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때 부산외대 후배를 구조하기 위해 건물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은 양성호(25)씨에 대해 의사자(義死者) 신청이 추진된다. 양씨가 주소지를 둔 부산 남구청은 19일 살인성인의 정신을 높이 사 양씨를 의사자로 선정해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구는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유가족와 협의해 신청서를 부산시를 통해 복지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양씨는 지난 17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린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에서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주변에 있던 학생들과 탈출했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후배를 구하려 다시 뛰어들어가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해병대로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한한 뒤 미얀마어과 학회장을 맡을 정도로 학교 생활에 적극적이었던 양씨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추모의 글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이어지고 있다. 그의 어머니 하계순(52)씨는 현재 남구 용당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 지난 연말에는 14년간 지역의 재난 현장을 지킨 공을 인정받아 소방재청장 표창을 받은 사실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양성호 학생의 의로운 행동은 의사자로 선정될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사자로 선정되면 유족은 보상금과 의료급여, 취업보호 등의 예우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