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두이(馬王堆) 무덤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그 동안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던 2100년 된 미라가 다시 무덤 속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발굴”로 불려지는 마왕두이는 전한(前漢)시대 초기 장사국의 승상이었던 이창(利倉)이라는 사람과 부인, 아들의 무덤이다. 1971년 최초로 발견될 당시 이 무덤을 초나라 왕 마은(馬慇)과 아들 마희범(馬希范)의 무덤이라고 추정하여 마왕두이라고 명명했다가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고 있다.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무덤에 반듯이 누워있던 귀부인 미라이다. 이창의 부인 신추(辛追)의 것으로 밝혀진 이 미라는 2천 년을 훌쩍 넘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전혀 부패되지 않은 상태로, 피부에 윤기가 흐르고 지문과 모공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이집트의 미라처럼 신체장기를 꺼내고 방부 처리하지 않아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살았으며 어떠한 질병을 앓았는지 분석하는데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었다. 무덤 속에서는 미라 외에도 3천 여건의 유물이 출토됐는데, 20여종 15만 자에 달하는 서책은 당시의 학문적 수준을 파악하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으며 자수, 도자기, 칠기, 현악기 등도 당시의 생활상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출토된 유물은 현재 대부분 중국의 국보급 유물로 지정됐다. 중국 정부는 마왕두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면서 출토된 유물들을 발굴 당시의 모습대로 복원할 예정인데, 가장 큰 문제가 귀부인 미라의 처리 문제였다. 현재 후난성(湖南省)박물관에서 첨단 과학기술에 의존해 누워있는 미라를 다시 무덤 속으로 옮겼을 때 안전하게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유네스코는 유물이 출토된 곳과 보존된 곳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을 세계문화유산 지정의 제일 관건으로 삼는다. 11월 24일 창사시(長沙市)에서는 마왕두이 무덤 유지에 대한 기획자문회의를 열어 결국 귀부인을 무덤 속에 다시 돌려보낼 것을 결정했다. 2천년 동안 무덤 속에 잠들어 있다가 30여 년 간 잠시 외출(?)을 했던 귀부인. 중국 정부가 그녀를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옮겨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온바오 김철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