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의 경제적 생활을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한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사회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3∼4월 세계 21개국 2만2천4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노년기의 생활수준을 노인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이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50%를 넘겨 53%를 기록했다.미국과 영국, 독일을 제외하고 러시아, 이스라엘, 이탈리아, 이집트, 케냐, 스페인 등 나머지 국가들에서는 대체로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강했고 개인에 책임을 돌리는 응답은 대개 10% 내외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정부, 가족, 개인 순으로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나왔지만 한국에서는 개인에 이어 정부(33%), 가족(10%) 책임이라는 응답 비율을 보였다. 고령화에 대한 염려도 상당했다. 자국에서 고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일본 응답자의 87%가 '그렇다'고 답해 1위에 올랐고 한국은 79%의 응답자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이 67%로 3위를 기록해 동북아시아에서 고령화에 대한 염려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은 인도네시아나 이집트, 나이지리아와 함께 30% 미만의 응답자만 염려한다고 답해 낮은 비율을 보였다.
노년기에 충분한 생활수준을 누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43%가 긍정적으로 답해 21개국 중 11위였다. 그러나 '매우 그렇다'는 답만 놓고 보면 7%에 불과해 하위권이었다. 중국은 79%가 긍정적으로 답해 1위에 올랐다. 브라질과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등에서 긍정적 답변이 70% 넘게 나왔고 미국도 6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일본과 이탈리아, 러시아처럼 최근 경제성장이 빈약한 국가들에서 노년생활에 대한 자신감이 낮았고 미래에 상대적으로 인구 연령대가 젊을 것으로 관측되는 국가들에서는 상당한 낙관주의가 보였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유엔 경제사회국(DESA)이 내놓은 인구보고서 통계와 통합 분석했을 때 한국은 205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34.9%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돼 1위인 일본(36.5%)을 육박했다. 일본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10년 23%에서 2050년 36.5%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 반면 한국은 2010년 11.1%에서 2050년 34.9%로 증가폭이 훨씬 컸다. 평균연령 추정치도 한국과 일본이 2050년 나란히 53세로 1위였다. 2010년 45세였던 일본이 40년간 8세가 늘어나는 데 비해 한국은 2010년 38세에서 같은 기간 15세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2050년 평균연령 추정치는 21세(나이지리아)에서 34세(남아프리카공화국) 정도였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40대 초반, 중국은 46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