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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영생에의 욕망, 죽은사람 뇌 스캔하여 영혼 살린다?

'영생을 바라며 뇌를 냉동시킨 대학생' 이야기

‘불멸’을 향한 인류의 열망은 단 한 번도 식은 적이 없다. 최근 한 이탈리아 의사가 2017년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세계 최초로 척수성근위축증 환자의 머리를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수술을 하기로 밝혀 영생을 원하는 인간의 바람이 얼마나 실현에 가까워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탄소화합물과 물로 이뤄진 인간의 신체는 언젠가는 기능을 다하고 썩어 사라지기 마련이다. 병을 고치고 부서진 사지를 재생시키더라도 어차피 한계는 있다. 유한한 인체의 기능을 최대한 연장시키는 연구와 더불어, 최근 과학계에선 인간의 뇌에 깃드는 기억과 감정, 지적인 성과들을 사라지지 않게 영구 보존함으로써 이른바 ‘정신의 불멸’을 달성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뇌를 구성하는 1,000억개 신경세포의 연결구조와 시냅스 활동원리가 담긴 뇌의 지도 ‘커넥톰(Connectome)’연구를 주도하는 한국계 미국인 과학자 승현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를 필두로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들에서 뇌의 신비를 풀기 위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뇌의 소프트웨어적인 분석이 성과를 거두게 되면 이론상 정신의 불멸이 가능해진다. 사망 후 뇌의 조직이 붕괴되기 전 뇌를 냉동 보관한 후 조직을 정확히 스캔한다. 이를 통해 시냅스들의 정보교환이 이뤄진 경로들을 복원하고 그 데이터를 0과 1값으로 모두 디지털화한다면 미래의 어느 날 ‘죽었던’

사람의 정신이 컴퓨터를 통해 부활하는 것이 현실화된다는 게 현재까지 정립된 뇌의 복원 과정이다. 이러한 시도가 실제 성공한다면 사라진 파일을 복구하듯 뇌를 파일형태로 되살리고, 이미 죽어버린 신체의 다른 부분은 인공기구로 대체해 몸과 정신이 모두 ‘영생’하는 세상이 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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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먼 훗날 부활을 기대하면서 2013년 봄 뇌를 영구보관하고 숨진 23세 여대생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가까운 미래, 인류가 맞이하게 될지 모를 ‘불멸’에 대한 가능성도 함께 짚어봤다.


영생을 바라며 뇌를 냉동시킨 대학생


미 콜로라도 대학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하는 킴 수오지와 미주리 주의회에서 인턴십 과정을 준비하던 남자친구 조쉬 쉬즐러는 2011년 3월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킴을 괴롭혀왔던 두통의 이유가 뇌종양이었고, 머지않아 호흡중추를 멈추게 할 정도로 종양이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는 진단이었다.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과 방사능 치료를 받은 후 다행히 한 신약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암은 사라진듯했다. 그러나 2012년 봄 뇌종양이 재발했고, 킴은 몸의 오른쪽을 거의 쓸 수 없게 됐다. 오른손은 물건을 집을 수도, 펜을 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약해졌고 죽음의 공포는 젊은 커플을 옥죄기 시작했다. 육체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던 이 커플은 2007년 킴이 인지과학 수업 당시 읽었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책 ‘정신능력을 지닌 기계들의 시대‘(The Age of Spiritual Machines)를 떠올리며 희망을 찾았다. 기계의 지능 수준이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할 때까지 뇌를 냉동 보관하고 이후 뇌의 정보를 컴퓨터에 업로드해 정신의 수명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자신의 뇌를 냉동 보관해 기술력이 갖춰진 어느 미래에 정신으로나마 되살아나고 싶다는 뜻을 굳힌 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레딧(Reddit)에 사연과 이 같은 작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 “죽어가는 23세 젊은 여성입니다. 내 뇌를 얼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로 시작되는 영상은 적지 않은 독지가들의 마음을 얻어내도록 이끌었다. 죽음으로 끝날 것 같던 킴의 희망은 미국 내 최대 장기보관 기업인 ‘알코 라이프 익스텐션(Alcor Life Extension Foundation)’의 시술을 통해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망 후 뇌 조직이 훼손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시술이 필요한 만큼, 킴은 알코 라이프 익스텐션과 가까운 곳에 머물며 마지막 날들을 보냈다. 끝내 2013년 봄 어느 이른 새벽, 조쉬는 알코 라이프 익스텐션 비상대기팀에 킴의 생명이 다해간다는 다급한 전화를 걸었고 수분 만에 도착한 의료진은 킴의 사망을 확인하자마자 계획된 절차대로 정신적인 영생을 위한 단계들을 밟아갔다. 혈액순환이 멈춰 뇌 조직이 급격히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피를 돌리는 작업을 하고, 부종이 진행되지 않도록 약물이 투여됐다. 새벽 5시 즈음 사망한 킴의 시신은 정오가 되기 전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처리가 끝났다. 정신을 담은 뇌는 질소가스용액으로 이뤄진 냉동고로, 마지막 호흡을 끝으로 생명의 온기가 사라진 몸은 흙으로 향했다.


머지않은 미래, 정신의 영생은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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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의 희망은 사실 현재로썬 과학이 모두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현대과학만으로 인간의 뇌를 영구보존하고, 여기서 커넥톰을 완벽히 분석해 스캔하기까지는 수백억달러의 자금과 오랜 시간이 필요로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만일 뇌의 정보를 모두 보존하고, 이를 디지털로 복원하더라도 과연 여기에 인간의 지적 능력과 자아가 온전히 남아있을 것이란 뚜렷한 보장이 없다는 점도 난제이다.

우선 뇌를 냉동하는 데 있어 난관이 적지 않다. 인간의 뇌는 수천억개의 뇌세포와 이것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들로 이뤄져 지적 능력을 발현하는 복합체이다. 만일 이렇듯 복잡한 뇌 조직에 피나 수분이 한 방울이라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냉동 처리될 경우 이후 얼음결정이 조직을 파괴해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도 있다. 또한 현대 과학은 뇌의 어떤 부분이 각각의 지적 능력을 담당하는지 완벽히 파악하고 있지 못해서 냉동과정 중 손실되는 조직이 정확히 무엇을 잃게 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기술의 진보가 한 순간도 속도를 줄이고 있지 않는 만큼, 정신의 영생이 현실화되는 시대는 멀지 않다고 장담한다. 독일 뇌생물학연구기관인 막스 플랑크(Max Planck)의 책임 연구원 빈프리드 덴크는 “40년 정도면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정확히 복제해 디지털로 구현하는 기술과 도구를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희망이나 전망이 아니다”고 밝혔다. 2009년 최초로 토끼의 뇌조직을 냉동해 뇌세포간 전달내용을 전기적 신호로 바꿨던 그레그 페이 21세기 메디슨 연구소 책임과학자는 최근 돼지의 뇌에 대해서도 같은 연구에 성공,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The journal Nature Methods)’에 관련 논문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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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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