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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에이지

Active senior① 경로당표 청국장 대박 !

여생이 활기차고, 불우이웃도 돕고, 경로당표 청국장 떴다.


인천시 중구 영종 LH7단지 아파트 경로당에선 온종일 쿰쿰한 냄새가 가시질 않는다. 냄새의 근원지는 바로 ‘할머니방’. 방문을 열자 어깨 높이 옷걸이에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 150여 개가 눈에 들어왔다. 바닥에 봉긋하게 솟은 이불 안에는 청국장이 익어가고 있었다. 할머니방이 ‘발효실’이 된 셈이다. “메주나 청국장은 뜨끈뜨근한 곳에서 뜨는 법이거든. 그래서 우리는 여기를 보물창고라고 불러.” 진창희(82)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경로당은 2012년 7월 아파트 입주와 함께 문을 열었다. 여느 경로당처럼 아파트 단지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모인 곳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여느 경로당과는 사뭇 다르다. 베란다 한쪽엔 크고 작은 항아리 11개가 놓여져 있고 커다란 솥도 2개나 설치돼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위생 모자와 가운을 입고 다닌다. “여긴 경로당이라기보다는 우리네 일터”라는 게 임경순(66) 할머니의 설명이다.


주력상품은 청국장이다. 어르신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옛 방식 그대로 짚을 넣어 숙성시킨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이틀을 보낸 콩에서 진득한 진액이 나기 시작하면 ‘할머니 손맛’이란 비법을 더해 동그란 모양의 청국장(사진)을 만들어 내다 판다. 가격은 1㎏에 1만원. 메주로 담근 고추장과 된장도 같은 가격에 판다. 한번 맛본 사람은 또다시 찾을 정도로 맛이 좋아 부산·포항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사는 아파트는 42.9~69.3㎡(약 13~21평) 규모의 작은 임대아파트다. 홀몸 노인이나 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들이 주로 산다. 허허벌판에 들어선 아파트라 달리 갈 곳이 없는 어르신들이 하나둘씩 경로당을 찾았다. 이렇게 120여 명이 넘는 회원들이 모였다. 하지만 시와 구청에서 들어오는 예산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회비를 걷기엔 다들 사정이 어려웠다. 점심 한 끼 나눠먹기도 힘들 정도였다. ‘밥값이나 벌자’며 시작한 일이 바로 장 만들기였다. “2년 전 부녀회에서 하던 장 만들기 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남은 메주와 콩이 경노당으로 넘어왔지. 이걸로 할머니들이 청국장을 만들었는데 맛이 기가 막히더라고. 우리만 먹기 아까워 여기저기 조금씩 나눠줬는데 이내 ‘팔아보라’는 거야. 순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지.” 처음 사업을 제안한 이상규(68) 수석부회장의 말이다.


처음엔 어르신들이 직접 키운 콩으로 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물량에 한계가 있었다. 이때 한 기업이 “콩을 사는 데 보태라”며 200만원을 지원했다. 노인들은 이 돈으로 파주 장단콩을 구입해 하나하나 골라 삶은 뒤 청국장과 메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별도의 레시피는 없다. 그때그때 손 가는 대로 만든다. 남성진(50) 사무장은 “우리도 애초엔 제조법을 통일하려고 했는데 어르신들마다 비법이 제각각인 데다 재료를 넣을 때도 눈대중으로 ‘이 정도면 됐다’고 하니 결국 포기해야 했다”며 “그래도 만드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할머니표 손맛이라 맛은 모두 일품”이라고 했다. 수익금은 모두 노인들에게 돌아간다. 곰국을 끊여 다같이 식사를 하거나 매달 마지막날 회원들 생일잔치를 여는 데 쓴다. 늦가을에는 김장을 해서 불우이웃도 돕는다. 그래도 남는 돈은 아파트에 사는 홀몸 노인의 병원비와 생활비에 보탠다. 소년소녀가장들에겐 장학금도 건넨다. 지난해에만 100여만원을 전달했다. 이를 위해 경로당 한켠에 저금통을 마련해놓고 동전도 모으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행정자치부가 지정하는 예비 마을공동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는 LH에 제안해 경로당 주변의 빈 땅을 빌려 본격적으로 콩 농사도 지을 생각”이라며 “기증받은 생선으로 젓갈도 만들어 팔고 인터넷 홈페이지도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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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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