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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참사’ 유족이 ‘세월호참사’ 유족에게 보낸 편지





뉴스를 통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여러분의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나라(일본)에서는 3년 전의 거대한 쓰나미로 많은 목숨들이 나뭇잎처럼 쓸려가 사라졌습니다. 어떤 예고도 없는 죽음이었습니다. 지금도 ‘아 그 사람은 이제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이따금 뭐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가슴이 아파옵니다. 어떤 의심도 없이 계속될 것이라 믿었던 일상이 그날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저의 딸은 학교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의 오카와초등학교 6학년으로 한주만 더 지나면 졸업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학교 앞 길가에 진흙으로 범벅이 된 조그만 주검이 하나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도저히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집에 있으면 딸이 “이제 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들려오는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바다를 향해 울며 쓰러지는 여러분들의 영상을 보고 정말로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가족을 남겨놓고 먼 여행을 가야 한다는 것. 아마 (아이들은) 무서웠을 것입니다. 차가운 물속에서요.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싶었을까요.


딸을 잃고 3년, 그때도 지금도 지킬 수 있었던 목숨들.
그 희생이 덧없는게 될지 아닐지는 살아 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사랑하세요.


세월호는 위기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않았다고 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위임받는 조직이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생명보다 다른 것을 우선시해, ‘오늘도 어차피 괜찮을 것’이니까 ‘조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쌓여 선장 등 승조원들의 행동을 통해 드러난 것입니다. 피난 매뉴얼도, 구명보트도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카와초등학교의 재해 대책과 피난 매뉴얼도 실체가 없는 날림이었다는 게 알려졌습니다. 보호자나 아이들이 피난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은) 50분 동안이나 교내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선생님입니다. 제 아이가 학교의 관리 아래서 죽고 말았지만, 저의 직장은 학교입니다. 아이들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선생님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한마디만 했어도 모두가 살 수 있었을 겁니다. 경험한 적이 없었던 커다란 지진이 지나간 뒤 거대 쓰나미를 경고하는 경보가 울리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도망쳐”라고 왜 강하게 얘기를 못했던 것일까. 저는 언제나 스스로에게 묻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통해 오카와초등학교의 사고가 교훈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3년 전의 사고를 통해 타인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면, 이번과 같은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배에서도, 열차에서도, 재해가 일어나더라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이행했다면, 지킬 수도 있었던 목숨을 잃게 되는 사건·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진실로 소중한 것을 가장 먼저 살피고 말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합니다.


생명이란 얼마나 무상한 것인가요. 지구가 조금 움직인 것으로 인해 찢어지고 마는 얇은 종이와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어떤 거대 쓰나미에도 휩쓸려가지 않는 게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떤 상황에 있어도 인간은 희망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해가 만들어낸 쓰레기로 가득 찼던 저희 마을도 이제는 조금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꺾이지 않는다면, 희망을 계속 가진다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습니다. 한줄기 풀이 빛을 향해 자라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비록 느리게라도, 단지 한사람이라도 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의 희생이 덧없는 게 될지 아닐지는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 달렸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생명을 미래를 위해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사고 뒤 3년이 걸려 겨우 찾아낸 저 나름의 작은 빛입니다. 타국의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함부로 말을 해 마음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는 이렇게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과는 어떤 형식으로라도 연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곧 딸의 생일입니다. 생일, 정월 초하루, 크리스마스. 즐거운 추억이 담긴 날들이 올해도 돌아옵니다. 그때마다 마음을 죄는 이 슬픔은 딸의 존재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무리해서 이를 극복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고 요즘 들어서야 겨우 깨달았습니다. 이 슬픔과 함께 저의 남은 인생을 살려 합니다. 이따금 꿈에서 만나는 딸은 언제나 웃는 얼굴입니다.
부디 몸조심하세요.


작은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는 모임


사토 도시로




<편집자- 주>

위 글은 동일본 대지진 때 딸을 잃은 아버지가 일본 동일본 대지진에서 딸을 잃은 아버지가 한겨레신문을 통해 세월호 유족에게 보내온 편지글이다. 이 글을 쓴 '사토 도시로'의 딸 미즈호(당시 12살)는 2011년 3월11일 대지진 때 벌어진 오카와초등학교 참사로 목숨을 잃었다. 지진 뒤 거대 쓰나미가 미야기현의 오카와초등학교를 덮칠 때까지 대피할 시간이 50분이나 있었지만 학교 쪽이 적절한 피난 조처를 하지 못해 전교생 108명 중 74명이 숨졌다. 아이들은 학교 뒷산으로 피난하려 했지만 “학교에 머무르라”는 지시를 받고 대기하다 숨졌다.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지시를 따르다 목숨을 잃은 세월호의 아이들처럼. 숨진 오카와초등학교 학생들의 부모들은 지금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작은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는 모임’을 꾸린 사토는 세월호 유가족과 연대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고 한다. 본지는 국경을 넘어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싶어 한겨레신문의 글을 인용함을 밝힌다.



<관련 기사>  


    동일본대지진 유족, 지자체 상대 손배소 “학교, 학생안전 책임 소홀”


“우리 아이들은 교사의 말에 따라 대피해 있었을 뿐인데….”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학교에서 쓰나미에 휩쓸려 희생된 초등학생들의 부모들이 “사고 당시 학교 측이 학생들을 운동장에서 대기시켜놓고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대피할 시기를 놓쳤다”며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스즈키 요시아키(鈴木義明·52) 등 오가와(大川)초등학교의 쓰나미 희생 어린이의 학부모 23명은 센다이(仙台)지방법원에 미야기(宮城)현과 이시노마키시 등 학교 소재지의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오가와초등학교 학생 108명 가운데 74명, 교사 13명 가운데 1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학부모들은 희생된 어린이 1명당 1억엔(약 10억원)씩 모두 23억엔(약 230억원)의 보상금을 현과 시가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소장에서 “이시노마키시가 운영하는 학교 측이 대지진 당시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또 “오가와초등학교는 해안에서 4㎞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고지대로 대피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며 “학교 측이 지진 발생 이후 쓰나미가 학교를 덮칠 때까지 약 45분 동안 학생들을 운동장에 모아놓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학교에 다니던 아들 겐토(당시 12세)와 딸 하나(9세)를 잃은 스즈키는 이날 법원에서 “교사의 말만 따랐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늦은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지자체 측은 학교가 지진위험지도상으로는 쓰나미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으로 설정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교직원들이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일단 운동장에 집결시켜 안정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며, 안전한 대피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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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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