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자연장이 보다 다양하게 진행되고 발전되어 현대인의 개성적 요구에 충족을
제공해야만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자

현재 우리는 환경여건의 변화 추세에 따라 장사문화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서 있다. 새로운 시대를 맞으면서 장사분야는 혐오스러운 분야에서 인간의 사회복지 중 가장 중요하며 발전의 소지가 많은 블루오션 분야로 거듭나게 해야 하는 임무도 주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동국, 명지대학교에서 배출한 장사관련 석박사가 50명에 가까우며 학부 신설, 전문대학 정원 확대 등 인재 양성과 질적인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장사분야는 아직까지도 과거 상장례에 국한된 교육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사문화 전체를 이론적 근거에 의거, 전문과정, 학부과정, 석박사과정으로 분류하여 그 수준에 맞는 교육계획이 세워져야 장사문화 발전을 보장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교육자료 부족과 경험요소에 의존하여 알맹이 없는 교육이 진행되다보니, 젊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근래 젊은 세대들의 지원율이 점점 증가되고 있는 추세로 향후 이 분야 발전이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새학기를 맞이하면서 신입생 환영회, 수업 등록, 오리엔테이션, 논문 청구 등 많은 일들이 우리를 바쁘게 하고 있다.
특히 이 분야에 처음 참여하는 신입생 여러분의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로 장사문화 발전과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당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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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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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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