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농촌마을에 장례식장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현실로 밝혀지면서 주민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가 농협이 지난 20일쯤 예산군 오가면 신월리 541-6 번지 외 4필지 부지면적 6700㎡을 장례식장 신축을 위해 토지 주와 조건부 매입으로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여론이 흉흉해지고 있다. 사업자 측인 오가농협에서는 주민반대를 예상하고 신월리 몇 몇 주민을 설득하고 부지매입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져 공공기관인 농협이 떳떳하지 못하게 뒤에서 쉬쉬하며 부지매입을 진행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12년 전부터 영업을 해온 장례식장이 바로 지척(1km)거리에 있다는 것. 조그마한 동네에서 장례식장 두 곳이 영업할 경우 출혈경쟁이 불가피한데다 자칫 골리앗과 다윗의 다툼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어 공공기관의 공공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우려 된다. 오가농협은 "조합원 권익보호와 우대차원에서 장례사업계획을 세웠다"고 항변하지만 결국은 농협자체의 경제사업의 한축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며 "조합원들의 권익을 이용 농업과 관련 없는 장례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A모씨(59)는 "사업자 측에서 정확한 사업설명회나 주민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인근 주민 몇 사람을 동원 찬성 쪽으로 여론을 호도 민·민간의 갈등을 조장시키는 것 같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주민 B모씨(60)는 "같은 마을 1㎞이내에 장례식장이 있는데 또 하나의 식장이 들어선다면 주변 땅값 하락은 불을 보듯 빤한 일 아니냐며 농민을 위한사업이라면서 농민의 재산(땅값)을 폭락시키는것"이라며 오가농협을 비난했다.
이에 오가농협 측은 "조건부 부지매입이기 때문에 아직 사업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20억원이상 고정투자사업(건물신축 등)의 경우, 농협 충남지역본부 측의 사업성 검토 등 관련심사에 통과 돼야 사업이 확정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가장례식장을 매도의사를 타진했었으나 매도의향이 없어 본 부지를 매입해 신축하기로 약정했다"며 "조합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예산군내 모든 농협에서 약 1억 정도의 투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에 장례 식장과 관련 서류가 접수된다면 신고(등록제)만 하면 되는 사항이라 수리 할 수밖에 없다"며 "민원제기가 아직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지역본부 측은 지난 23~24일 사업 예정 부지를 현장답사하고, 오가농협의 투자능력과 사업추진에 있어 법적 걸림돌 및 교통접근성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의 보도 후 마을이장과 주민들이 오가농협을 항의 방문하고 장례사업 철회를 촉구하며 사업반대 의견을 담은 주민 성명서를 조합장과 이사회에 제출하고. 주민들의 '조합원 탈퇴' 카드까지 꺼내들며 조합장과 이사진을 강하게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민들의 반대가 예상외로 커지자 오가농협 측은 재빠르게 장례사업 유보입장을 밝히고 수습에 나섰다. 또한 자칫 "조합원들 간의 갈등으로 외부에 비쳐지는 등 여러모로 조합에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해 유보했으며. 농협측은 조합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거나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부지가 물색 된다면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반면 반대 측 대표인 신월리 이장은 "농협은 조합원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으로, 마을주민 대다수가 오가농협조합원으로 가입 돼 있는데 조합원이 반대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오가농협이 만약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한다면 100여명의 마을에 거주하는 조합원들은 조합을 탈퇴할 각오로 투쟁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가농협 관계자는 "그간 추진 중이던 사업예정지부지인 오가면 신월리 541-6 번지 외 4필지는 백지화 할 계획이며. 민원발생이 없는 다른 부지를 물색해 사업을 재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