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안락사에 대해 "신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15일 바티칸에서 열린 가톨릭교도 의료인 모임에서 "안락사를 존엄성을 위한 행동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동정심"이라며 "하느님과 창조물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안락사 대신 '조력 자살(assistedsuicide)'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인간의 존엄이나 안락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의 도움을 받은 자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조력 자살' 운동은 병자나 노인을 오물처럼 내팽개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안락사와 관련한 구체적 사례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1일 약물로 생을 마감한 미국의 말기 암 환자 브리트니 메이나드(29) 이후 확산하는 안락사 지지 여론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지난 3일 교황청의 이냐시오 카라스코 데 파울라 생명학술원 원장은 메이나드의 사례를 거론하며 "남의 도움을 받은 자살에 불과하며, 존엄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시험관 아기와 낙태,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시험관 아기는 자녀를 과학적으로 생산하는 것이고, 배아 줄기세포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미명 아래 인간을 실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런 행위는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이라며 "하느님께 죄를 짓는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