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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힐링 장례시스템 필요하다

<희생자 사십구재를 맞으며>

◆유성원(메모리얼 소싸이어티 대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어언 44일이 지났다. 국민들은 수많은 어린 학생들의 억울한 죽음에 흥분하고 분개하고 비통해 했다. 사건이 일어나고부터 한 달여 동안 직접 유족이 아니더라도 가슴속의 우울함을 달래기 힘들었다. 그러나 세월이 약이라고 했던 것처럼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통해 자식, 형제, 부모를 한 순간에 잃은 유족들은 현재 어떤 상태일까? 세월호 참사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간접적으로 슬픔을 경험했지만 유족들이 느끼는 슬픔과 고통과는 비교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심리치료를 의해 안산시에서는 정신건강 트라우마 센터를 설치하여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한다고 하나 아직 국내에는 관련 전문가도 부족하고 치유 프로그램도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사별에 따른 스트레스는 얼마나 되고 얼마나 갈까? 관련 연구자료에 따르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배우자나 자식과의 사별 스트레스라고 한다. 특히 세월호 참사처럼 재난이나 사고로 인해 사전에 마음의 준비없이 발생하는 사별 스트레스는 그 슬품과 고통의 크기를 경험없이는 예측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크다. 사별 스트레스의 중증도와 그 기간도 천차만별이라 최소 2년이상에서 평생동안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현재 장례 시스템은 유족의 슬픔과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부족하다. 과거 우리나라 전통적인 가택 장례풍습은 사별을 겪고 있는 유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미풍양속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함께 나누는 장례문화는 슬픔의 공유를 통해 유족들의 사별 스트레스를 빠른 시일내에 최소화 시키는 자체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산업화,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장례식장 중심의 장례 시스템이 장례문화의 표준이 되었고 이러한 장례식장 중심의 장례 시스템은 장례절차와 시설, 편의성 중심으로 프로세스가 재편성되면서 주변인들과의 슬픔의 공유를 통한 유족 심리치유 기능이 생략돼 버렸다. 현재 장례식장 중심의 장례 시스템은 고인 중심의 장례 시스템이라고 하겠다. 산업화와 현대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장례식장 중심의 장례 시스템은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하였지만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장례는 장례예식 중심의 형식적 장례와 유족들의 심리 내면의 정신적 장례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이다. 3일장의 장례행사가 끝났다고 해서 유족들의 고인에 대한 상실감이나 슬픔, 그리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장례식장에서 장례예식 외에 '그리프 케어(Grief Care)'라는 추가적인 절차를 통해 유족들의 정신적 장례를 돕고 사별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사별 스트레스의 휴유증은 대단히 심각하다. 심한 경우에는 극도의 사별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며 현실 부적응, 공황장애등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병증으로도 나타나며 사회전반에 대한 적대감의 표출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그리프 케어는 사별에 의한 충격을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슬픔을 수용하고 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별 스트레스를 치료하는 정신적, 심리적 치유 방법이다. 장례예식과는 별도로 유족의 정신적 장례절차를 의미하기도 한다. 3일장의 장례행사가 장례행사를 통해 저승의 고인과 이승의 유족의 관계를 형식적으로 단절시킴으로 유족을 현실로 복귀시키는 형식절차라면, 정신적 장례절차는 유족이 마음속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별에 의한 유족의 고통을 잔잔한 애잔함과 추억으로 바꿔가는 심리적인 장례절차라고 할 수 있다. 어원적으로 플이하면 전자를 퓨너럴(Funeral)이라 한다면 후자는 메모리얼(Memorial)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년 뒤인 2018년에는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향후 30년간 사망인구는 지금의 2배수로 증가한다고 한다. 유족들이 겪는 사별 스트레스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 노년층이 겪는 사별 스트레스는 노인 우울증으로 발전되어 노인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사별 유족의 정신적 힐링을 배려하는 장례 시스템 구축이 시급히 요구된다. 사별 유족의 정신적 힐링을 배려하는 장례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구축이 가능하지는 않다. 그리프-케어 전문가의 양성, 유족 힐링 콘텐츠나 프로그램의 연구개발, 장례문화의 선진화, 관련 시설의 건축, 정부의 정책적 지원등 여러 분야의 체계적인 준비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적 장례예식 절차이후에 유족들의 치르는 정신적 장례절차를 비중있게 바라보는 시각전환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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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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