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국왕의 死體

과거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국왕이 죽으면 사인을 명백히 규명하는 검시 과정을 거친 후 방부처리를 하여 미라를 만들었다. 사체의 방부처리 기술은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영국은 헨리 1세(재위 1100~1135), 프랑스는 필립 4세(재위 1285~1314)부터 공식 언급되었다. 국왕이 서거하면 혹시 다시 숨이 돌아올지 모르므로 24시간을 기다린 후에 궁정의 주요 인물들과 의대 학장이 입회한 가운데 검시를 시작했다. 왕실 수석 외과의가 흉골에서부터 치골까지 길게 절개하여 흉부와 복부를 열면 참여 의사들이 내장·위장·비장·간·심장 등 주요 장기들의 상태를 관찰한 후 기록으로 남겼다.

그 후 방부처리 과정이 진행된다. 혀와 눈을 비롯하여 부패하기 쉬운 기관들을 제거하고, 정향·장미수·레몬·오렌지·안식향 등의 물질이 함유된 방향성 포도주로 사체를 씻은 다음, 면으로 입·눈·코·귀를 막고 왁스 입힌 천으로 싼다. 사체에서 나는 냄새는 잘못 맡으면 즉사할 정도로 위험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각종 방향제를 사용했다. 사이프러스 껍질·라벤더·로즈마리·소금·후추·압생트·몰약·정향 등 여러 물질을 몸 안에 채워넣은 후 사체를 봉합하였다. 적출한 내장들, 혈액, 지방 그리고 수술 중 사용한 스펀지 등은 모두 수거하여 통에 넣어 관 옆에 함께 두었다. 이때 중요한 기관인 심장은 따로 방부처리를 했다. 이런 일을 공개적으로 하는 데에는 국왕의 신체가 개인의 몸인 동시에 "국가기관"으로서 신성한 가치를 지니고, 그래서 국가 기념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당대의 관념이 작용했다. 반쯤 미라가 된 국왕의 사체는 납으로 만든 관에 넣어 프랑스 왕실 성당인 생 드니 성당에 안치했다.

그런데 프랑스혁명 중에 국왕 사체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건이 벌어졌다. 혁명이 가장 과격한 단계에 들어섰던 1793년 가을, 혁명 당국은 지난 시대 왕정의 신성함을 공격하기 위해 역대 국왕의 관을 꺼내 일반에 공개한 것이다. 앙리 4세 사체의 경우 당대 기록은 이렇게 증언한다. "잘 보존된 국왕의 사체는 아주 잘 알아볼 수 있었다. 월요일까지 사체를 공개하여 누구든지 와서 관찰할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병사 한 명은 수염 몇 올을 뽑아 기념물로 삼았다."

왕이든 범부든 죽으면 그 몸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다. 순리에 맞지 않게 사체를 억지로 미라로 만들어 보존하는 일은 봉건 왕정 체제에서나 했던 일이다. [조선일보/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