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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장례문화

아름다운 봉사 멀리 연해주까지

박재완씨, 고려인 위해 3번째 ‘촬영 여행’

“김~치~. 아따, 우리 할머니, 김치를 안 드셨나, ‘김치’ 하는데도 안 웃으시네.” 카메라 뒤에 선 박재완(55)씨가 잔뜩 굳은 김알라(72) 할머니에게 농담을 던졌다. “내가 와 김치를 안 먹어, 얼마나 잘 먹는디.” 할머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가 찰칵 소리를 낸다.

프린터는 사진을 토해낸다. 출력까지 2~3시간씩 기다려야 하지만, 순서를 기다리는 노인들 표정엔 설렘이 가득하다. 이미 사진을 받은 김레브이오시포비치(76)씨가 사진을 품에 안는다. “손주들이 이거 보고 날 기억하겠지….” 눈가 주름이 환하다.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시(市)에 있는 고려인재생기금회관. 이달 중순, 이곳 2층 강당이 사진관으로 변신했다. 서울에서 날아온 사진가 일행이 차려놓은 ‘무료 영정사진 촬영소’다. 오전부터 노인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박재완씨의 ‘촬영 여행’, 이번이 세 번째다. 주 대상은 연해주의 연로한 고려인들. 수고료 한 푼 없다. 지난 2003년 들렀던 한 고려인 마을에서 박씨는 장례식을 목격했다. “낡은 트럭에 관이 실렸는데, 군복 입은 청년 사진이 붙어 있었어요.” 그 지난(至難)한 삶을 산 고려인들이 변변한 영정사진도 없이 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노인 한 분이 이랬다. “만날 한국에서 와서 사진들 찍고 가는데, 아무도 사진을 안 줘.”

아무 대답 못하고 돌아섰던 박씨는 작년 여름 프린터와 사진용지를 들고서 다시 연해주를 찾았다. 뜻에 동감한 지인 18명이 함께했다. 일주일 동안 우수리스크, 노보네즈너 등 외딴 도시를 찾아 다니며 450명에게 사진을 찍어줬다.

해가 또 지났다. “다시 어르신들을 뵙고 싶은데, 곧 은퇴할 때라 방법이 없었어요.” 대기업 홍보실 은퇴 석 달 전인 지난 5월, 제약회사 ‘바이엘헬스케어’가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바이엘 드림펀드’ 수기를 공모했다. 박씨는 5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응모했다. “…다시 한 번 러시아 동포들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대상으로 뽑혔다. 2주일 촬영 여행 경비를 전액 지원받았다.

아이들 줄 장갑과 옷, 사탕도 사고 프린트 용지도 장만해 속초에서 꼬박 1박2일 배를 타고 연해주 자루비노항에 도착했다. 간호사도 동행했다. 2주일 동안 5개 도시를 이동하며 사진을 찍은 노인은 600여 명. 혈당 수치가 올라가 아찔했던 적도 있었지만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흔적 없이 보내면 안 되지요. 내년엔 중앙아시아로 유배된 분들을 찾을 생각입니다.” 사진가가 말했다. “그분들 즐거우면 제 당뇨도 낫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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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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