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상징물인 스핑크스가 이스라엘에서 처음으로 발굴되면서 고고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중동 지역 일간지 더내셔널은 고대 유적지인 이스라엘 북부의 텔 하조르국립공원에서 스핑크스의 발 부분이 발견됐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를 발견한 이스라엘 히브리대 발굴단에 따르면 발 부분의 길이는 0.5ｍ 정도로, 약4천500년 전 고대 이집트 왕국을 통치한 멘카우라 왕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멘카우라 왕은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 지역에 있는 3개의 피라미드 가운데 하나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스핑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레반트(현재의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키프로스,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집트의 대표적인 유적인 스핑크스가 발견된 것 역시 최초다. 발굴단은 이 스핑크스가 하조르 지역의 가나안 왕궁이 파괴됐던 기원전 13세기, 약 3천300년 전으로 추정되는 단층 지대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발굴에 참여한 고고학자 암논 벤 토르에 따르면 전체 스핑크스의 길이가 1.5ｍ, 높이는 0.5ｍ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자들은 멘카우라 왕의 스핑크스가 어떻게 이스라엘에 이르게 됐는지를 둘러싸고 저마다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히브리대 소속 샤론 주커먼은 멘카우라 왕이 하조르 왕국에 건넨 선물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커먼은 "이는 가나안과 이집트 간 긴밀한 관계를 보여준다"면서 "당시 이집트는 강력한 지배국이었던 만큼, 하조르 왕국 역시 강대국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벤 토르는 "멘카우라왕 생전에 이 스핑크스가 가나안에 전달되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당시에는 이집트와 레반트 지역이 전혀 교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나안인들이 기원전 16세기 초반 이집트 남부 지역을 점령했을 당시 스핑크스를 약탈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4500년전 이집트왕국 통치한 멘카우라왕 이름 새겨져 있어… "이집트의 선물" vs "약탈물"
고대 이집트의 상징인 스핑크스 조각이 이스라엘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일간 예루살렘포스트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각은 고고학자 암논 벤 토르와 히브리대 고고학 연구팀이 고대 유적지인 이스라엘 북부 텔 하조르 국립공원에서 발굴했다. 연구팀은 "발견된 조각은 길이가 약 50㎝인 스핑크스의 앞발 부분으로, 아주 큰 스핑크스였던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