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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문화축제의 현장을 가다

독특한 지역 장례문화 바위절 호상놀이 재현

해마다 10월이 되면 전국 지자체가 주관하는 문화축제가 한창이다. 해가 갈수록 주관하는 자치단체가 늘어나고 행사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홍보의 강화로 주민들의 참여율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젊은이들과 노인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맞춤식 행사에 고사리 손들을 거들고 있다. 언제나 따라 다니는 먹거리 장터와 놀이마당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개최된 ‘강동선사문화축제’ 현장을 취재했다.

12일 저녁에는 원시대탐험 거리퍼레이드가 왕복 2km에서 펼쳐졌는데 메머드가족, 움집, 시조새, 검치 등 선사동물, 빗살무늬토기, 원시식물 등의 형상이 거리를 수놓았다. 13일에는 ‘바위절마을 호상놀이’ 재현, 주민페스티벌 등이 있었고 기타 다양한 행사가 14일까지 이어졌다. 6천 년 전 신석기인들이 한강변에 삶의 터전을 닦고 살아 온 같은 자리에 오늘 현세의 주민들이 함께 모여 먹고 춤추고 뛰놀며 삶을 영위하고 있는 모습은 인간 삶의 유구함을 느끼게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흐르는 한강이 그 증인이다.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10호. ‘바위절 마을(岩寺洞)’이라는 지명은 마을 입구에 큰 바위가 있고 여기에 절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1963년 경기도 광주시에서 서울특별시로 편입되기 이전까지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다. 이 암사동 지역은 6000여 년 전 사람들이 살았던 움막집터 유적이 밝혀진 신석기 시대의 최대 집단 취락터가 자리하고 있어 한국선사문화의 추이를 밝히는데 유일하고도 귀중한 유적지가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기도 하다.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는 서울 강동지역의 고유 민속놀이로, ‘쌍상여 호상놀이’라고도 한다. 호상놀이는 가정형편이 좋고 오래 살고 복이 있는 사람의 초상일 경우 노는 놀이로, 출상 시 험난한 길을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전날 밤 선소리꾼과 상여꾼들이 모여 빈 상여를 메고 밤새도록 민가를 부르며 발을 맞추는 놀이이다.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는 요령잡이 선소리꾼 1명이 상여 앞에서 이끌고 상여꾼 36명이 네 줄로 상여를 메는데, 10명 내외가 메는 보통 상여에 비해 대단히 큰 것이 특징이다.

상여가 집을 떠날 때는 상여를 메기 전에 요령잡기소리를 부르고, 집 떠나면서 향도가를 불러 영혼을 위로하고 생전의 업적과 덕망을 기린다. 상여가 뒤로 밀리듯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마치 강물이 출렁이는 모습과 같아 매우 흥겹다. 출상에서는 관을 내리고 고인이 천년만년 지낼 유택을 짓기 위하여 봉분을 다지는데 바위절 마을의 특유한 풍습인 갖은 덕담과 달구질 매김 노래인 방아타령을 부른다.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는 1960년대 암사동이 서울시에 편입되면서 바위절 마을의 개발과 도시화 물결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으나 뜻있는 이들에 의해 단절된 지 30여 년 만에 원형이 복원되었다.

이 호상놀이는 초혼 - 조장놀이 - 출상 - 상여놀이 - 발인제 - 외나무다리 건너기 - 징검다리 건너기 - 노제 - 달구질 순서로 구성되어 있고 호상놀이 소리들은 선소리, 행여소리, 달구질소리가 있다. 바위절 마을 상여놀이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부분은 실제보다 더 애절한 쌍상여의 사랑 놀이였다. 상여끼리 서로 정답게 부여안고 못 다한 사랑을 나누듯 휘감고 도는 모습과 애절한 소리는 가히 압권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어두운 모습이 있었다. ‘바위절 호상놀이 보존회’ 자료에는 조교가 3명, 전수 장학생이 8명, 일반회원이 150명이 있다고 되어 있는데 현장에서 보는 상여꾼 등 구성원들은 그 대우가 빈약하여 마치 현장 노동자 같은 모습으로 비쳤다. 더구나 상여 보관소는 환경이 좋지 않은 컨테이너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소중한 상여는 그 속에 1년 내 내 파묻혀 있다가 단 한번 회원들이 모여 2,3일 연습 후 한 두 차례의 실연에 참여하고 있었다. 또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연로한 모습으로 무거운 상여를 메기가 힘겨운 모습들이었다.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뜻있는 신진들이 많이 참여하여 오래 오래 보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잘 보존해 온 기존 세대들이 마음을 열고 새로운 시대의 마인드를 받아 들여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축제 현장에서 뜻있는 인사를 만났다. 장례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우리 장례문화를 사랑하고 배우고 발전시켜 보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현장을 지키는 모습이 든든했다.

 
 
 

▶에필로그
방금 죽음의 행렬이 지나간 인공 외나무다리를 철모르는 어린 생명이 무심코 건너간다. 마치 무엇을 사색하는 듯한 모습이 오히려 기자를 사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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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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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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