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불꽃처럼 살다간 ‘ET할아버지’

저기가 어디야,아름답구먼.나 이제 급히 감세

 
- 전신화상의 상처를 이기고 불꽃처럼 살다 간 교육자 채규철씨. 사진은 지난해 여름 두밀리자연학교에서 찍었다/조선일보DB
○“…저기가 어디야,아름답구먼.나 이제 급히 감세"○
‘E.T.할아버지’ 채규철(69)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평생을 불꽃처럼 살아온 재야교육자 채규철씨가 13일 오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채씨는 지난 10일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뒤 수술을 앞두고 13일 오전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살다 간 사람이다.(조선일보 2005년 6월 2일자 D1면 참조)

함경도 함흥에서 농촌운동을 하던 목사 아버지와 신여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채씨는 어렸을 때부터 농촌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노라 다짐했다. 6·25 때 혼자서 서울로 온 채씨는 길거리에서, 천막교회 한쪽 귀퉁이에서 새우잠을 자며 공부해 서울시립농업대(서울시립대학교의 전신) 수의학과에 들어갔다. 졸업 후 덴마크에 유학을 다녀온 후 1961년 충남 홍성에 있는 풀무학교에서 교사직을 시작했다. 그러다 장기려 박사(전 부산 복음병원 원장. 평생 가난한 이와 함께하다 1995년 한푼 남긴 것 없이 별세. ‘바보 의사’로 불렸다)와 함께 일종의 의료보험인 ‘청십자의료조합’ 운동을 시작해 복지운동에 뛰어들었다.

전신화상의 상처를 이기고 불꽃처럼 살다 간 교육자 채규철씨. 사진은 지난해 여름 두밀리자연학교에서 찍었다/조선일보DB 하지만 청년 채규철의 인생은 1968년 교통사고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으면서 큰 도전을 받는다. 승용차에 실어뒀던 시너통이 터져버린 것이다. 생전에 채씨는 “병원에 누워 있는데, 울고 싶어도 눈물샘까지 타버려서 울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30차례가 넘는 성형수술 끝에 채씨는 한쪽 눈을 잃고 손가락까지 오그라든 몸으로 살아남았다.

‘E.T.할아버지’라는 별명은 어린이들이 ‘이미 타버린 할아버지’라는 뜻으로 붙여준 별명이다. 하지만 채씨는 희망으로 상처를 덮었다. 채씨는 “이 몸이 요즘 돈으로 6000만원 넘게 들여 성형한 몸인데, 사람들이 진가를 몰라줘”라며, 웃음으로 상처를 넘기곤 했다.

채씨는 병석에서 일어나자마자 청십자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간질환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모임 ‘장미회’를 만들어 의료 복지운동을 전개했다. 농촌 계몽운동에서 시작한 채씨의 교육 사업은 1986년 경기도 가평에 설립한 ‘두밀리자연학교’로 연결됐다. “어린이가 바로 세상”이라는 철학을 이곳에서 실천했다.

두밀리학교 설립 멤버였던 구천서 단국대 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알려주는 학교였다”며 “채 선생은 자기 돈을 몽땅 털어 두밀리를 키웠다”고 했다. 두밀리자연학교는 지난해 가평군에 의해 농지를 불법 전용했다는 사소한 이유로 아쉽게 폐교됐다. 생전에 채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는 데 ‘F’가 두 개 필요해. ‘Forget(잊어버려라), Forgive(용서해라).’ 사고 난 뒤 그 고통 잊지 않았으면 나 지금처럼 못 살았어. 잊어야 그 자리에 또 새 걸 채우지. 또 이미 지나간 일 누구 잘못이 어디 있어. 내가 용서해야 나도 용서 받는 거야.”
활활 타오르던 불꽃이 하늘로 날아갔다. 유족으로 부인 유정희(56)씨와 아들 진석(인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광석(국민대 성곡도서관 사서), 딸 송화(대구보건대 겸임교수)씨가 있다.
[조선일보]제공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