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15일 오전 지구촌학교의 졸업식. 합창단의 '거위의 꿈' 노래가 울려 퍼지자 밝았던 강당은 이내 숙연해졌다.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가는 학생들도 이들을 떠나보내는 선생님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가슴이 뭉클해졌다.

어느 학교 졸업식과 비슷한 풍경이지만 이 학교의 졸업식 분위기는 달랐다. 졸업생 6명, 전교생 80여명. 시골 분교만한 규모의 이 미니학교의 첫 졸업식인 것이다. 우리나라 첫 다문화 대안학교인 지구촌학교는 2011년 개교한 이후 지난해 6학년반이 생기면서 이날 첫 졸업식을 갖게 됐다.

'마이 리틀 히어로'에 출연해 널리 알려진 황용연 군도 졸업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문화 학교답게 졸업생들의 부모는 아프리카 가나·영국·필리핀·중국 등 다양하다. 남들과 다른 피부, 어수룩한 말, 그래서 일반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가정적으로도 불운한 경우도 있었지만 지구촌학교의 보살핌으로 중학교에 가게 됐다. 황 군은 2007년과 2010년 각각 엄마(2007년)와 아빠(2010년)를 잃고 누나·동생과 함께 살아오고 있다. 엄마의 재혼으로 한국에 오게 됐으나, 새 아빠의 잦은 술주정과 폭력에 시달리다 엄마와 함께 가출한 학생도 있었다. 5학년만 참석하는 다른 초등학교와 달리 이날 지구촌학교의 졸업식에는 80여명의 전교생이 형·누나들의 졸업을 축하하러 참석했다. 교장선생님이 졸업생 6명 각자에게 졸업장과 표창장을 건네주며 일일이 손을 잡으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힘들 일이 있어도 꿋꿋이 이겨낼 것을 당부했다.

5학년 동생의 송사와 함께 졸업생들의 답사가 이어질 때에는 답사하는 학생도 학부모도, 선생님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답사는 황용연 군이 한국어로, 중국 출신 학생과 아버지가 영국 출신인 학생이 각각 중국어와 영어로 답사했다. 누구보다 이들을 한 명의 이탈도 없이 모두 졸업할 수 있게 도와준 이윤주 담임 선생님은 마음은 남달랐다. 이 선생님은 "편부모 등 불안한 가정에서 자라나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던 아이들을 보내려고 하니 마음이 아프고 자랑스럽기도 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세상에 나가면 빛보다 그림자를 더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결코 너희들이 외국인이라고 해서 위축되지 말고, 너희들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극복해 줬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