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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앞으로 토지 절약을 위해 묘비를 만들지 않거나 작게 만들고 가족 공동장을 장려해 단독묘지를 줄이며 화장한 유골을 나무나 화초 아래에 묻는 자연장이나 바다나 하천에 뿌리는 생태장 등을 장려한다고 한다. 민정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9개 중앙부처는 이 같은 내용의 '토지절약 친환경 안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5년간 토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안장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에 대해서는 빌딩, 타워, 벽 등에 납골당을 설치하는 이른바 '수직 안장(vertical burials)' 방식이 추진된다. 또 묘지, 묘비의 크기도 기존보다 더욱 축소된다. 다만, 각 소수민족의 전통적인 장례문화는 존중하기로 했다. 이밖에 가족 구성원간 합장하는 방식으로 묘지 사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민정부 관계자는 또 “새로운 장례 정책을 일반 국민에 일괄적으로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 당 간부들부터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중국 간부는 “장례문화 개선에 앞장서겠다. 당 간부 가족들과 주변부터 새로운 장례문화 보급을 위해 교육하고 단속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친환경 안장을 추진하는 것은 급속한 도시화로 토지오염이 심각하고 토지자원이 급감한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50%인 화장율을 2020년까지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화장 문화를 적극 제창하고 있다. 그럼에도 풍수지리나 체면치레 등을 이유로 전통적인 매장 방식 장례가 지속되고 있다. 묻힐 묘지가 부족해지자 묘지가격이 치솟으면서 ‘아파트보다 비싼 묘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번 지침이 공직사회에 대한 호화사치 척결과도 맞닿아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이번 '친환경 안장' 가이드라인에는 공산당원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앞서 2013년 12월 '당원, 간부의 장례개혁에 관한 의견' 등을 발표해 호화사치 장례문화에 제동을 걸었다.
네티즌 찬반양론 “마오쩌둥 기념당부터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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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팎 네티즌 사이에서는 찬반양론이 뜨겁다. “수천 년 매장풍습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반대 측 주장 속에 “중공 간부들부터 먼저 실시한다면 찬성”이라는 반응도 보인다. 한 네티즌은 “유골을 나무에 뿌리고 개천에 뿌리자는 방안에 적극 찬성한다. 이참에 거추장스러운 청명절도 없애버리자. 묘지철거는 팔보산 공동묘지하고 톈안먼 마오쩌둥 기념당부터 시작하면 좋겠다”라고 꼬집었다. 토지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톈안먼 광장 남쪽 3만 3,867제곱미터의 엄청난 규모의 마오쩌둥 기념당은 중국 네티즌의 비난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한 네티즌은 미국의소리(VOA) 중국어 판 기사에 “(마오쩌둥의) 유골을 후난성(마오쩌둥 출생지)에 뿌리자. 고통스러운 기억을 각골난망하도록”이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에 또 다른 네티즌은 “묘안이다. 베이징 중축선부터 파헤치자. 팔보산 공동묘지터는 활용도가 높은 토지”라고 맞장구를 쳤다.
한편 새 장례 정책이 공정하게 실행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낸 네티즌도 있었다. “유골을 남기지 않는다는 정책이 차별 없이 추진된다면 좋겠지만, 마오쩌둥 기념당과 가족 묘지, 팔보산 공동묘지를 제외한다면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을까. 권력자와 부호층은 매장하고 서민들만 잿가루가 되어야 한다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보아하니 지방정부 관리들과 공안, 무장경찰들만 또 바빠질 것 같다. 고위층과 부유층이 해외에 묘지용 땅을 사고 선친묘를 이장한다는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었다.”라고 개탄했다. 중국에서는 원래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이 가장 일반적이고 오래된 풍습이었다. 중국에는 “땅에 묻혀야 가장 평안하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중공은 집권 후 “토지 절약과 전염병 근절”을 이유로 일부 소수민족을 제외하고 모든 중국인에게 일률적으로 화장하도록 했다고 VOA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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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강족, 이족 등 소수민족의 장례풍습이다. 화장 정책 시행 초기, 한족들은 전통적인 장례풍습에 어긋난다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화장을 보급하기 위해, 당시 중공 최고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은 자신이 죽은 뒤 화장을 해달라고 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오쩌둥의 유언은 오늘날까지도 실현되지 않았고, 그의 시신은 여전히 톈안먼 마오쩌둥 기념당에 놓여있다. 한편 화장풍습이 정착되면서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도 일어났다. 유골을 묻은 자리에 덮은 시멘트나 대리석 묘비로 토양의 호흡이 차단돼 토양이 썩거나 비가 내리면 유실되고, 시신을 화장하면서 발생하는 유황 화합물 등 유해물질이 대기 중에 배출돼 대기오염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생전에 중공 고위층 사이에 공과 논란이 있었던 저우언라이와 덩샤오핑은 유언에 따라 사후 화장돼 유골이 바다에 뿌려졌다. 한 네티즌은 “그들은 자신이 빚은 죄가 무거워 사후 부관참시당할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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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emorialnews.net/news/article.html?no=5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