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 클로슨(Clauson·50)은 거실 유리창 곁에 크리스토퍼 모엔치(Moench)라는 예술가가 디자인 한 원통 도자기를 놓아두고 있다. 그 안에는 1년 전 죽은 어머니의 유골이 담겨 있다. 도자기 표면엔 어머니가 좋아하던 뉴잉글랜드 지역의 낙엽 무늬가 그려져 있다. 클로슨은 “어머니는 항상 이곳에 계신다”며 “내 곁에 어머니가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고 말했다. 이 도자기는 미국에서 꽃피고 있는 장례 예술 운동의 대표적 사례다. 샌프란시스코 소노마 카운티의 세바스토폴에서는 오는 27일 고인(故人)의 유골을 담은 항아리나 유골로 만든 연필 등 여러 작품들을 모은 전시회가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새로운 예술산업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40명의 예술가들이 동참한다. 지난 가을에는 필라델피아에서 ‘유골(遺骨)에서 예술로’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들은 장례 예술에 대해 “예술과 아름다움은 불안을 누그러뜨린다”며 “죽음이라는 불안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북미화장협회에 따르면 10년 전 미국인의 화장(火葬) 비율은 20.1%였지만 2005년에는 32%로 증가했다. 2025년엔 화장 비율이 51% 이상이 될 것으로 협회는 전망한다. 미국 내 장례와 관련된 ‘사망 관리업’은 현재 11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